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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9일(월) 제주에서 흐리고, 목포에서 맑음
제주항→목포

5박6일의 여행을 무사히 마치고 모두 건강한 모습으로 목포에 도착하였다.
▲ 목포에 도착한 레인보우 선상에서 5박6일의 여행을 무사히 마치고 모두 건강한 모습으로 목포에 도착하였다.
ⓒ 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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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일어나 이것저것 정리를 하는데 같이 자던 우철과 영석이가 일어났다. 피곤하니 일찍 자고, 충분히 잔 상태에서 빨리 일어나게 된 것이다.

아이들을 깨워 7:00에 연안여객선터미널로 갔다. 배표를 구해 경찰의 검문을 받고, 배에 올랐다. 2등 선실에 짐을 풀고 나니 어제 배를 타지 못한 미안함과 긴장이 누그러졌다. 8:00에 배는 출발했다.

배는 하늘과 바다뿐인 공간에서 깃발을 나부끼며 화살처럼 거침없이 나아가고 있다. 날은 흐려 아무것도 보이지 않지만 그래도 목포로 정확하게 가고 있다. 중요한 것은 정작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다. 꿈, 사랑, 철학, 문학, 종교, 사상 등 끝까지 가볼 일이다. 그것이 삶이다. 흐리던 날이 목포에 오니 맑다.

김시영의 제주 여행

셋째 날, 한라산에 올라갈 때 발이 아파 고생했지만 제주여행을 훌륭히 마쳤다.
▲ 성산일출봉에서 김시영 셋째 날, 한라산에 올라갈 때 발이 아파 고생했지만 제주여행을 훌륭히 마쳤다.
ⓒ 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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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이 시작한 후 이제 좀 놀자고 생각했지만 바로 다음날 제주도하이킹을 가야만했다. 일행은7명 나, 최종우, 문성준, 박영석, 김우철, 최성, 박용이었다.

배에 타고서 우리는 휴식시간을 가진 후 밥을 먹고, 배에서 내렸다. 제주도에 발을 딛는 순간, 목포랑 다를 게 없는데, 공기가 색달랐다. 우리 일행은 한참 내달렸다.

 첫째 날이라 몸이 안 풀려서 많이 못 갔다. 밤이 되자 우리는 민박집을 찾아가서 쉬었다. 선생님이 김치찌개를 먹자 해서 맛있게 먹고, 우리는 방에 들어가서 놀았다. 맨 처음엔 옷 갈아입고, 샤워를 한 후 TV를 보다가 1박2일에서 한 것처럼 귀신놀이를 했다(짱 재밌음). 그런데 영석이가 게임을 하다가 머리를 벽에 부딪쳐 쓰러졌다. 그리고 잠이 들어버렸다. 우리도 실증이 나서 잤다.

최종우의 제주 여행

자전거 여행 경험이 많고, 체력이 뛰어나 항상 맨 뒤에 오면서 일행을 돌봤던 종우가 감기 때문에 한라산에서 힘들어 하고 있다.
▲ 한라산 등반 중 최종우 자전거 여행 경험이 많고, 체력이 뛰어나 항상 맨 뒤에 오면서 일행을 돌봤던 종우가 감기 때문에 한라산에서 힘들어 하고 있다.
ⓒ 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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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힘들었던 여행이었습니다. 하지만 힘들지 만은 않았습니다. 멋진 관광지, 맛있는 음식, 그리고 아름다운 제주도의 푸른 바다.

첫째 날, 목포에서 떠나기 전 다짐했습니다. 이번에도 꼭 완주하리라고. 여름에 일주를 할 때는 더위 때문에 무척 고생을 했습니다. 하지만 겨울에는 다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겨울도 역시 힘든 건 마찬가지였습니다. 선착장까지 오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다 했습니다. 배를 타고 5시간여를 달려 제주항에 도착했을 무렵 저는 생각했습니다. ‘내가 다시 이곳에 올 무렵이면 제주도를 완주해 있겠지?’ 제주항에서 애월까지 갔음에도 불구하고 무척 힘들었습니다. 더구나 겨울에는 해도 일찍 떨어지기 때문에 얼마 달리지 못했습니다. 오랜만에 자전거를 탄데다 그 날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더욱더 힘든 것 같았습니다. 자려고 누웠을 무렵 몸이 슬슬 춥더니 감기에 걸린 것 같았습니다.

둘째 날, 첫째 날 예상이 정확하였습니다. 감기에 제대로 걸렸습니다. 감기에 걸리니 자전거를 타는데도 더욱 힘든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일행을 위해서라도 달려야만 했습니다. 정말 힘들었습니다. 여름에는 이렇게 힘들지 않았던 것 같은데 말입니다. 이날은 바람이 우리가 달리는 방향의 반대로 불어서 달리는데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페달을 힘차게 밟아도 얼마 나아가지 못했습니다. 바람으로 인해 마라도에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숙소에 와서 계산해 보니 무려 11시간이나 자전거를 탔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래 목표지는 천지연 폭포까지 예상했지만 중문 관광단지를 간신히 들어갔습니다. 어찌됐든 날이 저물었기 때문에 숙소에 짐을 풀었습니다. 저녁에는 열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방법이 없었고, 다음날 한라산 등반을 위해선 일찍 자야만 했습니다.

셋째 날, 아침에 일어나보니 전날 보단 몸이 훨씬 가뿐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한라산 등산로 입구(성판악)로 이동했습니다. 입구에서 아이젠을 착용하고, 모자와 장갑으로 단단히 무장하였습니다. 본격적으로 등산을 시작했습니다. 힘들고 지쳐도 계속 올라갔습니다. 우리는 진달래밭대피소까지 갔습니다. 하지만 나는 감기 때문에 너무나 힘들어 아쉽지만 시영이, 영석이와 함께 하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선생님, 우철, 성준이는 백록담을 오르는데 성공했습니다. 마찬가지로 하산해서 우리는 숙소에 들어와 일찍 잠을 잤습니다.

넷째 날, 큰 무리 없이 잘 견뎌 냈습니다. 적응이 된 것 같았습니다. 우리는 원래 여름에 일주 할 때보다 약 20km 가량 뒤처저 있었습니다. 우린 아무 일없이 숙소에 들어와 잠을 잤습니다.

다섯째 날, 아침식사도 하지 않고, 일찍부터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달리다 식사를 했지만 말입니다. 성산일출봉과 섭지코지를 들르고 또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원래 일정은 우도를 들어가기로 했지만 시간상 여유가 없었기에 그냥 출발했습니다. 우리는 제주항에 가까워졌을 무렵 행복했습니다. 이 세상 어느 누구보다 더.  하지만 그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제주항까지는 별 탈 없이 도착했지만, 배가 떠나고 없었습니다. 어찌나 황당하던지. 결국 우린 다음날 아침 배로 목포에 와야 했고, 이 일은 제주도 여행 중 어느 일보다도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인 것 같습니다.

여름 제주도 여행보다. 감기 때문인지 겨울 제주도 여행이 더욱 힘든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두 번의 일주 모두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것 입니다. 이 일로 인해 초등학생의 마지막 해를 정말 보람 있게 보낸 것 같습니다.

최우철의 제주 여행

여름제주자전거여행과 매월 한 번씩 진행된 자전거여행을 한 번도 빠짐없이 참가하면서 자전거여행의 묘미를 알게되었다.
▲ 백록담에서 최우철 여름제주자전거여행과 매월 한 번씩 진행된 자전거여행을 한 번도 빠짐없이 참가하면서 자전거여행의 묘미를 알게되었다.
ⓒ 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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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시각 7시 20분, 헬멧을 쓰고, 장갑도 끼고, 두툼한 장갑도 꼈다. 드디어 겨울 제주도에 가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학원을 안 가서 좋긴 하지만, 그것은 불행의 시작이었다.

'이런 제시간에 도착 못해서 배를 놓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을 가지면서 자전거를 탔다. 8시 32분정도 퀸메리호 탑승. 박용 선생님과 합류하고, 최보라 선생님도 만났다. 최보라 선생님도 같이 가려고 했지만 자동차를 렌트하여 가기로 했단다. 아우! 부러워라.

1시쯤, 드디어 제주항이 보인다. 이름하여 hell gate라고나 할까? 여름에 고생을 너무 많이 해서. 바람이 너무 많이 불면 한 시간에 5km도 못 간다고 한다. 1일째가 힘들고, 날도 빨리 깜깜해져서 ‘마린펜션’이라는 곳에서 잤다. 김치찌개에 맛있는 밥을 먹고, 친구들과 놀다가 허무하게 자버렸다.

다음날은 상태가 말이 아니었다. 일단 밥부터 먹고 씻어서 정신을 차렸다. 아직은 밖이 깜깜하여 출발하지 못하다가 7시가 다 되어서야 나갔다. 이런이런 바람이 장난이 아니구려. 역풍이 아니라서 다행이지 역풍이 불었더라면, 다행이 옆에서 바람이 불었다. 하지만 바람이 매우 거세서 넘어질 뻔한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가는 길에 문제 발생, 내 타이어에 펑크가 난 것. 갈아야 했다. 모슬포 대정으로 가면 자전거수리점이 있어서 최소한 대정까지는 가야했다. 일단 수습하고 출발, 하지만 또 펑크, 펑크, 이럴 수가. 시간이 많이 촉박해져서 대정에 가서 타이어를 갈아 버리고 다시 출발했다. 간신히 제주국제컨벤션센터 근처숙소에서 잤다.

다음날은 한라산을 가야한다. 드디어 겨울 한라산에 가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올라가도 올라가도 끝이 없구나. 하지만 힘들어도 멋진 겨울 한라산의 풍경에 힘든 것도 한라산의 뽀얗게 쌓인 눈이 녹듯 사라지려고 하는 순간, 정상에 올랐다. 상고대가 엄청나게 길었다. 헉! 이런 일이, 상고대가 학의 날개처럼 아주 길고 예뻤다. 한라산 등산을 마치고 나니 너무 피곤했다. 하지만 저녁에 최보라 선생님께서 시켜주신 치킨을 먹고, 모두 골아 떨어졌다.

4일째, 목표장소는 성산일출봉과 섭지코지. 우도가 있는 성산까지 가야했지만 시간이 부족한 탓에 성산을 20km남겨둔 채 숙소를 잡고 쉬었다.

다음날, 성산에 일찍 도착해보니 마라톤 대회가 열렸다. 마라토너들을 보며 우리는 연신 파이팅을 외쳤다. 마라토너들도 우리를 응원해 주셨다. 섭지코지, 성산일출봉을 오르고 나서 조금 더 가서 근처 식당에서 밥을 먹고, 다시 출발했다. 현재 5시, 제주항에 도착했지만 이게 웬일인가? 배를 놓치다니. 마른 하늘에 벼락, 아니 돌 맞은 기분이었다. 어쩔 수 없기 때문에 근처에 숙소를 잡고 저녁으로 국밥을 먹었다. 선생님 말씀이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 배를 타야 한단다. 우리는 어쩌겠거니 하면서 숙소에서 잤다. 금요일 날 선약으로 인해 먼저 가신 박용 선생님의 20만원이 아니라면 어쩔 뻔 했는지 모르겠다.

아침 6시, 어김없이 일어나 가방을 싸고 출발했다. 퀸 메리호가 아닌 다른 배를 타고 말이다. 2등 객실이 우리 방이라 우리만 사용하여 그냥 편안히 쉬었다.

뭐니뭐니해도 제주도 자전거여행의 가장 큰 실수는 배를 놓친 것이었다. 하지만 친구들과의 우정도 더 돈독해진 것 같고, 소중한 경험을 쌓아 더 좋은 여행인 것 같았다. 나에 대한 책임감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더욱 더 많아진 것 같아 더 좋았다. 1월 중순에 다시 갈 것 같다.


태그:#자전거여행, #제주, #한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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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놀게하게 하고,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초등학교교사. 여행을 좋아하고,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빚어지는 파행적인 현상에 대해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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