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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갑게 꼬리치는 백구와 건빵 나눠먹기!!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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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자전거 여행길에 여러 사람들을 길에서 만났지만, 사람보다 낯선 여행자에게 꼬리를 치며 살갑게 다가온 멍멍이가 더욱 생각납니다. 그러니까 강촌교를 건너 북한강 물줄기를 따라 백양리역을 지나 경강역에 도착해서, 영화 <편지>의 주인공인 고 최진실의 흔적을 둘러보고 나오던 길에 만난 백구입니다.

 

길가에서 쉬고 있던 백구는 처음에 자전거 바퀴 때문인지 살짝 경계를 하는 듯 했지만 자전거 꽁무니를 계속 쫓아왔습니다. 백구가 차도로 자전거를 쫓아와 다칠 듯 싶어, 자전거를 멈추고는 짐바구니에 넣어둔 여행용 식량인 우리밀건빵을 꺼내서는 먹으라고 건네주었습니다. 코로 냄새를 맡더니 이내 혀로 낼름 받아먹더군요. 뻑뻑한 건빵을 잘도 먹기에 한 움큼 집어 건네주고는 잘 있으라 손짓하고 페달을 밟았습니다.

그런데 정신없이 건빵을 먹는 듯 싶었던 백구는 어느새 자전거 꽁무니를 또 쫓아왔습니다.

다시 백구를 곁으로 불러 건빵을 건네주고는 이제 그만 집에 가라했는데, 경강교차로 입구에 이를 때까지 따라왔습니다.

 

더 이상 쫓아오면 차 때문에 위험할 것 같아 '집에 돌아가'라고 외치고는 페달을 힘껏 밟았습니다. 백구가 쫓아오지 못하게 말입니다. 교차로 오르막을 올라 46번 도로에 접어들었을 때 잠시 뒤를 돌아봤는데, 힘껏 쫓아오던 백구는 다행히 보이지 않았습니다.

 

각박하고 못 미더운 세상에서 얼키설키한 사람들과의 만남과 관계보다, 남을 이용하려들거나 속이지 않고 해코지 하지 않는 백구가 보고 싶습니다.


태그:#백구, #사람, #건빵,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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