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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가 주목받고 있다. 치솟는 기름 값과 심각해지는 대기오염, 현대인의 운동부족 문제를 '한 큐'에 해결해 줄 기대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여기저기서 자전거 타기를 권하는 곳도 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흐름이 완벽하게 실현되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군대다. 정확히는 군대의 병사들에 한해서다. 병사들은 차량 보유가 불가능하다. 그러나 일부 부대는 면적이 너무 넓다. 심지어 부대 끝에서 끝까지 걸어서 1시간이 넘게 걸리기도 한다. 걷기엔 버겁다. 그래서 사랑받는 것이 자전거다. 불편함의 자전거가 군대에선 편리함의 상징이 된다.

내가 일하는 부대에서도 마찬가지다. 20분 걸려 걸어야 될 거리를 10분 내에 주파하게 해주니 초고속 교통수단인 셈이다. 점심시간, 식당에 빨리 갔다 와서 달콤한 낮잠을 잘 수도, 박진감 넘치는 족구경기를 한 세트 더 할 수도 있게 만들어 주는 마법의 도구인 것이다.

상황이 이러하니 자전거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겠는가? 그래서 자연스레 자전거를 선택하는 것부터 신중해진다. 싸고 오래가는 제품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선택된 자전거는 이후 수십 명의 병사들에 의해 검증과정을 거친다. 새 제품을 사서 부서질 때까지 검증되니 그야말로 철저한 검증이다. 이른바 '뽕빨' 검증이라고나 할까?

이 엄격한 과정을 거친 자전거는 어떤 것이 있었을까? 개봉박두!

초저가형 모델, 삼천리자전거의 스파크

 초저가형 모델, 삼천리 자전거의 스파크
초저가형 모델, 삼천리 자전거의 스파크 ⓒ 이창욱

가장 먼저 2005년에 구입했던 자전거는 삼천리자전거에서 나온 스파크란 모델이다. 딱 기본구조만 있는 것 같은 심플한 모양새로 26인치의 큰 바퀴와 21단 기어를 자랑하는 국내 최저가 모델이었다. 총 4대를 운영했었다. 선택의 이유는 단연 가격, 그 뿐이었다. 저렴하니 여러 대를 살 수 있어서 자전거 대중화의 시대를 열었다.

그런데 이 자전거는 내구성이 약한 듯 잔 고장이 많았다. 브레이크 부분이 특히나 취약부분이었다. 급기야 3명으로 구성된 자전거 수리 팀을 꾸려 부품을 사놓고 고쳐보기도 했다. 하지만 얼마 못 버티고 결국 폐차되었다. 고치느니 새로 사는 게 싸다는 결론에 이른 것이다. 그래도 이 제품, 제 몫은 했다. 웬만한 자전거 1대 살 돈으로 3대씩이나 살 수 있었기에(당시 6만원대에 구입) 행복했던 제품이다. 가격 최고!

이 자전거에 대한 평가는 '싸게 잘 탔다'였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사실 우리가 기대한 것도 딱 그만큼이었으니 적절한 선택이었다.(2005년말~2007년 초반까지 생존) 총평은 가격 부담 없이 타다 버릴 제품으로 안성맞춤.

주행감 좋은 자전거, 알톤의 맨하탄

 알톤에서 나온 맨하탄, 병사들에게 "백마"라는 애칭으로 통한다.
알톤에서 나온 맨하탄, 병사들에게 "백마"라는 애칭으로 통한다. ⓒ 이창욱

이후 올 초(1월경)에 구입한 자전거는 알톤에서 나온 맨하탄이란 모델이다. 역시나 26인치의 큰 바퀴에 21단의 기어를 자랑한다. 조금 단가가 높아진(10만원대) 이 자전거는 스파크에 비해 우수한 주행감과 내구성을 보여주고 있다. 직접 타본 결과 스파크에 비해 단단하다는 느낌이다. 두 대가 운영 중인데 많은 이들이 애용하기에 피로도가 쌓일 만도 한데, 아직 쌩쌩하다. 새것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많은 검증단들이 스파크에 비해 장점으로 꼽은 것은 푹신한 안장감. 맨하탄은 이중 스프링 쿠션 안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맨하탄의 장점 이중 쿠션 안장
맨하탄의 장점 이중 쿠션 안장 ⓒ 이창욱
이 자전거를 가장 많이 애용하는 이 아무개 병장에 따르면 "뭐 별 차이가 없는데, 안장감이 좀 좋은 거 같기도 하네요"란 평가다. 자전거가 별 게 있나? 뭘 그런 걸 다 물어봐? 하는 표정으로 답해주었다. 다수의 병사들에게도 질문해본 결과 엇비슷한 평가다. 총평은 안장감이 좋고 꽤 튼튼한 생활용 자전거라고 할 수 있다.

근거리 이동 수단으로 쓰이는 자전거에게 요구되는 성능은 잘 굴러가고, 고장이 없으면 그만이다. 거기에 안장감이 좋아 엉덩이가 아프지 않는다면 금상첨화이겠고. 이러한 조건들을 놓고 개인적으로 비교해볼 때 스파크는 초저가형으로 잘 굴러가고 적당히 튼튼하다. 거기에 맨하탄은 조금 더 튼튼하고 안장감도 좋다고 할 수 있다. 생활용 자전거로는 둘 다 손색이 없었던 것이다.

어찌됐든 이 두 자전거는 두 발이 유일한 교통수단인 '뚜벅이' 병사들에게 고마운 존재다. 면회 온 가족을 조금 더 빨리 만날 수 있게, 또 고픈 배를 조금 빨리 채울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뚜벅이 병사들의 '로망', 자전거는 오늘도 힘차게 달린다.


#자전거 #생활용자전거#병사#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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