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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 쇠고기 갈비찜이 맛깔스럽다.
▲ 갈비찜 매운 쇠고기 갈비찜이 맛깔스럽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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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문화가 변화하고 있다. 한식과 양식, 일식의 경계가 모호해지는가 하면 최근에는 국적 불명의 퓨전음식까지 등장하고 있다. 피자에 김치와 불고기, 빵에 고구마는 이제 기본이고 우리의 전통음식인 부침개에 치즈가루를 뿌리고 갈비찜에는 양식재료가 뒤섞여있다.

음식을 먹다보면 이게 양식이야? 한식이야? 도대체 구분이 안 간다. 며칠 전에 맛본 갈비찜 역시 그렇다. 쇠고기갈비찜은 분명 한식인데 들어간 내용물의 면면을 살펴보니 구분이 모호해진다. 갈비찜에 서양요리의 주재료인 파슬리와 삶은 옥수수를 고명으로 올렸다.

그래도 역시 갈비찜이야!
▲ 쇠고기갈비찜 그래도 역시 갈비찜이야!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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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치집의 감초 '갈비찜'

한국 잔치집의 주 메뉴는 갈비찜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밤, 잣, 대추 등의 고명을 넣은 연하고 양념 맛이 잘 밴 토종갈비찜 찾기가 쉽지 않다. 맛내기에 가장 기본이 되는 양념순서가 잘 지켜지지 않는 것 같다. 고기에 칼집을 넣어 양념 맛이 잘 배이게 하고 배 즙이나 청주에 재워두어 고기의 육질을 연하게 하여야 한다.

쇠고기 중에 최고급 부위인 쇠갈비는 지방질이 많으나 부드럽고 마블링이 많을수록 품질이 좋다. 마블링은 쇠고기를 단면으로 잘랐을 때 살코기속에 박혀있는 지방층이다. 쇠갈비는 선홍색을 띤 탄력 있는 것으로 기름이 적은 것을 골라야 한다.

토막 낸 갈비를 정육점에서 구입하여 핏물을 뺀다. 기름을 떼어내고 고기에 칼집을 넣어 연하게 한다. 배 즙을 넣고 버무려 30분 정도 재어둔다. 재어 둔 갈비를 솥단지에 담아 양념장을 2/3 정도 넣어 물을 붓고 끓인다. 센 불에서 끓이다가 한소끔 끓어오르면 불을 한 단계 줄여 중간 불에서 은근하게 조린다. 국물이 반으로 줄면 미리 손질해 놓은 밤과 남은 양념장을 넣어 조린다. 찜 그릇에 완성된 갈비를 담고 고명으로 마무리한다.

양념장을 끼얹은 부드러운 순두부
▲ 순두부 양념장을 끼얹은 부드러운 순두부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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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식이야, 한식이야?
▲ 매운 갈비찜 양식이야, 한식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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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역시 갈비찜이야!

매콤하다. 매운 쇠고기갈비찜이다. 기존의 맛과는 분명 다른 색다른 맛이지만 그런대로 괜찮다. 요즘의 신세대들은 오히려 매운맛을 더 선호한다고 한다.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더니 음식 맛 또한 많이도 변했다.

매운 갈비찜의 유래를 찾아보니 확실치는 않으나 1972년 대구시 중구 동인1동 파출소 뒷골목의 대폿집에서 한 할머니가 막걸리 안주로 내놓았던 데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연탄불에 구워낸 갈비찜이 입소문으로 전해져 유명해지자 주변에 업소가 하나둘 늘어나 갈비찜 골목이 형성됐다고 한다.

매운 갈비찜정식 1인기준 7.000원이다. 2인분을 시키면 2~3인이 함께 식사하면서 먹을 수 있는 분량이다. 가격도 그리 큰 부담이 되지는 않는다. 딴에는 확 당기는 그런 맛은 없었다. 밑반찬도 평범하다. 그런데도 갈비찜에 마음 한 자락이 여태껏 머문 것은 업소 주인의 철저한 서비스 정신 때문이다. 입구에서 손님의 구두를 정성껏 닦고 있는 그를 보고 어찌 그 집에 반하지 않으랴.

쇠고기갈비찜의 매콤한 맛이 은근하게 와 닿는다. 갈비찜의 맛은 부드럽고 쫄깃하니 맛깔스럽다. 이따금씩 입에 씹히는 가래떡이 매운맛을 상쇄시켜 준다. 옥돌불판에 지글지글 끓이면서 먹으면 한결 맛이 좋아진다. 온도가 그대로 유지되어 그 맛이 그대로 전해진다.

갈비는 연탄불에 구워먹어야 제 맛인데 매운 갈비찜도 괜찮다. 갈비 냄새를 맡고 그냥 지나칠 이 그 누구 있으랴. 자칫 입맛을 잃기 쉬운 봄철 매운 갈비찜으로 입맛을 되살려보자. 매콤한 갈비찜으로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려버리자.


태그:#갈비찜, #매운 갈비찜, #한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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