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넥트 포스터의 한장면

▲ 커넥트 포스터의 한장면 ⓒ Tao Jiang

 

킴 베신저, 크리스 에반스, 제이슨 스타뎀이 주연을 맡았던 영화 <셀룰러>(2004년)를 기억하는 영화팬들이 있을 것이다. 이 작품은 휴대폰을 매개체로 하여 사건 전개의 긴장감을 극대화 시켜 관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쌍웅>,<젠 엑스 캅>,<남아본색>으로 유명한 진목승 감독이 <커넥트>란 이름으로 이 영화를 리메이크 하였다.

 

<커넥트>는 <셀룰러>의 기본 구도를 충실하게 따르고 있다. 밥(고천락)은 금융회사에서 채권 회수 업무를 맞고 있는 평범한 직장인이다. 그런 그에게 알 수 없는 전화 한통이 어느 날 걸려온다. 그는 장난 전화라 생각했지만 여자의 절박한 목소리에 이끌려 자신도 모르게 사건에 휘말려든다. 밥에게 전화를 건 사람은 딸을 데려다 주고 직장에 출근하려다 교통사고에 휘말린 후 납치당한 공학 디자인 전문가 그레이스(서희원)였다.

 

원작의 구도는 충실히 따르지만 재미는?

 

원작 <셀룰러>가 관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휴대폰을 매개체로 하여 전혀 알지 못했던 두 사람 킴 베신저와 크리스 에반스가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긴장감 넘치는 사건들 때문이었다. 특히 현대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도구 중 하나인 휴대폰을 매개체로 한 상황 설정 자체가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셀룰러>의 리메이크작 <커넥트>는 분명 원작의 설정을 빌려오기는 했지만 원작에 미치지 못하는 작품이 된 것 같다. 우선 이 작품은 원작의 긴장감 넘치는 설정을 제대로 살려내지 못했다. 원작 역시 영화 전개에 있어 이해 못할 설정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영화에 큰 피해를 끼칠 정도의 무리수는 두지 않았다. 하지만 <커넥트>는 원작과 비교했을 때 너무 무리수를 많이 둔 작품이다.

 

우선 이 작품의 가장 큰 문제는 영화의 주인공 밥과 그레이스가 우연찮게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과정이 원작과 비교했을 때 큰 호응을 얻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런 문제점은 두 주인공 사이의 긴박해야할 모습과 사건전개들이 관객들에게 전혀 긴장감 있는 모습으로 비치지 않게 된다. 이렇게 되면 영화 <커넥트>가 가지고 있는 매력 대부분은 일순간에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특히 원작과 비교했을 때 마치 B급 무비처럼 보이는 <커넥트>의 세련되지 못한 영화 전개와 연출력은 원작을 본 관객들에게는 참을 수 없는 감점 요인이 될 것 같다. 또한 원작을 보지 못한 관객들이라면 원작 역시 <커넥트> 정도의 수준이 아닌가 하는 의문점을 남겨둘 수 있다는 점에서 원작에게도 누를 끼치는 작품이 될 가능성이 있다.

 

결국 <커넥트>가 가장 큰 비판 받을 부분은 원작의 긴장감을 제대로 살려내지 못한 감독의 실수라고 해야 할 것이다. 연출의 실패는 두 사람의 절박한 상황이 제대로 관객들에게 전달되지 못하고 힘없이 사그라지게 만든다. 원작에서 가장 큰 호응을 얻었던 부분이 리메이크 작 <커넥트>에는 존재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항상 리메이크 작품은 원작과 비교를 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비교는 원작보다 뛰어난 작품으로 승화된 경우에는 비판을 면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큰 비판에 직면할 수 있는 양날의 검이라고 할 수 있다.

 

<커넥트>는 원작을 본 관객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줄 수 있는 작품인 것 같다. 한국 관객들은 과연 이 영화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결과가 궁금해진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http://www.moviejoy.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8.11.21 15:59 ⓒ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http://www.moviejoy.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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