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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민주당 대선후보와 매케인 공화당 대선후보가 2008년 9월 11일 뉴욕 '그라운드제로'에 헌화한 뒤 함께 걷고 있다.
 오바마 민주당 대선후보와 매케인 공화당 대선후보가 2008년 9월 11일 뉴욕 '그라운드제로'에 헌화한 뒤 함께 걷고 있다.
ⓒ 연합뉴스-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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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대선을 결정하는 큰 요인은 경제이지만, 매케인-오바마 양 캠프가 서로 다른 이유에서 고려하고 있는 또 다른 변수는 인종 문제를 포함한 사회-문화적 코드다.

매케인은 평균 7~8%에 이르는 무응답층이 인종적 이유로 또 오바마-민주당의 리버럴한 코드가 싫어서 결국엔 자신을 선택할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고, 오바마는 바로 그럴 가능성에 대비해서 흑인들과 젊은이들을 대거 투표장으로 끌어모으고 있다.   

2004년 대선에서 부시는 6만표 미만의 표 차이만으로 무려 20여명의 대통령 선거인단을 차지한 예가 있기 때문에 양 진영, 특히 매케인은 이 무응답층에 기적에 버금가는 희망을 품고 있다.

10월 30일 <퓨 리서치 센터>에서 발표한 조사 결과를 보면, 현재의 무응답층은 저학력(고등학교 중퇴 이하)-저소득층 사람들이 주류이고, 여성이 63%에 남성 37%로 여성이 다수를 차지하며, 정기적으로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로 조사되었다.

뉴 멕시코 하원의원 헤더 윌슨은 1일 <워싱턴 포스트>에서 "현재의 무응답층이 소도시에 거주하는 장년층 이상으로 2004년에 부시에게 투표했던 사람들"이라고 분석하면서, 결국 이들이 매케인을 지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응답층, 과연 매케인의 희망일까

존 매케인 공화당 대선후보(자료사진)
 존 매케인 공화당 대선후보(자료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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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과연 이 무응답층, 매케인의 희망을 실현시켜줄 수 있을까?

1일 <갤럽> <퓨 리서치 센터> 등은 이들 무응답층의 투표가 대체적으로 반반씩 갈릴 것이라 내다봤다. 퓨 센터의 경우에는 특히 오바마와 매케인의 지지 비율만큼 무응답층의 지지율이 갈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접전지의 경우 대체적으로 무응답층 숫자가 다른 주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더 적어 매케인 진영에는 별로 반가운 소식이 아니라 할 수 있다.

또한, 최근 일부 여론조사 결과에서 두 후보간 전국 지지도 격차가 줄어들고 있으나, ①첫째 중요한 것은 주별 지지도이고 ②여전히 오바마가 전국 지지도 50% 이상을 상회하고 있으며 ③무응답층 전체가 매케인을 지지할 리가 없다.

위의 조사 결과대로 이 무응답층이 대체적으로 50/50으로 양분된다고 할 때, 매케인이 승리할 수 있는 유리한 방법은 오바마 지지계층 일부를 자신에게로 돌리는 길 뿐이다. 따라서 매케인의 희망은 실현되기 어렵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오바마 진영은 물론 오바마를 지지하는 많은 사람들은 오바마의 안정적인 우위에도 불구하고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다. 왜? 현재 7~8%, 심지어 10%에 이르는 무응답층의 존재 때문이다. 매케인 캠프에서 이들 존재를 과신하고 언론에서 이를 재생산하고 있으며, 2000년과 2004년의 뼈아픈 석패가 오바마 지지자들로 하여금 마음을 못 놓게 만드는 것이다.

"젊은이와 흑인을 투표장으로!"

2004년의 미국 유권자 지도로는 민주당에게 희망이 없기에 오바마는 미국의 선거 시스템에서 제외됐던 젊은이들과 흑인들을 대거 참여시키기로 민주당 경선 시작부터 마음을 먹었었다. 그리고 이들의 참여는 2004년의 '레드 스테이트(Red State, 공화당 우세주)’ 중 13개를 보라색이나 심지어 파란색으로 바꾸는 데 일조했다.        

18~21세의 유권자와 선거권을 처음으로 실제 행사하려는 유권자들은 오바마:매케인=69%:27%의 차이로 오바마를 지지하고, 이들은 다른 유권자들과는 달리 오바마에 대한 호감도가 훨씬 높다. 호감:비호감=64%:27%로 일반 유권자의 56%:33%보다 호불호가 더 분명하게 나뉜다.

이들은 매케인과 페일린에 대한 비호감도도 일반 유권자들에 비해 훨씬 높다. 따라서 젊은이들과 정치 무관심 계층이 대거 투표장에 나온다면 접전 지역에서 오바마에게 큰 이득이 될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문제는, 과연 이들이 실제로 투표장까지 나올 것인가 하는 점이다.

10월 29일에 발표된 <NBC/월스트리트저널/마이스페이스> 조사에 따르면 이들의 66%가 "꼭 투표를 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이 수치는 한주 전 같은 기관에서 조사했던 결과인 90%에 한참 못 미치는 숫자이다.   

민주당 여론조사 전문가 피터 하트는 오바마가 이들로부터 얻을 수 있는 이득을 2004년 부시가 복음주의 기독교인들로부터 받은 이득과 비교했다. 차이가 있다면 젊은이들의 정치 참여는 미국 전국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고, 부시의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은 특정 지역에서만 주로 집중되었기 때문에 결론적으로는 오바마가 3~5% 정도의 이득을 볼 것으로 내다봤다. 

물론, 현재 많은 주에서 기록적인 숫자의 '조기투표'가 이뤄지고 있고, 노스 캐롤라이나나 조지아 등에서는 유례 없는 수의 흑인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각 지역의 오바마 캠프에서는 젊은이들과 첫 선거 참여자들을 상대로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선거 당일 투표자와 부재자 투표에서는 공화당 지지자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고, 특히 여론조사 기관마다 지지율에서 심한 편차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과연 얼마나 많은 젊은이들이 실제로 투표장에 나올지, 이들의 참여가 선거 결과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는 심각하게 고려되어야 할 부분이다.
 
오바마, 이미 매직넘버 '270' 넘게 확보

버락 오바마.
 버락 오바마.
ⓒ 연합뉴스/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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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2008년 대선의 경우 30세 이전의 유권자와 흑인 유권자 참여도의 예측정도가 여론 조사의 정확도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해왔다. 그렇다면, 과연 이들의 참여도가 얼마나 큰 차이를 이뤄낼 것인가?

여론조사 전문 기관인 <갤럽>에서는 2008년 대선과 관련해서 두 가지 방식으로 여론조사를 집계해왔다.

하나는 과거에 꾸준히 투표를 해왔던 사람들만을 유권자로 간주하는 전통적인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비정기적으로 투표를 해왔거나 새롭게 참여하려는 사람일지라도 현재 선거에 참여할 뜻만 있다면 전통적 방식에서의 유권자와 똑같이 간주하는 ‘확대형 모델(Expanded Model)’이다.

이번 2008년의 확대형 모델는 30세 이전의 유권자와 흑인 유권자들이 대거 포함된다.

젊은이들의 참여가 전체 유권자의 21%에서 12%로까지 감소한다고 해도, 전통적 방식의 여론조사에서는 오바마의 지지율에 1%의 하락을, 매케인의 경우엔 아예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확대형 모델에서도 오바마, 매케인이 각각 1%의 지지율 하락과 2%의 상승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갤럽>과 <퓨 리서치센터> 등의 예측이 맞다면, 11월 4일에 이변이 일어나 매케인이 승리를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예측이 모호한 접전 지역을 제외해도 오바마는 이미 선거인단 270을 훌쩍 넘긴 286(NBC), 291(CNN)을, 매케인은 157(CNN, NBC)이기 때문이다.

매케인 '수성' 안간힘... 오바마 안방 잡고 적지로

피터 하트는 선거 막판에는 지지율을 보는 것보다 후보자들의 동선을 살펴보는 것이 선거 결과 예측에 더 정확하다고 했다.

11월 1일부터 3일까지 매케인은 버지니아·오하이오·플로리다·인디애나, 그리고 네바다 등 2004년 부시가 승리했던 지역들을 순회하고 케리가 승리했던 곳은 펜실바니아와 뉴햄프셔만을 공략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 두 지역에서마저도 오바마에 비해 10포인트 안팎의 저조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에 오바마는 콜로라도·미주리·플로리다·인디애나·오하이오·버지니아 등 전부 다 2004년 부시가 공화당 깃발을 꽂았던 곳을 공격하고 있다. 그리고 그 중 많은 지역에서 승리를 바라보고 있다.


태그:#오바마, #매케인, #미국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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