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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취재 : 박상규 선대식 이경태 송주민 기자 / 총괄 김병기 기자
사진 취재 : 권우성 유성호 기자
동영상 : 김윤상 김호중 문경미 박정호 엄수용 기자 / 총괄 이종호 기자

한미 쇠고기 협상 장관 고시 무효를 주장하며 밤샘농성을 벌이던 한 시민, 학생들이 30일 새벽 서울 세종로 네거리 광화문우체국앞 도로에서 경찰에게 둘러싸여 있다.
 한미 쇠고기 협상 장관 고시 무효를 주장하며 밤샘농성을 벌이던 한 시민, 학생들이 30일 새벽 서울 세종로 네거리 광화문우체국앞 도로에서 경찰에게 둘러싸여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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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쇠고기 협상 장관 고시 무효화를 주장하며 30일 새벽까지 서울 세종로 네거리 도로에서 연좌농성을 벌이던 시민과 학생들이 경찰들에게 둘러싸이자 어깨동무를 하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한미 쇠고기 협상 장관 고시 무효화를 주장하며 30일 새벽까지 서울 세종로 네거리 도로에서 연좌농성을 벌이던 시민과 학생들이 경찰들에게 둘러싸이자 어깨동무를 하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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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쇠고기 협상 장관 고시 무효를 주장하며 30일 새벽까지 서울 세종로 네거리 도로에거 밤샘농성을 벌이던 시민, 학생들을 경찰이 강제해산시키기 위해 진입해 들어가고 있다.
 한미 쇠고기 협상 장관 고시 무효를 주장하며 30일 새벽까지 서울 세종로 네거리 도로에거 밤샘농성을 벌이던 시민, 학생들을 경찰이 강제해산시키기 위해 진입해 들어가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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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신 : 30일 새벽 4시 30분]

"내가 다시 '아침이슬 들으며 울게 될 줄이야"

오늘 밤은 엄지도 바빠요

☞ #5505... 엄지손가락으로 '촛불' 쏘아주세요

'엄지뉴스'가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디지털 게릴라'들은 촛불집회 현장을 그 어느 곳보다 빠르고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 현장에서 상황이 발생하는 즉시, '엄지뉴스'를 통해 사진과 뉴스가 <오마이뉴스>에 실시간으로 전송되고 있다.

특히 부산에서 저녁 9시 53분께 경찰과 시민들의 충돌이 벌어지자 '5426', '0104', '0444'님 등이 '엄지뉴스'로 사진과 함께 현장 상황을 즉각 전해와, <오마이뉴스> 기사가 완성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서울 종로거리에 모인 5만여 촛불들의 행진 역시 '6872', '4557', '1215', '1180' 님 등이 사진을 포함한 현장 상황을 재빨리 송고하고 있다. 행진에 참가하고 있는 심정을 '엄지뉴스'를 통해 털어놓는 '디지털 게릴라'들도 많다.

그들의 마음을 아래와 같이 소개한다.

5081 : 가슴이 아파 눈물이 납니다. 진실까진 바라지도 않습니다. 제발 국민의 뜻이 뭔지 알아주세요.
2464 : 국민의 뜻 무시한 이명박 정부는 물러나라
6742 : 강달프 지못미 ㅠㅠㅠ
0529 : 국민이 만만한가 사기꾼 MB 용서할 수 없습니다 절대
5284 : 절대 반대합니다. 모두들 힘내세요

"저 내일 9시 강의인데, 여러분들이 좋아서 이렇게 새벽까지 남아 있습니다. 저 잠 좀 재워주세요!"
"우리도 내일 9시 수업이에요!"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가 '애원'하자, 대학생들이 서로 마찬가지라는 듯이 대답했다. 한바탕 웃음이 터졌다. 그리고 "다시 이 거리에서 만나자"는 약속을 남기고 헤어졌다.

30일 새벽 3시 광화문에서의 시위는 웃음과 약속으로 마무리 됐다.

"고시 철회! 협상 무효!" "이명박 탄핵" "2MB는 중국에서 오지 마라!" 등의 구호가 가득했던 광화문 주변은 다시 원래 모습으로 돌아갔다.

시위에 참석했던 사람 200여 명은 광화문 주변 인도와 청계 광장 삼삼오오 모여 노래를 부르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첫 차가 다니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분노, 웃음, 박수, 환호, 그리고 눈물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장관 고시 발표는 예상대로 기름에 성냥을 던진 꼴이었다.

다수의 민심을 거스른 정부의 고시 강행에 시민들은 분노의 촛불을 들었다. 5만의 시민들이 시청 광장으로 모였고, 촛불문화제 중앙 무대에서는 처음으로 민중가요 '임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 퍼졌다.

그리고 20대 대학생들은 광화문 거리를 점거한 채 서로 어깨를 겯고 앉아 '아침이슬'을 불렀다. 서울 시청에서 종로와 을지로를 거쳐 광화문으로 돌아온 거리 시위의 행렬의 길이는 1㎞가 넘었다.

오랜 거리 시위로 운전기사들은 짜증이 날 법 했지만, 적지 않은 운전기사들은 경적을 울리며 그들만의 항의를 표시했다. 또 아파트 주민들은 야심한 밤에 구호를 외치며 행진하는 시위대에게 박수와 환호성을 보냈다. 오래 전 과거의 풍경, 그리고 오래된 저항의 노래가 다시 등장한 것이다.

새벽까지 광화문을 떠나지 않았던 노태용(46)씨는 "슬프지만 모두 이명박 대통령이 시대를 거꾸로 돌리고 있는 증거이자 결과"라고 말했다.

이 날도 시민들은 지도부 없이 평화적으로 거리 시위를 펼쳤다. 경찰이 길을 막으면 돌아갔고, 그래도 경찰을 만나면 오던 길로 돌아갔다. 다양한 구호의 목소리는 도시 구석구석을 찔렀고, 분노의 함성은 끊임없이 도시 곳곳에서 울려 퍼졌다. 시민들끼리 종종 충돌하기도 했지만 즉석에서 토론하고 협상하고 또 합의를 해나갔다.

"이명박은 중국에서 영원히 돌아오지 말라"는 누군가의 구호에 50대 아저씨는 웃음을 터뜨렸고, 오랜만에 거리에서 부르는 '아침이슬'에 386세대의 눈은 붉어졌다. 두 딸을 둔 송수현(42)씨는 "내가 다시 이 노래를 부르며 울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며 분노를 나타냈다.

시민들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을 것 같지 않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30일 다시 촛불문화제를 개최하기로 했다. 또 31일에는 오후 4시 30분부터 대학로에서 대규모 범국민촛불대행진을 벌이기로 했다.

한미 쇠고기 협상 장관 고시 무효를 주장하며 30일 새벽까지 서울 세종로 네거리 도로에거 밤샘농성을 벌이던 시민, 학생들을 경찰이 강제해산시키자 한 참가자가 태극기를 펼쳐들고 도로에서 항의시위를 벌이고 있다,
 한미 쇠고기 협상 장관 고시 무효를 주장하며 30일 새벽까지 서울 세종로 네거리 도로에거 밤샘농성을 벌이던 시민, 학생들을 경찰이 강제해산시키자 한 참가자가 태극기를 펼쳐들고 도로에서 항의시위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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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신 : 30일 새벽 3시 15분]

"3명중 2명 훈방했으니... 연좌 푸시죠"

교보문고 앞 도로에서의 마지막까지 남아서 연좌시위를 했던 사람들은 노회찬·조승수 전 의원을 비롯한 20여명이다. 이들은 연행자 석방 등을 외치면서 새벽 2시 50분께까지 도로 3차선을 점거하고 연좌시위를 벌였다.

우문수 종로경찰서장이 새벽 2시 45분께 노 전 의원에게 다가와서 "요구하신대로 연행자 3명중 2명은 석방했다"면서 "한 명은 경찰 버스를 펑크낸 사람이기 때문에 훈방 조치가 어렵다, 조사를 마친 뒤에 내보낼 테니 농성을 풀어달라"고 말했다. 

이에 노 전 의원은 "펑크낸 사람도 큰 범죄가 아니니 조사를 해서 선처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한 뒤 연좌시위를 풀었다.

노 전 의원 일행이 도로에서 걸어나오자 인근 인도에 있던 시민들은 "노회찬"을 연호하면서 성원을 보냈다.

한편 끝까지 광화문사거리에 남아있던 시위대 200여 명은 청계광장으로 이동했다.

30일 새벽 세종로 네거리에서 밤샘농성을 벌이던 시민, 학생들을 경찰이 강제해산시키는 가운데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와 조승수 전 의원이 당원들과 함께 도로에서 연좌시위를 벌이고 있다.
 30일 새벽 세종로 네거리에서 밤샘농성을 벌이던 시민, 학생들을 경찰이 강제해산시키는 가운데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와 조승수 전 의원이 당원들과 함께 도로에서 연좌시위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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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쇠고기 협상 장관 고시 무효를 주장하며 밤샘농성을 벌이던 한 시민이 30일 새벽 서울 세종로 네거리 광화문우체국앞 도로에서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다 제압당하고 있다.
 한미 쇠고기 협상 장관 고시 무효를 주장하며 밤샘농성을 벌이던 한 시민이 30일 새벽 서울 세종로 네거리 광화문우체국앞 도로에서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다 제압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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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쇠고기 협상 장관 고시 무효를 주장하며 밤샘농성을 벌이던 시민, 학생들이 30일 새벽 서울 세종로 네거리 광화문우체국앞 도로에서 인도로 밀어내는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한미 쇠고기 협상 장관 고시 무효를 주장하며 밤샘농성을 벌이던 시민, 학생들이 30일 새벽 서울 세종로 네거리 광화문우체국앞 도로에서 인도로 밀어내는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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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신 : 30일 새벽 2시 50분]

"공권력으로도 전국민 분노는 해산시키지 못할 것"

"이거 왜 이래요…. 이거 안 놔?!"
"밀지 마세요…. 밀지 마!"
"폭력경찰 물러가라, 훌라훌라"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새벽 2시 20분 현재 광화문 거리 곳곳에서 비명 소리가 속출하고 있다. 아우성도 끊이지 않고 있다. 욕설도 튀어나온다.

경찰이 시위대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일부 부상자가 나오자, 연좌시위하던 시민들이 "경찰이 철수하면 우리도 해산하겠다"고 제안했다. 경찰이 뒤로 빠진 뒤에 일부 시민들은 해산했지만, 또다른 시위대는 "해산하지 말자"고 절규하고 있다.

대부분이 대학생인 100여명의 시위대는 계속 거리에 남아 스크럼을 짠 채 경찰과 심한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우리가 원하는 것은 고시철회와 재협상이다, 우린 경찰이 원하는 대로 빠질려고 모인 사람이 아니다"며 "고시철회 협상무효"를 외치고 있다.

경찰은 이들을 향해 "마지막 경고"라며 "인도로 빠지지 않으면 모두 연행하겠다"고 거듭 경고하고 있다.

이에 정태인 성공회대 교수는 큰 목소리로 경찰을 향해 거세게 항의했다.

"교통을 방해하는 것은 경찰 당신들이고 경찰들이 철수하면 제가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과 인도로 빠지겠다. 시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경찰이지, 여기 앉아 연좌시위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아직 현장에 남아있는 노회찬 진보신당 공동대표는 "이런 경찰의 폭력적인 진압이 시민들의 원성을 촉발시키고 있다"면서 "오늘 조금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 같았는데, 방금 전부터  다시 민의를 짓밟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표는 이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공권력으로 막으려면 안된다"면서 "전경들의 방패로 이곳의 시위대를 해산할 수 있겠지만 전국민적인 분노를 결코 해산시키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승수 전 의원도 "집회에서 그 동안 우리사회 민주주의 발전의 에너지의 큰 힘이 밑에서부터 흐르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자발적으로 모아진 이 힘이 한국 사회 민주주의 발전에 큰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 전 의원은 이어 "여기 모인 사람들은 나같은 과거 운동권이 아니다"면서 "경찰과 정부에서는 '배후세력'을 말하면서 힘으로 억제하려고 하지만, 이 시민들의 힘은 결코 억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기자, 봉변당하다
 
<동아일보>의 인터넷 사이트인 <동아닷컴> 기자가 시민들에게 봉변을 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동아닷컴의 한 기자는 30일 새벽 0시 30분 세종로 사거리 교보문고 빌딩 앞에서 캠코더를 가지고 시위 현장을 촬영하던 중, 이를 수상히 여긴 시민들이 "프락치인 것 같다"며 의심하기 시작했다.

시민 수십명은 그에게 달려들어, 신분 확인을 요구했다. 결국 그는 <동아닷컴> 기자증을 보여줬다. 이에 흥분한 시민들은 "당신 왜 왔냐? 떳떳하게 하지, 왜 숨기냐? <동아일보> 보도 왜 그런 식으로 하냐?"며 그를 몰아세웠다.

일부 시민들이 지나치게 몰아세우는 바람에 몸싸움이 일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주변에 있던 시민들은 "비폭력"을 외치며 "신분 확인이 됐으면, 보낼 줄 것"을 요구했다.

타사 기자들과 진중권 중앙대학교 교수 등도 시민과 동아닷컴 기자의 충돌을 말려 이 사건은 마무리됐다.


한미 쇠고기 협상 장관 고시 무효를 주장하며 30일 새벽까지 서울 세종로 네거리 도로에거 농성을 벌이던 시민, 학생들을 경찰이 강제해산시키자 예비군복을 입은 시민들이 경찰 앞을 가로막고 있다.
 한미 쇠고기 협상 장관 고시 무효를 주장하며 30일 새벽까지 서울 세종로 네거리 도로에거 농성을 벌이던 시민, 학생들을 경찰이 강제해산시키자 예비군복을 입은 시민들이 경찰 앞을 가로막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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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새벽 서울 세종로 네거리 도로에서 연좌농성을 벌이던 시민과 학생들을 경찰들이 강제해산시킬 준비를 하자 예비군복을 입은 시민들이 경찰 앞을 가로막고 있다.
 30일 새벽 서울 세종로 네거리 도로에서 연좌농성을 벌이던 시민과 학생들을 경찰들이 강제해산시킬 준비를 하자 예비군복을 입은 시민들이 경찰 앞을 가로막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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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쇠고기 협상 장관 고시 무효를 주장하며 밤샘농성을 벌이던 한 예비군이 30일 새벽 서울 세종로 네거리 광화문우체국앞에서 경찰과 대치하던 중 탈진해 쓰러져 동료들에 의해 옮겨지고 있다.
 한미 쇠고기 협상 장관 고시 무효를 주장하며 밤샘농성을 벌이던 한 예비군이 30일 새벽 서울 세종로 네거리 광화문우체국앞에서 경찰과 대치하던 중 탈진해 쓰러져 동료들에 의해 옮겨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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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신 : 30일 새벽 2시 15분]

경찰에 포위된 시민들... 진압작전에 몸싸움 아수라장

시민들이 경찰에 포위됐다. 현재 남아있는 시민은 300여명. 새벽 1시50분 현재, 경찰 병력이 광화문 사거리와 종로구청 사거리 양쪽에서 시민들을 조여오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다른 통로는 다 봉쇄했지만 청계광장으로 향하는 도로는 열어뒀다. 행렬 뒤쪽에 있던 시민들은 그 길을 보호하기 위해 경찰에 맞서 지키고 있다.

이 과정에서 경찰관계자와 시민들과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가 "이제 오래 했으니 차길은 열어야 하지 않겠냐"고 설득하자, 시민들은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을 계속 기만하는데 우리가 가만히 있을 수 있겠냐"며 "우리를 다 연행하라, 이런 식으로 하면 다 연행하라"고 요구했다.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계속되자 당황한 경찰의 한 관계자는 "저도 이명박 대통령을 안 찍었습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새벽 1시 55분께, 경찰은 시민들을 향해 헤드라이트를 비추기 시작했다. 그리고 새벽 2시 현재 경찰은 도로에 남아있던 시민들을 세 덩어리로 구분해 각각 에워쌌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시민과의 격렬한 몸싸움이 진행되고 있으며, 경찰은 "기자들은 나가라"고 계속 방송하고 있다. 

이어 새벽 2시부터 경찰은 진압 태세에 들어갔다. 교보문고 앞에 있던 일부 시위대는 경찰들에 둘러싸여 포위됐다. 이에 주변 시위대들은 "평화시위 보장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경찰과 시위대 사이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 조건 장관 고시를 발표한 29일 밤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린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제22차 촛불문화제를 마친뒤 학생과 시민들이 종각에서 조계사로 행진하며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정책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 조건 장관 고시를 발표한 29일 밤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린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제22차 촛불문화제를 마친뒤 학생과 시민들이 종각에서 조계사로 행진하며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정책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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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쇠고기 협상에 대한 장관 고시가 발표된 29일 저녁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수만명의 시민들이 거리행진을 벌인 뒤 광화문우체국앞에서 경찰버스로 만든 바리케이트에 막히자 태극기와 각종 종이피켓을 버스에 붙이고 있다.
 한미 쇠고기 협상에 대한 장관 고시가 발표된 29일 저녁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수만명의 시민들이 거리행진을 벌인 뒤 광화문우체국앞에서 경찰버스로 만든 바리케이트에 막히자 태극기와 각종 종이피켓을 버스에 붙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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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신 : 30일 새벽 1시 50분]

1시간여의 '길거리 음악회... 그 후 "뭉쳐라" 긴장 고조

새벽 1시 30분, 광화문을 가로막고 있던 전경버스 한 대가 빠지면서 현장은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1000여명의 시민들은 "뭉쳐라"라고 외치면서 한 곳으로 모여들고 있다.

학생들은 스크럼을 짜고 선두에서 경찰의 진압에 대비하고 있다. 경찰은 방패를 앞세우고 교보문고 빌딩 앞쪽에서 시위대 쪽으로 전진하고 있다. 경찰의 진압작전이 시작된 듯 하다.

우린 춤추고 노래하고 야식 먹으면서 싸운다

이에 앞서 밤샘 시위를 벌이고 있는 시위대는 도로에서 작은 음악회와 춤파티가 벌어졌다.

'G8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이날 집회 현장에 기타와 악기 등을 갖고 나와 연주를 하면서 춤을 췄다. 100여 명의 시민들이 몰려들었고 함께 박수치며 노래를 불렀다.

이날 시위에 참석한 심상정·노회찬 진보신당 공동대표도 연주에 맞춰 즉석에서 춤을 춰 사람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또 영화배우 김부선씨와 조승수 전 의원, 진중권 교수도 함께 춤을 췄다.

'G8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이어 시민들에게 기타를 돌리며 "자유롭게 노래하고 춤추자"고 제안했고, 시민들은 기타를 치면서 '바위처럼' 등의 노래를 불렀다.

다른 시민들도 삼삼오오 촛불을 켜고 모여앉아 게임도 하고 맥주도 마시고 김밥을 먹으며 대화를 나눴다.

다른 한쪽에서는 대학생 200여명이 자유발언을 이어가면서 이명박 정부를 성토했다.

이제현(29) 씨는 "오늘 밤을 지새우고 바로 회사로 출근할 예정"이라며 "시민들과 함께 춤추고 노래하는 이 투쟁이 참 마음에 든다, 이렇게 즐겁게 놀면서도 더 강하게 치열하게 싸울 수 있을 것같다"고 밝혔다. 

[12신 : 30일 새벽 0시 30분]

다시 광화문에 모인 '촛불'

광화문 교보문고 빌딩 앞으로 3000여 명의 시민들이 모여들어 이렇게 외쳤다.

"불법 주차 단속하라!"

여전히 광화문을 가로막고 있는 전경차를 치워달라는 얘기다.

자정을 넘겼지만, 시위대의 구호와 함성은 줄어들지 않았다. 또 시위대를 지켜보는 인근 주민들과 퇴근길 시민들의 반응도 나쁘지 않다.

시위대가 안국역 인근 현대 프레비앙 아파트를 지날 때 주민들은 베란다로 나와 박수를 치고 손을 흔들며 시위대를 격려했다.

또 시위대로 인해 가장 크게 '피해'를 받고 있는 몇몇 택시 기사들도 "고시철회, 협상 무효"라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대의 구호에 맞춰 경적을 울렸다.

현재 새벽 0시 10분께 시민들 3000여명이 광화문 사거리로 들어가는 교보문고 빌딩 앞에 모이자 종로경찰서장이 해산 방송을 두 차례 하는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현재 이 곳에서는 시민들의 자유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피곤해 죽겠는 그들이 '촛불'을 든 까닭

29일 밤에서 30일 새벽으로 넘어가는 시각, 종로거리에서 직장 여성 두 명이 "고시 철회! 협상 무효!"를 외치며 걸어가고 있었다. 기자가 그들에게 "힘들지 않느냐"고 묻자 "고시 강행 소식을 듣고 밥 열심히 먹고 나왔다"고 한다.

박수진(38)씨는 이렇게 말했다.

"솔직히 한나라당이든 민주당이든 다 권력층 아니냐. 정책적으로 싸우는 것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 그런데 기본 명제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 아니냐. 그들이 기본 명제를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피곤해 죽겠는대도 여기에 나오는 것이다."

그는 또 "내게는 딸과 아들이 있는데, 천에 하나 만에 하나라도 내 자식들이 나쁜 병에 걸리면 내가 지금 이것을 막아내지 못했다는 것 때문에 피눈물을 흘릴 것 같아서 나왔다"고 밝혔다

이어 박씨는 "나는 미친 소를 삼시세끼 먹을 수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 아이 중 한 명이라도 잘못되면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이냐"면서 "책임을 지기 위해 (이명박 대통령은) 내려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미 쇠고기 협상에 대한 장관 고시가 발표된 29일 저녁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수만명의 시민들이 거리행진을 벌인 뒤 광화문우체국앞에서 경찰버스로 만든 바리케이트에 막히자 연좌시위를 벌이고 있다.
 한미 쇠고기 협상에 대한 장관 고시가 발표된 29일 저녁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수만명의 시민들이 거리행진을 벌인 뒤 광화문우체국앞에서 경찰버스로 만든 바리케이트에 막히자 연좌시위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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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 조건 장관 고시를 발표한 29일 저녁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린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제22차 촛불문화제를 마친뒤 학생과 시민들이 종로로 행진하며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정책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 조건 장관 고시를 발표한 29일 저녁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린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제22차 촛불문화제를 마친뒤 학생과 시민들이 종로로 행진하며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정책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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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신 : 29일 밤 11시 55분]

밤을 잊은 '촛불 게릴라'

밤을 잊은 '촛불 게릴라'는 지도자가 없다. 조직도 없다. 이들은 경찰이 길을 막아서면 잠시 앉아있다가 길을 돌아가고, 자유롭게 구호를 외치면서 즐기고 있다.

그들만의 공감과 소통을 즐기고 있는 듯 하기도 하다. 이런 현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아직도 가두행진을 계속하는 시민은 1만여 명이다. 자정이 가까워지는데도 집에 돌아가지 않고 이곳저곳을 다니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시위대는 광화문 사거리가 막히자 동십자각으로 향했고, 그 곳이 막히자 또다시 헌법재판소로 향했다. 이들은 또 그 곳이 막히자 다시 "대학로"를 외치며 창덕궁 쪽으로 향하고 있다.

우왕좌왕하는 게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들은 전혀 꺼리지 않는 분위기다. 경찰이 길을 막으면 한 사람이 나서서 어느 쪽으로 가자고 외치고, 자유롭게 공감하는 방향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구호도 다양하다. 시민들은 종로 경찰서 앞에서는 "연행자 석방하라"고 외치고, 퇴근 길 시민들이 타고 있는 버스 앞에서는 "민주시민 함께 해요"라고 외친다. 또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 앞에서는 "이명박을 타도하자, 이명박은 중국에서 오지 마라"라는 반 정부 구호를 외친다.

인천에서 1시간 전에 올라온 황태규씨는 3살난 딸을 안고 행진하고 있지만 전혀 피곤하지 않은 기색이다. 황씨는 "인천에서 집회를 마치고 올라왔는데 서울만의 흥과 재미가 있다"면서 "오늘 끝까지 시민들과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또 직장인 장윤석(39)씨는 "내일 출근을 하지만 오늘 어떻게 되는지 끝까지 봐야겠다"면서 "오랜만에 나오니 재미있다"고 말했다.

밤 11시 50분 현재 이들은 창덕궁 앞에서 또다시 종로3가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길 한복판 토론... "경찰과 한판 세게 붙었어야"

촛불 행렬이 동십자각쪽으로 향한 뒤에도 밤 11시 교보빌딩 앞 거리에는 100여명의 시민들이 남아 내부토론을 벌였다. 길 한복판에 원형으로 둘러앉은 채 말이다.

내부 토론의 주제는'안국동 방향으로 틀어서 행진을 진행 중인 시민들을 따라가느냐, 여기서 해산하느냐' 하는 것이다. 또한 곳곳에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에 대한 불신을 토로하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주부 이아무개(40)씨는 "왜 이렇게 3만명이 넘는 사람을 모아놓고 막혀 있는 이곳으로 데려왔느냐"며 국민대책회의를 성토했다. 그는 "이 정도 모였다면 한번 경찰과 세게 붙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더구나 오늘은 고시를 강행한 날인데 너무한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이 지금 현재 광화문 사거리만 틀어막고 있는데 어떻게든 열 수 있지 않겠느냐"면서 "국민대책회의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 시민들도 있었다.

하지만 경찰은 청와대로 향하는 모든 길목을 막고 있는 게 사실이다. 또 사실관계 파악하지 못한 일부 시민들 중 한 명은 "국민대책회의가 또 도망간 것 아니냐"고 말하기도 했다.

길거리에 남아서 토론하는 시민들과 자유롭게 이곳저곳 거리를 활보하는 '성난 시민들'. 하지만 과거 집회와는 분명 다른 점이다.

[10신 : 29일 밤 11시 10분]

1㎞만 가면 청와대... 동십자각 앞에서 경찰과 대치

1㎞만 가면 청와대다. 밤 11시께 광화문 사거리가 막히자 가두행렬은 종각 쪽으로 다시 돌아가 조계사 길을 거슬러 동십자각에 도착했다. 하지만 전경 차량 3대가 물샐 틈없이 그 곳을 막아서고 있다. 

촛불을 든 시민들은 전경 차량 쪽으로 한발한발 다가서고 있다. 시민들은 "비폭력"을 외치고 있다. 어떤 이는 "경찰과 대치하지 말고 떳떳하게 잡혀가자"고 말하고 있다.

[거리 인터뷰] 군복입은 예비군과 88만원 세대

직장인 최완희씨는 "회사가 이 근처라서 그 동안 거의 매일 집회에서 참석했다"면서 "솔직히 오늘 행진을 해도 답답하다, 고시를 막아내지 못해서 그런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하지만 그는 "그래도 끝까지 행진을 하는 것은 앞으로 대운하와 민영화 등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여러 일들이 남아있기 때문"이라면서 "최소한 앞으로 대운하와 같은 문제는 막아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4살짜리 딸과 함께 행진을 마친 이상민씨도 그동안 거의 빼놓지 않고 집회에 참가했다고 한다. 그는 "행진을 계속해왔기 때문에 그렇게 힘들진 않다"면서 "오늘 많은 사람들이 함께해서 가슴이 벅차다, 오늘의 행진이 허무하게 끝나지 않도록 더 열심히 싸워 고시를 철회시켰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서울여자대학교 4학년생인 이영숙(문헌정보학과)씨, 유준희, 김미애(사학과)씨와 대화를 나눴다.

"'88만원 세대'라 불리며 좌절을 많이 했다. 희망을 갖지 못했다. 취업의 압박으로, 촛불집회에도 자주 나오지는 못했다. 중고생들이 초반에 집회했을 때 미안했고, 부끄러웠다. 하지만 대학생들이 요즘처럼 다시 거리에서 싸우니까 우리도 뭔가 할 수 있겠다는 희망이 생긴다. 그리고 88만원 세대의 문제도 결국 우리가 싸워서 바꿀 수밖에 없는 사안인 것 같다. 요즘 최근 계속 집회 참가하면서 우리사회의 희망도 봤지만, 무엇보다 우리 20대가 스스로 나서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그게 가장 큰 소득인 것 같다."

이날 행진에는 군복을 입은 시민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이들은 행진 선두에 서서 진행 속도를 조절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했다.

20대 후반의 김모씨는 군복을 입고 나온 이유에 대해 "정부가 국민을 버리지 않았나"면서 "경찰도 국민을 보호하지 않고 오히려 정부를 보호하는 현실이 아닌가, 그래서 나라도 국민들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군복을 입고 나왔다"고 말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 조건 장관 고시를 발표한 29일 저녁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린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제22차 촛불문화제를 마친뒤 학생과 시민들이 종로로 행진하며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정책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 조건 장관 고시를 발표한 29일 저녁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린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제22차 촛불문화제를 마친뒤 학생과 시민들이 종로로 행진하며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정책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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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 조건 장관 고시를 발표한 29일 저녁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린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제22차 촛불문화제를 마친뒤 학생과 시민들이 종로로 행진하며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정책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 조건 장관 고시를 발표한 29일 저녁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린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제22차 촛불문화제를 마친뒤 학생과 시민들이 종로로 행진하며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정책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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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신 : 29일 밤 10시 35분]

'촛불'이 멈췄다... 8차선 연좌시위 돌입

광화문 사거리가 막혔다. 경찰이 8차선을 전경차로 막아놓았다. 밤 10시 15분 '촛불의 대이동'은 잠시 멈춰섰다. 촛불을 든 시민들은 전 차선을 점거한 채 자리에서 앉았다.

일부 시민들은 자신들을 가로막고 있는 전경 차량에 다가가서 '이명박 Out, 아이들이 무슨 죄냐', '연행자 석방하라' 등이 적힌 손팻말과 태극기 등을 붙이고 있다.

시민들은 여기서 해산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상황실이 주관하는 방송차량에서는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질서를 유지해달라"고 방송하고 있다. 이들은 이 곳에서 '거리 자유발언'을 준비하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비폭력"을 외치면서 경찰에게 가서 "길을 열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예비군복을 입은 20대 청년들이 경찰과 시민의 충돌을 막기 위해 그 사이로 들어가 스스로 바리케이드가 됐다.

[시민 반응] 자동차 경적으로 '7박자 구호' 하며 호응

'촛불'의 행렬을 본 시민들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끊임없이 밀려드는 촛불 행렬을 보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휴대폰카메라와 디지털카메라로 촛불의 영상을 기록하려고 애쓰고 있다. 시위로 인해 길이 막혔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운전자들은 자동차 경적으로 7박자 구호를 울리면서 호응하고 있다.

한 중년의 주부는 "잘한다"고 외치며 손을 높이 들었고, 행렬중인 시민들은 커다란 함성으로 화답했다.

종로 1가 부근에서 촛불의 행렬을 지켜보던 김진태(33)씨는 "회사가 이 근처이기에 최근 자주 보는 광경인데 민주사회에서 이런 의사표현 방법은 적절하다"고 "애초부터 졸속적인 협상이었기 때문에 이러한 국민의 힘이 큰 압박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환영했다.

김씨는 또 "예전에는 시위 주최자가 대부분 특정 조직이었는데 요즘은 자발적으로 나오는 것 같아 보기 좋다"며 "혼자, 혹은 두세 명씩 민주적인 요구를 위해 나오는 것이기에 오히려 감명깊다"고 말했다.

광운대 재학 중인 윤인형(24)씨는 "정말 이 정도일 줄은 몰랐는데 수많은 시민들을 보니 진짜 놀랍다"며 "국민들의 안전에 관한 문제인데 정부가 굳이 이를 무시하고 강행할 이유가 있는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고려대에 재학 중인 박지웅(24)씨는 '촛불'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박씨는 "정말 의식을 가지고 나온 분보다는 월드컵 축제를 즐기듯 가볍게 나온 분이 많은 것같다"며 "쇠고기 구호를 넘어 '이명박은 물러나라, 때려잡자' 식의 이런 구호들로 인해 격한 이념 대립으로 몰고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8신 : 29일 밤 10시 20분]

청와대로 갈까, 광화문으로갈까? 즉석 길거리 토론

'촛불'이 을지로3가를 지나치는 데 총 23분이 걸렸다. 현재 행렬의 선두는 종각을 지나 광화문 사거리로 향하고 있다. 선두에 선 시민들은 낙원상가 앞에서 즉석 토론을 벌였다.

"청와대로 가자, 거기로 안가면 뭐하느냐."
"청와대로 가면 다 죽는다."

결국 시민들은 광화문 사거리로 가기로 결정했다.

이날 행진에는 다양한 시민들이 거리로 뛰어나왔다.

인천에서 온 고등학생 조아무개(19)군은 목발을 짚고 나왔다. 교통사고로 인해 다리를 다쳤지만 "협상 무효, 고시철회"를 외치려고 나왔다는 것이다.

조군은 "민주 시민으로서 조그마한 일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국민이 주인인 나라에서 이 원칙이 무너지는 상황을 보면서 몸은 불편하지만 이렇게 나왔다"고 말했다.

넥타이를 맨 386세대 직장인들도 많다. 회사원인 허아무개(40)씨는 "사실 처음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았는데 시민들이 지난 주말 연행되는 장면을 보니 이건 아니다 싶었다"며 "이명박 정부는 국민과 소통을 하지 않겠다는 것을 스스로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허씨는 또 "국민 대다수의 의견임에도 이를 듣지 않고 법률적인 문제로만 접근해 과도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행정편의적인 발상"이라며 "목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는다면 이와같은 저항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에서 서울에 왔다가 시민들의 함성을 듣고 종로1가에서부터 대열에 합류한 두 대학생도 눈에 띈다.

전북대에 재학 중인 송아무개(26)씨와 엄아무개(23)씨는 연인 사이다. 이들은 손을 잡고 "협상 무효, 고시철회"를 외치고 있다.

송씨는 "한번 가두행진에 참여해보고 싶었는데 오늘 우연히 서울에 왔다가 얼떨결에 참여하게 되었다"고 운을 뗀 뒤 "정말 좋은 경험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송씨는 이어 "고시를 발표할 때 장관이 사과한다는 말을 하면서도 수입위생조건 고시를 함께 발표하는 것을 보면서 국민을 무시하는 행위인 것처럼 보였다"며 "계속 겉으로만 죄송하다는 말만 하고 행동을 달리 한다면 더 큰 국민적인 저항을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 조건 장관 고시를 발표한 29일 저녁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린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제22차 촛불문화제를 마친뒤 학생과 시민들이 종로로 행진하며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정책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 조건 장관 고시를 발표한 29일 저녁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린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제22차 촛불문화제를 마친뒤 학생과 시민들이 종로로 행진하며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정책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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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쇠고기협상 장관 고시가 발표된 29일 저녁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열린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제22차 촛불문화제에 참석했던 수만명의 시민들이 행진을 벌이고 있다.
 한미 쇠고기협상 장관 고시가 발표된 29일 저녁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열린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제22차 촛불문화제에 참석했던 수만명의 시민들이 행진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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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신 : 29일 저녁 9시 35분]

아이 목마 태운 아저씨, 교복입은 학생..."우린 산책해요"

"이명박을 탄핵하라"

가두 시위 행렬과 인도에 있는 시민들은 한목소리로 외쳤다. 현재 선두는 을지로 4가 지하철 역에 도착했다. 종로 2·3·4가를 지나 시청 방향으로 이동중 이다.

현재까지 경찰은 행렬을 제지하지 않았다. 교통경찰만이 행진을 돕고 있다. 그리고 시민들의 자발적으로 속도로 조절하며 모든 시민들이 함께 걸을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서울광장에서 출발할 때 행렬의 맨 뒤쪽에서 취재를 시작한 <오마이뉴스> 기자의 뒤쪽에는 200m가 늘어났다. 중간에 시민들이 참석한 탓이다. 물론 행렬의 중간에 끼인 시민들도 많다.

행렬의 뒤쪽 역시 구호를 외치며 따라가고 있지만, 시민들은 산책을 하듯 거리를 누비고 있다. 2살 난 딸아이를 목마 태우고 가는 아버지, 넥타이를 맨 회사원, 교복 입은 학생들이 마구 섞여 있다.

한 구간을 지날 때에는 <중앙일보> 신문배달차량이 눈에 띄였는데, 주인이 나와 재빨리 차량에 붙은 스티커를 가리는 장면도 목격됐다. '우리는 광우병 쇠고기를 반대합니다'라고 적힌 스티커를 붙인 차량도 보인다.

[6신 : 29일 저녁 9시]

촛불의 대이동... 그 끝이 보이지 않는다

행진하는 '삐끼'와 중학생, 그리고 '연인'
촛불은 계속 불어나고 있다. 행인들은 촛불 행렬을 향해 박수를 치고 술집과 햄버거집·피자집에서 앉아있던 시민들은 창밖을 향해 연신 폰카·디카 사진을 찍었다. 일부 시민들은 행렬에 합류하고 있다.

종로의 한 나이트 삐끼 '달인'은 "삐끼들도 함께 해요"라면서 시민들 앞에서 댄스를 선보여 박수를 받았다.

처음 거리집회에 참가한다는 박모(중2)양은 "어른들과 함께 종로거리를 걸으니, 가슴이 뿌듯하다 눈물이 나오려 한다"면서 "이런 국민들의 노력이 재협상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종로에서 술먹고 있었다는 동갑내기 최병승-김지연(27) 씨는 "오늘 데이트 하려고 했는데, 이 쯤에서 덮고 시민들과 함께 행진을 해야겠다"면서 "오늘같은 역사적인 순간에 함께 하지 않으면 훗날 후회할 것 같다, 역사의 한 페이지를 쓰고 싶다"고 말했다.

저녁 8시 35분 문화제를 마친 '촛불'의 대이동이 시작됐다.

저녁 8시 50분 현재 대열의 선두는 종각에 도착했고, 대열의 끝은 서울광장을 출발하지 못한 상태다. 5만여명을 훌쩍 뛰어넘은 듯 하다.

'촛불'은 가두행진을 하면 할수록 더욱 커지고 있다. 시민들의 동참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15명의 예비군들이 대열 선두에 있다. 이들은 다음 아고라에서 활동하는 시민들이다. 시민들은 "협상 무효 이명박 물러나라" "민주시민 함께해요" 등의 구호를 외치며 뒤따르고 있다.

행렬이 명동을 지날 때에 거리의 행인들도 열렬히 박수를 쳤고, 함께 구호를 외치며 응원하거나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현재 시민들은 편도 4차선을 차지하고 있고, 주변에서 교통을 통제하는 경찰은 없다. 국민대책위가 자발적으로 조직한 자원봉사 교통요원들이 안내명찰을 달고 시민들을 인도하고 있다.

한미 쇠고기협상 장관 고시가 발표된 29일 저녁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열린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제22차 촛불문화제에서 수만명의 시민, 학생들이 촛불을 높이들고 재협상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한미 쇠고기협상 장관 고시가 발표된 29일 저녁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열린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제22차 촛불문화제에서 수만명의 시민, 학생들이 촛불을 높이들고 재협상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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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쇠고기협상 장관 고시가 발표된 29일 저녁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열린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제22차 촛불문화제에서 수만명의 시민, 학생들이 촛불을 높이들고 재협상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한미 쇠고기협상 장관 고시가 발표된 29일 저녁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열린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제22차 촛불문화제에서 수만명의 시민, 학생들이 촛불을 높이들고 재협상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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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신 : 29일 저녁 8시 35분]

할 말 많은 시민들... 서울대는 동맹휴업 결의 중

세대별 '토막 인터뷰'
10대  이00(고1) "이명박 대통령 보면 머리가 아프다. 답답해서 자율학습을 할 수 없다. 중국에서 남아서 국민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 스스로 자율학습 했으면 좋겠다."

20대 이수현 "이제 겨우 100일 봤는데, 벌써 지겹다. 우린 이제 헤어질 때가 된 것 같다. 국민이 반대하니 중국에 망명가라."

30대 조주연 "중국 간 김에 쓰촨성에서 봉사활동이나 했으면 좋겠다. 그렇게 하는 게 대한민국 국익을 위한 길이고, 그나마 이명박이 지구촌을 이롭게 하는 길이다. 쓰촨성 전체가 복구될 때까지 돌아오지 말라. 대한민국은 우리가 지키겠다."

40대 박성실 "이제 40대가 되니 건강을 신경 쓸 나이다. 그동안 이명박 대통령 때문에 혈압이 많이 올랐다. 우리 중년들의 건강을 위해서 제발 중국에 남아달라."

50대 박성호 "나라면 무서워서 대한민국으로 돌아오지 않겠다. 중국 대륙에 남아 대운하나 그쪽에서 뚫어라. 쓰촨성 지진 때문에 강들이 많이 막혔다고 하는데, 거기나 뚫어라. 이명박 대통령 돌아오지 말라." 

자유발언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고시를 강행한 이명박 정부를 향해 하고 싶은 말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국민과 '소통'하겠다면서도 '불통'인 정부를 향해 20여명의 발언자들이 무대 차 뒤쪽에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또 청계천쪽에서 서울광장쪽으로 촛불을 들고 오는 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다.

노란 조끼를 입고 의료봉사를 하고있는 인권단체 활동가 배여진씨는 "국민들이 그토록 반대를 외치고, 철회를 요구했지만, 결국은 고시를 강행했다"면서 "우리의 목소리는 무조건 불법 폭력 시위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경과의 충돌시 우리를 찾고, 부상시에는 가해 전경의 이름과 소속을 꼭 알아두고 사진 좀 찍어두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총학생회 차원에서 동맹휴업을 결의한 서울대는 현재 총투표가 한창이라고 한다. 이날 문화제에 참석한 오미경(서울대학교 4학년)씨는 "학우들의 요구를 받아 오늘까지 총투표를 진행했다"면서 "다음 주 월요일인 6월 2일에 성사가 된다면 6월5일부터 동맹휴업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씨는 "학교 측에서는 '동맹휴업이 학칙에 어긋난다'며 학생 명부도 주지 않으면서 민주적인 요구를 막고 있다, 심지어 '주동 학생들을 제적처리 하겠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데, 우리는 끝까지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촛불 든 아이들아, 선생님이 지켜줄게'

'10대 원더걸스 소녀'들을 지키는 교사들도 나타났다. 지하철 1호선 시청역 5번 출구 앞에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 교사 2명이 자신의 연락처와 촛불집회로 경찰연행과 학교탄압이 있을 때 연락을 달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있었다.

교사 이음재씨는 그들의 옆에서 지나가는 학생들에게 똑같은 내용이 적힌 명함을 나눠주고 있었다. 이씨는 "촛불집회에 참여한 학생들에게 교육당국이 탄압하는 것은 우리 교육의 잘못된 관행이 투영된 결과"라며 "정부가 우리나라 교육시스템을 부당하게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것은 명백한 직권남용이자 불법적인 지시"라며 "가정통신문 내용도 사실 부모님들과 아이들의 입장에서는 부담이 되고 위협이 된다"고 지적했다. 학교당국은 아이들의 행동이 정당한 의사표시인 만큼 촛불문화제에 참여하는 것을 막아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날 고등학교 2학년 여학생 10명은 "우리가 무섭지 않은가?"라는 손팻말을 들고 촛불문화제에 참여했다. 이들은 "앞으로 우리가 살게 될 나라, 우리가 지켜내야 할 나라인 만큼 촛불문화제에 나와야 했다"며 "우리 학교는 좋은 선생님들이 많아서 다른 학교보다 문자메시지 같은 참가저지 움직임은 없었다"고 전했다.

인천지역 중학교에 다니는 16세 김아무개군은 "그동안 집이 멀다는 핑계로 많이 나오지 못했는데 오늘 우리 반 안에서 계속 고시강행에 대한 이야기밖에 안했다"며 "만약 이명박 대통령에게 나같은 아들이 있었다면 절대 이런 생각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쇠고기협상 장관 고시가 발표된 29일 저녁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열린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제22차 촛불문화제에서 시민, 학생들이 촛불을 높이들고 재협상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한미 쇠고기협상 장관 고시가 발표된 29일 저녁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열린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제22차 촛불문화제에서 시민, 학생들이 촛불을 높이들고 재협상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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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 조건 장관 고시를 발표한 29일 저녁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린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제22차 촛불문화제에서 학생과 시민들이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정책 철회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 조건 장관 고시를 발표한 29일 저녁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린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제22차 촛불문화제에서 학생과 시민들이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정책 철회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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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신 : 29일 저녁 8시 25분]

서울광장에 울려퍼진 '님을 위한 행진곡'... 4만 촛불 넘실

"사랑도 명예도 미련도 남김없이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서울광장에는 '님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퍼졌다. 80년대 독재시절, 최루탄과 화염병이 난무한 거리에서 불리웠던 노래다. 이 노래가 촛불문화제 중앙 무대에서 불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민들은 20여년 전 시청 앞 광장에서 울리던 그 노래의 선율에 맞춰 촛불을 흔들며 '이명박 반대'를 외쳤다.

밤 8시 현재 서울광장은 촛불은 든 시민으로 가득찼다. 4만여 명에 육박한다. 하지만 시청 역 5번 출구쪽과 플라자호텔 방면에서도 시민들이 계속 물밑듯이 몰려들고 있다.

시청역 5번 출구 앞에서는 다음 아고라에서 활동하는 누리꾼들이 나와서 "모두 힘내세요"라면서 초코파이와 생수를 나눠주고 있다. 이들이 들고 있는 피켓에는 '다음 아고라에서 마음을 담아 여러분께 드립니다'라고 써있다.

초코파이를 나눠주고 있던 신모(22)씨는 "누리꾼들이 자발적으로 돈을 냈고 사람들에게 열심히 투쟁하라는 마음을 담았다"면서 "누구의 부탁이나 사주를 받은 게 아니라, 자발적 나왔다"고 말했다. 또 "초코파이와 생수 등 각각 1500개씩 준비했는데 다 떨어지면 더 사올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오늘 촛불문화제에는 대학생뿐만 아니라 유독 넥타이를 맨 직장인들이 많다.

신인철(33)씨는 "혹시나 했는데, 이명박 정부가 사고를 치고 말았다"면서 "국민을 무시하고 국민을 상대로 사기치는 정부에 맞서 우리 국민들은 다시 87년과 같은 거대한 항쟁으로 맞서야 한다"고 말했다.

교복입은 중고생들도 많이 나왔다. 김아무개(고2) 양은 "어쩌면 이렇게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들이 하지 말라는 짓만 골라서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전국민이 이렇게 나서면 국민의 말을 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 공부해야 할 시간에 이게 무슨 짓이냐"라고 비판했다.

한미 쇠고기협상 장관 고시가 발표된 29일 오후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제22차 촛불문화제를 앞둔 서울시청앞 광장 부근에 경찰병력이 배치되어 있다.
 한미 쇠고기협상 장관 고시가 발표된 29일 오후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제22차 촛불문화제를 앞둔 서울시청앞 광장 부근에 경찰병력이 배치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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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쇠고기협상 장관 고시가 발표된 29일 오후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제22차 촛불문화제가 열리는 서울광장에서 한 시민이 이명박 대통령이 시장으로 재임했던 서울시청 입구에 '독재 이명박' '국민 불복종'이 적힌 종이를 붙이고 있다.
 한미 쇠고기협상 장관 고시가 발표된 29일 오후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제22차 촛불문화제가 열리는 서울광장에서 한 시민이 이명박 대통령이 시장으로 재임했던 서울시청 입구에 '독재 이명박' '국민 불복종'이 적힌 종이를 붙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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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신 : 29일 저녁 8시]

순식간에 불어난 2만개 촛불

순식간에 서울광장이 꽉 찼다. 2만여명이 모였다. 지금도 시청역 등에서는 넥타이를 맨 시민과 학생 등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오늘 촛불문화제에는 대학생들도 많이 참여했다. 촛불문화제 무대 왼쪽 편에서는 대학생들이 '촌철살인 리플달기' 게시판 부스를 운영하고 있었다. 부스 게시판에는 오늘 조간신문에 보도된 "미 축산육우협회 그로세타 회장, '20개월 미만 수출 양보할 수 있었다'"는 기사가 붙었다. 그 패널 밑에는 포스트잇으로 리플이 가득 달렸다. 리플 내용을 소개하면 이렇다.

"나라 대통령 일이 노가다판, 오야지와 같냐고!"
"내 나라 한우 협회장 보호하랬지, 미국 축산협회장 보호하랬니!"
"정치에 관심 없던 이모께서 겁나게 관심갖게 해주고 아고라 죽순이로 만든 명박이, 나도 촛불 문화제 안 나오고 집에서 쉬고 싶다."

최주형 조선대 총학생회장은 "며칠 동안 그 날의 조간신문에 대해서 촌철살인 리플 달아주세요라는 마당사업을 펼치고 있는데, 반응이 좋다"면서 "인터넷 리플이 오프라인으로 확산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고시 강행에 대해서 국민이 스무번이 넘도록 촛불 문화제를 진행했고, 거리로 나왔는데도, 정부가 고시를 강행했다"면서 "이는 이명박 정부의 본질을 드러낸 것"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이어 "국민을 섬기는 정책이 아니라, 미국을 섬기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면서 "퇴진 구호까지 나온 마당인데, 앞으로 더더욱 더 커져서 전국에 동시다발적으로 수십만이 모이고, 언제가는 청와대 앞에서도 촛불문화제가 열릴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아무개(이화여대 4년) 씨는 "학교 안에서도 교육 문제와 관련해서, 투쟁이 진행 중"이라며 "우리가 광우병 쇠고기 문제와 동떨어져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 이명박 정부가 민중을 위한 정치를 하는 게 아니라, 있는 자를 더욱 배불리는 정치를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사람들이 거리로 나간 것도, 그러한 분노를 표출한 것"이라며 "비록 오늘 정부가 고시를 강행했지만, 이런 분노를 모아서 계속해 나가면 철회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 했다.

한미 쇠고기협상 장관 고시가 발표된 29일 오후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제22차 촛불문화제를 앞둔 서울 세종로 네거리에 살수차(물대포)가 질주하고 있다.
 한미 쇠고기협상 장관 고시가 발표된 29일 오후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제22차 촛불문화제를 앞둔 서울 세종로 네거리에 살수차(물대포)가 질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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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 조건 고시를 발표한 29일 오후 서울 시청광장 앞 차도에 경찰버스를 이중으로 배치해 경비를 보고 있다.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 조건 고시를 발표한 29일 오후 서울 시청광장 앞 차도에 경찰버스를 이중으로 배치해 경비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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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29일 저녁 7시10분]

넥타이 부대, 아줌마 부대, 교복입은 중고생 속속 도착

넥타이를 맨 직장인, 교복을 입은 중고생, 피켓을 만들어온 대학생, 아이들의 손을 잡고 온 아줌마….

저녁 7시 현재 시청 지하철역에서는 고시강행 국민심판 촛불대행진 촛불문화제'에 참가하기 위해 시민들이 계속 쏟아져 나오고 있다. 서울 광장 한쪽에서는 무대차량이 설치되고 있다. 경찰은 방송중계차량과 무대 차량이 못들어가게 막았지만, 항의를 받고서야 이내 들여보냈다.

1000여명의 시민들은 삼삼오오 짝을 지어 신문지를 바닥에 깔고 앉고 있다.

현장에는 시민들이 직접 만들어 온 피켓이 유독 눈에 띈다. '국민 심판 이명박' '독재 이명박 국민 불복종' '이명박, 광우병과 함께 지구를 떠나라' '고시 무효, 국민 무시하는 이명박 아웃' 등의 글귀가 적혀있다.

주최 측이 초를 나눠줄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는 방송을 하자마자 100여명의 사람들이 몰려나왔다. 주최 측은 이에 "그만 나오시라"라고 재방송을 하기도 했다.

"초 나눠줄 자원봉사자, 이제 그만 나와주세요"

현재 시청앞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대부분 정부의 고시강행에 분노하고 있다.

서울 남현동에서 온 차아무개(42)씨 "말 그대로 국민 심판을 받아야될 상황이 왔다, 국민들의 목소리에 콧방귀도 안 뀌는 정부를 보면 87년 6월 유혈 상태가 나야 정신차리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고시 발표 즉시 모든 시민단체와 대학들이 동맹 휴업해서라도 뒤집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에서 온 박주연(34)씨는 "설마설마 했는데, 역사나 국민의 말을 듣지 않는 정부였다, 희망이 없다"며 "온 주위를 전경으로 막는다고 해서 시민들 얘기가 밖으로 새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씨는 "이번 장관 고시결과를 바탕으로 국민들을 완전히 정부에 등을 돌렸다"며 "여기 모인 사람들의 뜨거운 마음은 온 국민들에게 전부 전달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현석(33)씨는 "회사에서 고시강행 뉴스를 봤는데 정부가 축산농가보전대책을 굉장히 잘 세울 것처럼 말했지만 실상은 한미FTA에 대응하는 수준에 불과했다"며 "졸속으로 협상을 해놓고 반성하지 않은 채 결국 고시를 강행한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오늘로 세번째 촛불문화제에 참석하는 그는 "앞서 두번은 가벼운 마음으로 참여했지만 오늘은 굉장히 비감하다"며 "경찰이 행진을 막아선다면 경찰과도 싸울 것"이라고 각오를 전달했다.

대학생 김아무개(24)씨는 "오늘 학교에서 친구들끼리 정부고시강행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며 "친구들은 아직까지 촛불문화제에 많이 참석하지 않아 제대로 된 사정을 몰라 설명해주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김씨는 "그동안 대학생들의 참여가 부족했는데 오늘을 통해 대학생들이 더 많이 촛불문화제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한편,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측은 오늘의 행사에서 촛불문화제를 가급적 빨리 정리하고, 범국민촛불대행진에 집중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서울경찰청은 이 날 저녁 7시 18분 현재 서울시내에 78개 중대 7000명의 경력을 배치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한미 쇠고기협상 장관 고시가 발표된 29일 오후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제22차 촛불문화제를 앞둔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아이를 안은 엄마들이 얘기를 나누고 있다.
 한미 쇠고기협상 장관 고시가 발표된 29일 오후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제22차 촛불문화제를 앞둔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아이를 안은 엄마들이 얘기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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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쇠고기협상 장관 고시가 발표된 29일 오후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제22차 촛불문화제가 열리는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유모차를 탄 어린이들이 장난을 치고 있다.
 한미 쇠고기협상 장관 고시가 발표된 29일 오후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제22차 촛불문화제가 열리는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유모차를 탄 어린이들이 장난을 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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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신 : 29일 오후 5시 50분]

장관고시에 성난 촛불, 시청 앞으로

광화문과 청계광장, 서울시청 앞에는 긴장감이 팽배하다.

청계천 소라광장 앞에는 민주노동당 지도부가 나와 30여 명이 나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동화면세점 앞에는 학생들이 수입쇠고기를 반대하는 홍보물을 만들고 있다. 시민들도 경찰 틈을 비집고 곳곳에서 모여들기 시작하고 있다.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오후 4시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 조건 고시 확정 사실을 발표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부터 '성난 촛불'들이 거리로 뛰어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인터넷의 각종 포털 사이트 등은 '대정부 선전포고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들끓고 있다.

경찰도 이런 '민심'을 눈치챈 듯 벌써부터 이 지역에 경찰을 투입해 삼엄한 경비를 펴고 있다. 지하철 광화문역과 시청역 출구와 거리에는 교통경찰을 비롯해 방패 든 전경 등이 지키고 있다.

오후 3시부터 경복궁에서 청와대로 향하는 길목은 전경 차량으로 봉쇄됐다.

박원석 광우병국민대책위 상황실장(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벌써부터 광화문 등에는 삼엄한 경비가 펼쳐지고 있다"면서 "촛불문화제는 허용한다면서도 음향차량도 들여보내지 않고 방송 중계차도 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책회의는 오후 7시부터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촛불문화제를 연다는 계획이다.

한편 오후 2시께부터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 갓난 아이를 태운 '유모차 아줌마'들이 등장했다. 이들은 유모차를 앞세우고 시위를 벌이다가 시청앞 광장으로 이동하면서 시위를 벌였다. '유모차 아줌마'들 뒤에는 시민 100여명이 뒤따르고 있다.

민주노동당 천영세 대표와 강기갑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들이 29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 앞에서 쇠고기 장관고시 전면 무효화와 재협상을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 농성을 시작하고 있다.
 민주노동당 천영세 대표와 강기갑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들이 29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 앞에서 쇠고기 장관고시 전면 무효화와 재협상을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 농성을 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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