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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1월 23일 대한민국 국회는 재헌의원 구성 이후 중요한 이정표 하나를 세운 날로 역사는 기록할 것이다.

 

경제성역, 삼성제국이라는 오명을 스스로 방치했던 국회는 23일 본회의를 열고 '삼성비자금 의혹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대안)'을 재석의원 189명 중 찬성 155명, 반대 17명, 기권 17명으로 가결했다.  

 

지난 달 29일 김용철 변호사가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을 통하여 삼성비자금의혹을 폭로하면서 불거졌던 삼성특검법안이 통과되리라고는 사실 확신하지 못했다. 삼성은 김용철 변호사는 정신장애와 비도덕적인 인물로 매도하였고, 청와대는 '공수처'와 연관시켜 거부권행사를 시사했고, 일부 언론은 경제상황 운운하면서 부정적인 여론을 조성했다. 정치권 역시 미적거리는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용철 변호사 폭로는 삼성특검을 되돌릴 수 없게 했다. 김용철 개인문제로 돌리려고 했던 삼성은 더 이상할말이 없게 되었다. 검찰도 특별수사본부까지 꾸려 철저한 수사를 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작은 산 하나를 넘었다. 청와대가 거부권을 행사할 것인가? 하지 않을 것인가? 답은 분명하다. 거부권을 행사하면 안 된다. 특검법안 중에 '2002년 대선자금 및 최고권력층에 대한 로비자금'포함되었기 때문에 청와대로서 곤혹스러울 수 있다. 특검이 진행되면 노무현 대통령도 수사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나라당이 끊임없이 제기한 당선축하금을 이번 특검을 통하여 완벽하게 털어버리는 것도 좋은 일이다. 노무현 대통령 퇴임 후에도 당선축하금 문제는 두고두고 부담이 될 수 있다. 아예 털어버림으로써 홀가분하게 퇴임 후 생활을 하면 된다.

그동안 시민단체와 경제정의를 원했던 많은 사람들이 요구한 것보다는 못하지만 삼성지배권 승계과정에서 저지런 온갖 불법 행위들을 수사하게 되었다. 경제정의 첫 발을 내딛은 것이다. 아직 갈 길은 멀다. 가야 할 길이 저 멀리 보인다. 가는 길에는 언론, 경제인, 정치인, 경제전문가, 기업들이 온갖 방해와 장애장막을 칠 것이다. 위헌론, 경제위기론, 음모론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어떤 경우는 작은 돌맹이일 수 있고, 커다란 바위일 수도 있다. 어떤 장애물이 있더라도 묵묵히 가야 한다. 이번 특검이 삼성의 모든 문제를 다 해결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낙담해서는 안 된다. 얼마나 기다렸던 삼성특검인가? 삼성이 '예'이면 대한민국 '예'였고, '아니면' '아니'였다. 이런 비극이 이제 깨어졌다. 삼성이 아니라고 할 때 대한민국이 예라고 할 수 있는 첫 발을 내딛었다.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 했다. 대한민국 경제정의를 위한 한 걸음을 내딛었다.

 

이 걸음을 청와대와 삼성, 일부 언론, 경제인들이 막으면 안 된다. 그 중에 청와대가 막으면 안 된다. 만약 막는다면 참여정부 최대의 오점으로 역사는 기록할 것이다. 삼성제국 오명을 벗긴 첫 국회가 되었듯이 첫 청와대가 되어야 한다.


태그:#삼성특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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