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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저항이 날로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백성균 미친소닷넷 운영자(오른쪽)가 28일 <오마이뉴스> 주최로 열린 '디지털게릴라들이 만든 촛불정국' 생방송 토론회에 참석하여 발언을 하고 있다.

"이대로 장관고시를 강행하면 국민과 전쟁하겠다는 얘기다. 동서고금을 통틀어 국민을 이기는 정부는 없다. 무덤을 파는 길이다.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확산될 것이다."

 

이명박정부는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위한 장관고시를 29일 오후 4시 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민대책위 등은 장관고시가 강행되면 즉시 서울시청 앞 광장으로 모이자고 제안했다. 국민과 일전을 치르고 있는 이명박정부가 파국을 불러올 상황에 직면한 듯 하다.

 

<오마이뉴스>는 장관고시를 하루 앞둔 28일 오후 3시 서울 상암동 본사 스튜디오에서 '디지털게릴라들이 만든 촛불정국'을 주제로 긴급좌담을 실시했다.

 

"디지털 시위문화를 아날로그 발상으로 제어"

 

박원석 참여연대 협동처장은 "이명박정부가 무덤을 팠다"며 "정부는 조중동의 끊임없는 음해에도 전혀 시민들이 위축되지 않고 스스로 연행을 택하고 있는 시민불복종운동의 현실을 목도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그는 "10대가 주도한 광장문화는 광의의 정치 발전"이라며 "정해진 코스와 방향 없이 청와대라는 추상적 목적지를 따라 시나리오도, 조직된 리더도 없는 채로 즐겁게 평화행진을 하고 있는 상황을 좀 보라"고 주문했다.

 

이창현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정부는 지금 디지털적 시위문화를 아날로그적 발상으로 제어하려 한다"며 "어청수 경찰청장이 '주동자 엄벌' 운운하는 것은 20년 전 권위주의 체제의 관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 교수는 "경찰이 자유롭게 소통하는 유비쿼터스 공간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시위 주체와 검거 주체가 튜닝이 안 돼 주파수가 맞지 않는 상황이다"라고 진단했다. 과거 아날로그 게릴라들은 큰 전지에 매직펜으로 글을 써 대자보를 붙이는 것으로 싸웠다면 지금은 이른 바 '프로슈머', 기사를 생산하는 사람과 소비하는 사람이 동일시 됐다는 것.

 

이 교수는 "조직 엘리트에 의해 일방적으로 메시지가 전달됐던 세상에서 "더 이상 지시편달은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됐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자신의 의견에 책임을 가지고 타인의 의사를 비판적으로 읽어낼 수 있는 유비쿼터스 시대의 자유로운 지식인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다시 '입소문의 시대'...보수언론 여론선동능력 상실"

 

대중음악평론가 김작가는 "시민들은 예전처럼 매체에서 기사를 잘 써주기를 기대하지 않는다"며 "다시 '입소문의 시대'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그는 "보수언론은 여론선동 능력을 상실했다"며 "인터넷에 모인 네티즌들이 여론을 형성하고 있고, 한 단계 더 발전한 것은 시민들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를 장착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라고 디지털게릴라 등장을 평가했다.

 

이어 김작가는 "조중동을 보면 영화 <매트릭스>가 생각난다"며 "시스템이 만들어낸 가상현실 속에서 사람들이 살아가는 영화 '매트릭스'처럼 조중동의 역할이 바로 그 '매트릭스' 같다"며 "영화에서 네오와 저항군들이 '매트릭스'를 깨뜨리고 실제 세계를 만들어내듯이 지금의 촛불집회도 '매트릭스'를 깨가는 과정이 아닌가 싶다"고 분석했다.

 

박 처장도 "지금 시민들은 조중동의 '쌩얼'을 보고 있다"며 "디지털 게릴라들의 여론이 만만치 않은 상태에서 이대로라면 조중동은 곧 국민들로부터 버림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성균 미친소닷넷 운영자는 "평화집회를 이어가야 한다"며 "중심이 없고, 자발적 흐름이기 때문에 '프락치' 발언도 심심찮게 나와, 자발적 흐름은 좋지만 불신이 쌓이지 않도록 일사불란하고 책임있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창현 교수는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한 지 100일도 안 됐다"며 "대통령 스스로 다시 한 번 성찰이 필요한 시기"라고 주문했다.

 

그는 "정부는 장관고시를 미루고, 재협상에 나서야 한다"며 "공안 대책으로는 촛불문화제를 무마할 수 없고, 시민들의 준엄한 경고이자 소통의 의사표현인 촛불문화제를 당연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일갈했다.

 

다음은 이 날 열린 좌담을 정리한 내용이다.

 

"시민불복종운동, 소통 없는 가부장제도에 저항"

 

- 10대 여중고생 위주로 진행되던 촛불문화제가 지난 주말부터 거리시위로 변화했다. 자발적 연행을 택하는 시민불복종운동으로 발전됐는데, 왜 그랬다고 보나. 

 

 백성균 미친소닷넷 운영자가 28일 <오마이뉴스> 주최로 열린 '디지털게릴라들이 만든 촛불정국' 생방송 토론회에 참석하여 발언을 하고 있다.
백성균 "10대들이 거리에 많이 나왔을 때 깜짝 놀랐다. 10대들은 자기가 뽑은 대통령도 아닌데 정부가 영어몰입교육, 0교시 부활 등을 시행하겠다고 밝히면서 불만이 쌓였던 것 같다. 그 가운데 광우병 문제가 불을 질렀다. 지난 27일 시민들은 '경찰과 싸울 필요 없이 유치장을 가득 채워 우리의 분노를 보여주자'며 자발적 연행을 택했다. 그런데도 미동조차 없는 이명박정부의 태도, 경찰의 폭력진압이 지금의 상황을 만들었다고 본다."

 

박원석 "처음 촛불문화제를 주도했던 10대의 요구는 간단했다. 정부가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생각해 쇠고기 재협상에 나서라는 것이었다. 그런데도 정부가 전혀 국민과 소통할 생각을 하지 않자 거리로 발걸음을 옮긴 것이다. 조중동을 비롯한 보수신문들은 촛불문화제가 과격시위로 변질됐다며 집요하게 음해 시도를 하지만 시민들은 전혀 위축되지 않는다. 정부는 스스로 연행을 택하는 국민들의 모습이 무엇을 시사하는 지 생각해야 한다. YS정부부터 지난 15년간 절차적 민주주의로 성숙한 시민의식을 갖추게 된 시민들에게 20년 전으로 후퇴한 모습을 보여주니까 국민들은 이를 민주주의의 위기로 인식하고 행동하게 된 것이다."

 

김작가 "10대에서 출발해 20대, 30대까지 촛불문화제가 확산되고 시민들이 거리시위에 나서는 모습을 보면서 그간 한국사회에 존재하던 가부장에 대한 저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부장제도는 소통을 배제한 구조다. 가부장제도에서 가장 자유로운 세대가 지금의 10대다. 이들이 도덕적으로 '하자 투성이'인 사람이 경제만 살리면 된다며 무조건 따르라고 주장하니 체질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거다. 최초로 가부장제도를 전복시켰던 386이 10대를 따라 나섰고, IMF사태 때 간접적으로 아버지가 패배하는 모습을 지켜봤던 20대가 그 뒤를 이었다. 그렇게 대중의 무의식이 움직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창현 "전통적인 의사소통 방식에서는 기존 언론매체를 통해 국민의사가 전달되고 이를 정치권에서 수렴하는 게 정상이다. 그러나 지금은 국민요구가 간절한데도 정책담당자들에게 전혀 전달되지 않고 있다. 소통이 단절된 상황이다. 보수신문들이 국민들의 의사수렴을 못하고 있다. 광우병 위험이 없는 깨끗한 쇠고기를 먹고 싶은 소박한 욕구를 정책담당자들이 소화하지 못하는 거다. 그래서 청계광장에 조그만 컵에 촛불을 담아 모이는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배후세력 운운하며 음모론을 설파하고 있다. 이는 잘못 봐도 상당히 잘못 본 게다. 우선 정부와 보수언론은 '왜 10대들이 촛불을 들고 나왔나' 성찰이 필요한 시기 같다."

 

"시위는 변했는데 경찰의 태도는 그대로"

 

- 87년 6월항쟁 이후 거리시위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났다. 장갑차사건, 월드컵, 탄핵 등 많았다. 과거와 비교할 때 어떤 차이점이 있다고 보나.

 

 박원석 참여연대 협동처장이 28일 <오마이뉴스> 주최로 열린 '디지털게릴라들이 만든 촛불정국' 생방송 토론회에 참석하여 발언을 하고 있다.

이창현 "시위문화는 시대적 반영이다. 70~80년대 대학가에서는 시위를 할 수도 없었고 유인물만 뿌려도 잡혀갔다. 식칼을 들고 도서관 옥상에 올라가 구호를 외치는 상황이었다. 80년대 후반 들어 자유롭게 시위에 나설 수 있게 됐고, 2000년대가 돼서야 광장에 나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시대가 됐다. 21년 전 6월항쟁 당시 거리시위와 청계광장 촛불문화제는 다를 수밖에 없다. 그때 명동성당이 민주화를 만드는 거점이었다면 2000년대는 광화문으로 진출했다. 월드컵 때는 '결집'이 강조됐다면 이제 결집된 세대들이 정치적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정치적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백성균 "시위는 변했는데 경찰들의 태도는 변하지 않았다. 광장에 모인 사람들은 인터넷에서 자발적으로 소통을 하려고 하는데, 경찰은 '국민대책회의' 관계자 10명에게 소환장을 발부하고 각 인터넷 카페를 걸고넘어지고 있다. 구시대적 발상이다. 경찰이 촛불문화제의 배후세력이라고 지목한 인터넷카페 5개 가운데는 '안티명박'과 '이명박 탄핵을 위한 범국민운동본부' 등 같은 곳을 중복 지명하기도 했다. 지금 배후도 없고 핵심세력도 없다."

 

박원석 "촛불집회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시민 자유발언이었다. 사실 촛불집회는 여중생 미 장갑차 사건이나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때도 있었지만 이 정도로 의견 개진이 적극적이지 않았다. 예전 촛불집회는 주체와 대상이 분리된 집회였다. 그러나 지금은 광장문화가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다. 광의의 정치발전이라고 생각한다. 거리시위도 정해진 코스와 방향이 있었던 것은 80년대, 90년대 방식이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청와대는 추상적 목적지일 뿐이다. 시나리오도 없고 조직된 리더도 없는 채로 즐겁게 평화행진을 하고 있다. 이는 시민사회운동을 하는 사람들도 연구해봐야 한다."

 

이창현 "디지털적 시위문화를 아날로그적 발상으로 제어하려는 것이다. 어청수 경찰청장이 '주동자 엄벌' 하는 발상은 20년 전 권위주의 체제의 관점이다. 그 관점에서 보면 시위주동자가 있고, 점조직을 통해 누가 어디 가서 시위하고 문건 뿌리고 그래야 한다. 그런데 지금은 전혀 그게 아니다. 자유롭게 소통하는 유비쿼터스 공간을 경찰이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시위 주체와 검거 주체가 튜닝이 안 돼 주파수가 맞지 않는 상황이다."

 

김작가 "두 가지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다. 지금 시위는 철저히 인터넷에 기반하고 있다. 예전에는 누가 어디에 모여라 하는 지시가 있었다면 지금은 온라인에서 개체의 소통이 쌓여 행동으로 나온다. 몇 시까지 끝낸다고 해도 해산되지도 않는다. 또 하나는 엔터테인먼트다. 예전에는 '구국의 강철대오' 같은 이상한 구호들이 난무하면서 깃발 아래 모였다. 지금은, 재밌어서 나간다. 21세기를 관통하는 코드는 '재미'다. 공연 등을 통해 얻는 하향식 재미가 아니라 자발적 참여로 만들어내는 상향식 재미다. 예전 집회문화는 솜사탕처럼 기둥에 설탕이 모여드는 식이었다면, 지금은 먼지 스스로 덩어리가 되듯 중심은 없고 개체만 존재한다."

 

- 이번 촛불문화제는 장엄하기보다는 재미와 난장, 톡톡 튀는 정치유머잔치 같은 느낌이다. 과거에는 386들이 목에 태극기를 걸고 애국가를 부르면 슬펐지만, 요즘은 신난다. 어떻게 이런 분위기가 가능해졌다고 보나. 정치발전이라고 봐야 하나.

 

이창현 "누구나 자신의 정치적 의사표현이 정책적으로 관철될 때 희열을 느낀다. 그런데 과거에는 그런 게 거의 없었다. 지금은 민회처럼 자유발언을 하고, 토론하고 그에 따라 채택된 것을 행동한다. 내가 이야기하면 사람들이 이야기해주고 행동해준다. '집단이 한꺼번에 움직이는구나' 그런 동력을 눈으로 목격하는 것이다. 청계광장은 희열의 공간이고 표현의 욕구가 마음껏 발현되는 공간이다."

 

박원석 "가부장 체제의 또 다른 특징은 엄숙주의다. 독재정권 하에서 이를 강요당한 바 있다. 그런데 그 엄숙주의를 생리적으로 견디지 못하고 공존하지 못하는 세대들이 중심에 서면서 많이 달라졌다. 살아 뛰는 생선처럼 펄떡펄떡 뛴다. 얼마든지 재미있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청소년들이 보여주고 있다."

 

김작가 "엔터테인먼트와 정치는 늘 분리된 영역이었다. 전두환정권이 3S정책을 썼는데, 그때는 '너희들은 엔터테인먼트나 즐기고 정치에는 신경 쓰지 말라'는 명령이었다면, 지금은 '엔터테인먼트가 생활과 일치'되는 상황이다. 대중들의 사고에도 엔터테인먼트적 사고가 무의식을 이끌고 있다."

 

"자발적 흐름 좋지만 시위대 내부 불신 없애야"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저항이 날로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28일 <오마이뉴스>가 주최한 생방송 토론회에서 '디지털게릴라들이 만든 촛불정국'의 주제로 참석자들이 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대중음악평론가 김작가, 박원석 참여연대 협동처장, 장윤선 오마이뉴스 기자, 이창현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백성균 미친소닷넷 운영자

- 촛불문화제를 국민대책회의가 주관하기 시작하면서 네티즌 비판이 쇄도했다. 자발적 네티즌의 길, 조직화된 운동사회의 길, 어떤 방향으로 이끌 것인가.

 

박원석 "비판 글은 여전히 많이 올라온다. 국민대책회의가 더 잘하라는 질책이라 생각한다. 분명 자율성이라는 새로운 코드를 운동사회가 못 읽고 있는 부분이 있다. 시행착오를 거치는 과정에 있고 이해의 폭을 넓혀나가는 과정이 있다. 하지만 지금 합치되는 부분도 늘어나고 있다. 장관고시를 하게 되면 긴 싸움이 될 것 같은데 지금 당장 합의된 큰 틀은 평화적 진행과 다양성, 자율성을 존중하는 것이다. 형식과 내용에 대한 이견 역시 소통을 통해 점점 나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백성균 "평화적으로 해야 한다는 점에 동의한다. 촛불문화제 도중 일부 네티즌들이 강경하게 나가자며 거리로 나섰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이는 것이기 때문에 경찰도, 국민대책회의도 못 막는다. 우려스러운 것은 시위대 내부에 불신이 생긴다는 점이다. 중심이 없고, 자발적 흐름이기 때문에 '프락치' 발언도 심심찮게 나온다. 자발적 흐름은 좋지만 그런 불신이 쌓이지 않도록 일사불란하고 책임있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박원석 "상황실장으로 얼굴이 알려졌지만 종종 프락치 소리를 듣는다. 조중동 등 보수언론들의 음해나 경찰의 진압으로 시민들이 피해 입을 것을 우려해 승리적으로 정리하자는 의견을 개진하는데, 그때 공격을 받는 경우가 더러 있다. 국민대책회의는 만일 연행자가 발생하면 법률지원단을 통해 구명 노력을 하는 수밖에 없다. 시민 내부에서 서로 비난하는 것을 자제하고 큰 흐름을 따라가자는 의견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국민대책회의 내부에서도 곧 정리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디지털 게릴라 활약에 보수언론 위력 약화"

 

- 촛불정국을 리드하는 것은 디지털게릴라다. 80년대는 시청 앞이 광장이었다면, 지금은 다음 아고라가 광장구실을 하고 있다. 주경야독 식으로, 밤에는 촛불집회에 참가하고, 낮에는 블로거가 돼서 1인 미디어에 본인의 활동을 기록한다. 시민미디어 뉴트랜드, 어떻게 보나.

 

 이창현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가 28일 <오마이뉴스> 주최로 열린 '디지털게릴라들이 만든 촛불정국' 생방송 토론회에 참석하여 발언을 하고 있다.
이창현 "과거 아날로그 게릴라들은 큰 전지에 매직펜으로 글을 써 대자보를 붙이는 것으로 싸웠다. 그때는 지나가는 관객을 대상으로 현장에 게시하는 게 전부였지만 지금은 소통의 공간, 인터넷에서 상호작용하고 있다. '프로슈머'라고 한다. 기사를 생산하는 사람과 소비하는 사람이 동일시 된 것이다. 종각 지하철역 지붕에 올라가 중계방송 하는 시기가 된 게다. 조직 엘리트에 의해 일방적으로 메시지가 전달되는 상황이 아니라, 소통의 장이 열렸고, 과거와 같은 지시편달은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됐다. 자신의 의견에 책임을 가지고 타인의 의사를 비판적으로 읽어낼 수 있는 유비쿼터스 시대의 자유로운 지식인이 필요하다."

 

김작가 "제 주변에도 '디지털게릴라'들이 많다. 블로그를 통해 스스로 의견을 조직하고 댓글들이 몇 천개씩 달리고. 예전처럼 매체에서 기사를 잘 써주기를 기대하는 게 아니라 다시 '입소문의 시대'로 돌아간 게다. 기존 언론에서는 배후가 있다고 하면 믿을 수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무리가 있다. 보수언론은 여론선동능력을 상실했다. 보수언론이 느끼고 있을 가장 큰 위기의식이 아닌가 싶다. 인터넷에 모인 네티즌들이 여론을 형성하고 있다. 한 단계 더 발전한 것은 시민들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를 장착하기 시작했다는 거다. 핸드폰, 동영상 카메라 등등 모든 미디어 형태를 쓴다. 뉴미디어 측면에서 핵심이 바로 이 점이다."

 

백성균 "초보 디지털게릴라지만 적어도 다음 아고라에 네티즌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설명할 수 있다. 글을 올리고 댓글이 달리고, 추천을 올리는 것에 희열을 느낀다. 새벽 6시까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한다. 또 촛불집회에 오면 그를 다 같이 공감한다.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내고 싶은 욕망도 생긴다. 인터넷방송 <아프리카>의 경우도 개인이 만들어간다. 처음엔 나도 그들이 기자인줄 알았는데 일반 네티즌이었다. 인터넷의 진화가 빠르다."

 

이창현 "과거는 신문중심 사회였다. 특정신문이 의제설정기능을 하면 수용자들이 아젠다를 받아들이는 격이었다. 그래서 과거 조중동의 파워가 셌다. 그러나 기존 신문들이 사회 내에서 아젠다 세팅의 위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점을 촛불시위가 핵심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배후가 있다', '미국 소고기는 안전하다'고 연일 홍보하지만 시민들은 믿지 않고 촛불을 든다. 시청 앞 광장, 청계광장은 인터넷 공간의 현실판이다. 말하고 댓글 달고 결정이 이뤄지고, 행동하는 인터넷의 실제현장이다. 자유로운 의사소통의 장으로 말이다."

 

- 촛불문화제에 나가면 조중동에 대한 취재 거부도 세다. 특정언론 구독중단을 선언하는 이들도 있다. 기존 언론에 대한 불신이 커진 현상인데 어떻게 보나.

 

박원석 "성과라 생각한다. 지금 시민들은 조중동의 '쌩얼'을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실체를 정확히 알고 있다. 조중동도 속으로는 위기감을 느낄 거다. 미디어 환경도 변했고 디지털 게릴라들의 여론이 만만치 않다. 저대로라면 조중동은 곧 국민들로부터 버림 받을 것이다."

 

김작가 "영화 <매트릭스>가 생각난다. '매트릭스'라는 가상현실, 시스템이 만들어낸 가상현실 속에서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다. 조중동의 역할이 바로 그 '매트릭스' 같았다. 영화에서 네오와 저항군들이 '매트릭스'를 깨뜨리고 실제 세계를 만들어내듯이 지금의 촛불집회도 '매트릭스'를 깨가는 과정이 아닌가 싶다."

 

백성균 "촛불문화제를 진행하면서 안티조선운동의 성과였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지금은 교육문제, 의료문제, 이명박정부 정책 전반을 비판하는 의견들이 상당히 올라온다. 이런 촛불문화제가 진보적인 이야기를 모아내는 장이 됐다. 그 중의 하나가 조중동의 실체를 알려내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창현 "대통령은 소통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대통령이 의미하는 소통은 다른 것 같다. 대통령의 의중이 국민들에게 전달되지 않았다는 뜻 같은데, 소통은 일방적으로 말하는 게 아니라 얘기를 듣는 게 본질이다. 이명박 대통령도 청계천에 나왔으면 좋겠다. 나와서 딱 30분만 듣다보면 본인 스스로 소통의 문제가 무엇이었는지 알게 될 것이다."

 

"장관고시 강행하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 확산될 것"

 

- 정부는 내일(29일) 새 수입위생조건을 담은 장관고시를 할 걸로 보이는데, 향후 정국은 어떻게 될 것으로 예측하나.

 

 대중음악평론가 김작가가 28일 <오마이뉴스> 주최로 열린 '디지털게릴라들이 만든 촛불정국' 생방송 토론회에 참석하여 발언을 하고 있다.
박원석 "이대로 장관고시를 강행한다면 국민을 상대로 전쟁을 하겠다는 것이다. 동서고금을 통틀어 국민을 이기는 정부는 없다. 무덤을 파는 길이다.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확산될 것이다. 이미 정부는 대운하, 교육문제 등을 통해 독선과 오만, 무능을 드러냈다. 이 같은 국민무시에 대해 총체적으로 비판받는 양상이 벌어질 것이다."

 

백성균 "탄핵은 실제 국회에서 돼야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사태에 대한 학습효과가 우리 국민에게 있다. 그러나 이는 분노의 표현이다. 장관고시가 되면 실제 미국산 쇠고기가 시판되는 현실이 닥치는데 그동안 조중동만 보셨던 분들, 여러 정보에 어두운 분들이 문제를 체감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더 많은 시민들이 광장에 모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작가 "탄핵과 하야 구호가 처음부터 난무했던 건 아니다. 경찰 진압작전부터 폭력정권 물러가라는 소리가 나왔다. 공권력이 시민들을 보호하는 게 아니라 탄압주체로 바뀌면서 쌓였던 분노가 폭발한 것이다."

 

이창현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한 지 100일도 안 됐다. 우리는 앞으로 4년 9개월간 이명박정부는 함께 살아야 한다. 이명박정부가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된다. 쇠고기 문제, 대운하 등은 이명박정부의 핵심 정책이다.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미룰 수 없다. 대통령 스스로 다시 한 번 성찰이 필요한 시기다. 정부는 장관고시를 미루고, 재협상에 나서야 한다. 공안대책으로는 촛불문화제를 무마할 수 없다. 촛불문화제는 시민들의 준엄한 경고이자 소통의 의사표현이다. 이명박정부는 당연히 이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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