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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28일 오후 5시 45분]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사진기자들을 향해 욕설을 해서 물의를 일으킨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6일 오후 세종로 문화관광체육부 기자실에서 '국민과 언론인께 사과드립니다'는 제목의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뒷짐을 지고 있다.
▲ '야당'에 뺨 맞고, '사진기자'에 화풀이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사진기자들을 향해 욕설을 해서 물의를 일으킨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6일 오후 세종로 문화관광체육부 기자실에서 '국민과 언론인께 사과드립니다'는 제목의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뒷짐을 지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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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문방위) 회의실에서 벌어진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의 욕설 파문과 관련 사진기자들의 분노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유 장관은 26일 자신의 행동에 대해 사과했다. 그러나 사진 기자들은 유 장관이 겨우 5분 정도 뒷짐을 진 채 기자회견을 하는 등 사과에 진정성이 없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사진기자협회(회장 김낙중) 홈페이지 내부 게시판에는 분노한 사진기자들의 목소리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성난 사진기자들 "문광부 앞에서 1인시위하자"

한 사진기자는 "글은 대부분 유 장관의 부적절한 언행을 비판하고 있으며 '당시 욕설을 들은 사진기자들이 항의했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올라온 글들은 ▲ 문광부 앞에 카메라를 내려놓고 1인시위를 하고 싶다 ▲ 사진기자로 오래 일했지만 이렇게 분한 적은 없었다 ▲ 현 정부의 언론에 대한 시각이 드러났다 ▲ 앞으로 비슷한 상황에서 욕 먹으면서 사진 찍어야 할 생각을 하니 끔찍하다 등의 내용.

그는 "성명서 한 장만으로는 되레 유 장관에게 면죄부를 줄 수도 있다"며 "전국 500여 명의 사진기자들이 모두 카메라를 들고 문광부 장관실 앞에 서서 '앞으로 당신 사진은 절대로 찍지 않겠다'고 결의하자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국회 사진기자단은 지난 26일, 사진기자협회는 지난 27일 각각 유 장관을 비난하는 성명을 냈다. 사진기자협회는 이번 주 안에 회의를 열어 이후 행동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김낙중 사진기자협회장은 28일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나 "유 장관의 언행은 경솔하고 악의적인 것으로 공인임을 포기한 것"이라며 "29일 집행부 회의를 열고 주중에는 회원사 부장단 회의를 열어 이번 사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사진기자협회가 성명을 통해 '회원들이 납득할 만한 수준의 진심어린 사과'를 요구했다"며 "유 장관이 지금처럼 무대응으로 일관하면 협회 차원에서 구체적 대응책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사진기자들을 향해 욕설을 하고 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사진기자들을 향해 욕설을 하고 있다.
ⓒ YTN 화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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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설 직접 들은 <연합뉴스> 사진은 왜 없나

지난 24일 국감 현장에서 유 장관에게 욕설을 들은 사진 기자는 <연합뉴스>와 <뉴시스> 소속 기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연합뉴스>는 28일까지도 당시 유 장관이 욕설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내보내지 않고 있다.

<뉴시스>는 사건 발생 이틀 뒤인 26일 저녁에야 단 1장의 사진을 내보냈다. 28일 <한겨레>는 "문화부가 통신사 국고 지원 주무 부서이기 때문에 이들 통신사들이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실제로 한 통신사 관계자는 사진 전송이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해 '회사 윗선에서 결정한 일'이라고 말했다"며 "<연합뉴스> 관계자는 '현장 사진기자가 당황한 상태에서 촬영해 쓸 만한 사진이 없었을 뿐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고 전했다.

성연제 <연합뉴스> 노조 사무국장은 28일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당연히 유 장관 사진이 나간 것으로 알고 있는데 오늘에서야 보도되지 않은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며 "그러나 노조에서 사진부와 해당 사진기자에게 확인한 결과 찍힌 사진의 앵글이 좋지 않아 내보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성 국장은 "국고 지원 때문에 사진을 고의로 뺀 것은 아닌 것으로 파악했다"며 "금방 큰 파문이 일 사건이라는 게 뻔한데, (회사가) 그랬을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고명진 <뉴시스> 사진영상국장은 "현장기자의 보고를 듣고 중요한 뉴스가 아니라고 생각해 내보내지 않았다"면서 "토요일 점차 이슈화가 되고 일요일에 유 장관 기자회견 보도자료가 오는 등 파문이 커지는 것을 보고 내보냈다"고 말했다.

고 국장은 "사진 출고에 대한 부분은 전적으로 내가 책임지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눈치를 봤다든지, 윗선에서 판단했다든지 하는 말은 상식에 맞지 않다"면서 "만일 이것저것 눈치를 봤다면 아예 내보내지 않지 일요일에 내보냈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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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유인촌, #유인촌 욕설, #연합뉴스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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