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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여성연대, 전국민간서비스산업노동조합, 민주노동당 인천시당 등은 민노당 계양구 여성후보 2인과 함께 지난 3일 계양구 이마트 앞에서 하루종일 서서 일하는 서비스유통 종사 여성노동자들에게 의자를 제공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4월 3일 한 대형마트 앞에 전국여성연대, 전국민간서비스산업노동조합, 민주노동당 관계자들이 모여 하루종일 서서 일하는 서비스유통 여성노동자들에게 의자를 제공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자료사진)
ⓒ 장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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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요? 엄청 아프죠, 그렇지만 어떻게 해요. 참아야지요."

백화점 여성판매원 이아영(23·가명)씨의 말이다. 월요일인 5일 오후 3~4시경, 서울 부도심권에 있는 롯데백화점은 손님들이 많지않아 한산한 모습이었다. 평일 낮인데다 요즘의 불경기 탓도 있을 것이다.

매장을 모두 둘러보았다. 아래층보다 위층으로 올라갈수록 손님은 더 적었다. 그런데 손님 한 명도 없는 텅 빈 점포에 있는 판매원들도 하나같이 서 있었다. 의자에 앉아 쉬는 판매원은 단 한명도 발견할 수 없었다. 그러나 점포마다 손님용 의자와 함께 점원용으로 보이는 의자들이 놓여 있었다.

"적발되면 징계 먹는데 어떻게 앉아요. 힘들고 다리 아파도 그냥 참고 서있어야죠."

지난해 말 이 백화점의 모든 점포마다 의자가 비치되었다. 그러나 앉을 수는 없다. 손님들에게 불경스러워 보이니까 절대 앉으면 안 된다는 것이 백화점 측의 엄명이라고 했다.

"다리 아프니까 당연히 앉고 싶지요. 그런데 앉을 수 없으니까 더 힘들어요."

"의자 놓을 땐 희망 가졌지만... 왜 갖다 놨을까요?"

하루 10시간 동안 서서 일하는 서비스 종사자들은 많다. 대부분의 대형할인점이 그렇고 대표적인 곳이 바로 백화점들이다. 서비스 직종이기 때문에 항상 손님들을 웃는 표정으로 대해야 하는 판매원과 계산원, 그러나 그들의 상냥한 미소 뒤에 숨겨진 고통은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니었다.

"어느 땐 주저앉고 싶을 때도 있어요. 다리가 너무 아파서지요. 집에 돌아가 살펴보면 다리가 퉁퉁 부어있을 때가 많아요."

백화점 근무 2년째라는 장의숙(35·가명)씨의 말이다.

"의자를 비치할 땐 그래도 조금 희망을 가졌었지요. 그런데 역시 아니었어요. 앉지도 못하게 하려면 의자는 왜 갖다놓았는지 모르겠어요?"

손님인 줄 알고 미소 짓던 판매원의 얼굴이 금방 어두워졌다. 수더분한 옷차림에 초로의 아버지뻘 되는 사람이어서인지 하소연하듯 말했지만 주변에서 누가 듣기라도 할까봐 여간 조심하는 눈치가 아니었다.

아침에 출근해 저녁에 퇴근할 때까지 10시간 동안 잠깐이라도 앉아서 쉴 수 있는 시간은 점심때와 오전·오후 20분씩의 휴식시간 뿐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 시간도 결코 마음 편하게 쉴 수 있는 시간은 아니다. 화장실에 갈 수 있는 때도 그 시간뿐이기 때문이다. 근처에 있는 현대백화점도 사정은 비슷했다.

절대미소, 그러나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

지난해 7월 22일 '여성노동자에게 의자를 주자'는 국민캠페인단이 발족되고 "여성노동자는 앉고 싶다"는 <한겨레21> 보도 이후 노동부와 정치권에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노동부에서 각 백화점과 대형 할인점에 권장 공문이 발송되었고 국민들의 관심이 쏠리자 백화점들은 마지못해 점포 안에 직원용 의자를 비치한 것이다.

그러나 의자는 그냥 전시용일 뿐이었다. 여성종업원에게 '손님이 없을 때는 잠깐 앉아 있다가 손님이 오면 벌떡 일어나 공손하게 맞이하면 될 것 아니냐'고 물었다.

"우리들이 잠깐씩 앉아 쉬는 것, 손님들이야 당연히 이해하시겠지요. 그러나 손님이 문제가 아니라 백화점 측에서 허용하지 않는 걸 어떡해요. 적발되면 불이익을 당하는데요."

백화점 점포 안에 '여성노동자들에게 의자를 지급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전시용으로 비치된 것이지 실제로는 여성노동자들에게 아무런 의미와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앉지도 못하게 하면서 의자는 왜 갖다 놨느냐'는 여성노동자의 말은 서글픈 하소연이었다.

이런 상황에 대해 백화점에서는 무엇이라고 말할까? 백화점 측 입장을 듣기 위해  롯데백화점 해당점에 물었으나 여러 차례 전화가 돌려진 끝에 나온 대답은 "책임 있는 답변을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본사에서 일괄적으로 진행한 부분"이라는 이유였다. 롯데백화점 본사 홍보팀에 다시 전화를 걸었다.

롯데백화점 홍보팀장은 "온종일 서서 일하는 직원들을 위해 의자를 비치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반영해 지난해 말 부로 전점에 비치하고 있으나 해당 점의 경우 조금 늦어져 의자 배치가 아직 진행 중"이라고 했다.

 '서서 일하는 여성 여성노동자에게 의자를' 캠페인 포스터
 '서서 일하는 서비스여성노동자에게 의자를' 캠페인 포스터
ⓒ 국민캠페인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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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가 '전시용'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우리 문화가 계산원이 앉아 있으면 건방지게 생각하는 점도 있고 해서 해당 점에서 취지를 잘못 이해했던 것 같다"면서 "실무자가 '오버'를 했거나 잘못 운용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바로 시정하고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의 입장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해당점에서는 "지난해 말까지 의자를 다 지급했으며 예전보다 많이 편해졌다"면서 "본사 차원에서 진행한 것이기 때문에 본사로 문의를 해달라"고 했다.

현대백화점 본사 노사협력팀 관계자는 "판매원들은 직접 고용관계가 아닌 용역업체 소속이기 때문에 본사에는 징계 권한 자체가 없다"면서도 "의자 지급시 용역사에 취지를 충분히 설명했으며 해당 점에는 다시 확인해 보겠다"고 밝혔다.

'절대 친절'과 '상냥한 미소'의 강박관념 속에서 일하는 백화점 여성노동자들, 바로 옆에 의자가 있어도 앉지 못하고 온종일 서 있는 그들은 지금도 여전히 다리가 아프다. 서비스라는 상냥한 웃음 뒤에 숨겨진 눈물겨운 그들의 고통은 언제쯤 사라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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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유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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