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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진영 신곡 'Kiss' 뮤직비디오 박진영이 6년만에 낸 7집 앨범에 실린 곡 'Kiss' 뮤직비디오 앞부분이다. 경영자에서 '가수'로 돌아오는 박진영의 라이프 스토리를 떠올리게 한다.
ⓒ JYP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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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서로 행복한 건 제정신으로 행복한데, 가수로 행복한 건 제정신이 아닌 채 행복한 거 같다. 가수가 더 행복하다."

박진영이 15일 밤 9시 청담동에 있는 한 바에서 7집 앨범 맛보기인 'Listening Party'를 열었다. 6년 만에 내는 7집 앨범 'Back To Stage' 발매를 앞두고다. 박진영은 "보통 하는 딱딱한 기자회견이 싫어서 이런 스타일을 택했다"고 했다. '기존 관습'에 얽매이기 싫어하는 모습은 여전했다.

패션 스타일도 과도하진 않지만 평범하지도 않았다. 허벅지는 벙벙하고 종아리는 짝 달라붙는 승마바지 스타일 배기 팬츠에, 보통 턱시도 입을 때 하듯이 약간 광이 나는 천으로 배를 복대처럼 돌돌 만 스타일이었다. 거기다 발목 위까지 올라오는 워커를 신었다. 10kg이나 뺐다는 소문대로 예전보다 슬림했고, 춤도 더 딱딱 떨어졌다.

이날 공개한  '키스' 뮤직비디오 속 박진영은 역시 섹시했다. 섹시한 여자 백댄서들이 빠지지 않았다. 하지만 온몸이 '뜨끔'할 만큼 파격적이진 않았다. 잘 다듬어진 듯 모던했고 미묘한 섹시함을 발했다. 박진영은 이어서 훤칠한 남자 백댄서들과 함께, 절도 있게 딱딱 떨어지는 춤을 추며 7집 타이틀 곡인 '니가 사는 그 집'을 불렀다.

하지만 뜻밖이다. '니가 사는 그 집'은 파격적으로 섹시한 댄스곡이 아니라 애절하다. 옛날 애인을 오랜 만에 만나 놀란 남자가, 그 여자가 남편과 아이와 함께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고 옛날을 떠올리며 가슴 아파하는 이야기다. 노래가 끝나고 의자에 앉은 박진영은 "프로듀서로 설 때는 하나도 안 떨렸는데, 가수로 말하려니 너무 떨린다"며 한 손으론 연신 땀을 닦아내며 말했다.

이제 가수로 돌아온 박진영.
 이제 가수로 돌아온 박진영.
ⓒ JYP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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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목표는 여러분 모두 감동 받고 '어우, 음악 좋고 감동 받았다'며 돌아가는 거다. '키스(Kiss)' 뮤직비디오 어땠나? 새롭다. 저런 것도 할 수 있겠구나라 생각하게 하고 싶었다. 6년 만에 첫 퍼포먼스를…. (감격에 겨운지 말을 못 잇다가) 6년 만에 워밍업하는 거니까 좋게 봐 달라. 저, 무대에서 떨어본 적 없는데… 13년 동안 그랬는데, 오늘 굉장히 떨린다.

6년 만에 내는 앨범은 나쁘게 말하면 컨셉이 없고, 좋게 말하면 굉장히 다양하다. ‘키스’는 한 달 전에 썼다. ‘니가 사는 그 집’은 4년 전에 썼다. 잃어버릴까봐 회사 금고에 넣어 놨다. 35살 되니까, 제일 중요한 게 내가 나머지 인생을 어찌 살까, 내가 누구고 하는 거다. 세상은 똑같은 걸 가르친다. 애 낳고 가정 돌보고…. 모두 그리 가르치니 우리 모두 똑같이 한다.

가만 있어보니, 내가 행복한가? 내가 가수를 왜 하지?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난 답을 얻었다. 첫 번째 난 '딴따라 블루스'란 거다. 내가 깨달은 건, '아. 난 딴따라구나' 노래하고 춤추고 싶었다. 한 명이라도 앞에 있으면 노래하고 감동받게 하고 싶고, 100명이 있으면 그 앞에서 공연하고 싶었다. 그 6년 동안 굉장히 많은 곡을 썼다. 그때 그때 쓰고 싶어 썼던 곡들이라 되게 자연스럽다.

미국에 간 건…. 2002년 '비'의 '태양을 피하는 방법'이 1위를 했다. 24번째 1위곡이었다. 그때 뭔가 새로운 걸 해 보고 싶단 생각을 했다. 무작정 떠나야겠다 싶었다. 그런데 이왕 고생하러 가는 거, 제일 어려운 미국에 가 고생하자 해서 미국에 갔다. 돈도 없었다. (JYP) 주주들이 반대해 회사 돈도 못 썼다. 그래서 아는 형 집에서 곡을 만들어 팔고 그랬다. 2003년엔 LA에 있는 21개 음반사 도는 거, 계속 그거만 했다. 또 가고 또 갔다.

2004년 메이스 앨범에 곡이 실렸고 이 곡이 빌보드 4위까지 갔다. 2005년 윌 스미스에게 곡을 줬고 캐시에게도 곡을 줬다. 2007년 돼 용기 내 회사 주주들을 설득했다. 이거 봐라. 할 수 있다. 투자 받아 맨해튼에 JYP USA를 열었다. 아시아 음반사로는 처음이다. 어느 아시아 음반사도 없다. 아무도 곡 하나 못 팔았다. 다 포기할 때 제가 처음 미국에 가 곡을 팔고 회사까지 열었다. 그리고 한국에서 세 명을 데려갔다. 지 솔, 민, 임정희다. 이들 셋 다 미국 음반사랑 계약까지 했다."

그 뒤 박진영은 미국 활동 이야기를 털어놨다. 어셔 같은 가수를 프로듀스한 유명 프로듀서 릴 존과 R. 켈리 등을 만난 이야기, 그들에게 곡을 주고 그들이 JYP가 데려간 가수 세 명과 앨범 계약을 한 이야기를 쏟아 놨다. 그러느라 6년이 걸렸다고 했다. 그래서 이제 6년 만에 컴백한다고 했다.

다음은 박진영과 나눈 일문일답.

박진영이 6년만에 7집 앨범을 들고 컴백한다. 사진은 박진영 7집 앨범 쟈켓.
 박진영이 6년만에 7집 앨범을 들고 컴백한다. 사진은 박진영 7집 앨범 쟈켓.
ⓒ JYP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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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일 때가 더 행복하다

- 몸짱이다. 이번에 10kg이나 뺐다던데?
"근육질로 몸을 만들려는 게 아니었다. 마이클 잭슨처럼 마른 몸을 만들어야겠다 생각했다. 그래서 저녁마다 비빔밥을 시켜서 밥 빼고 나물만 먹었다. 고기는 5년 전에 끊었다. 담배하고 같이 5년 전에 끊었다. 그래서 생선하고 해물만 먹었다."

- 6년 만에 컴백하는데 '가수로 성공하겠나?' 하는 부담감은 없었나?
"굉장히 부담 간다. 어떤 곡으로 컴백할까 생각하다, 팬들하고 같이 나이 들어야 한다 생각했다. '니가 사는 그 집'은 사실 어린 친구들하고 상관없는 노래다. 사실 <뮤직뱅크> 같은 프로에 나가서, 네 아이가 내 아이였어야 한다는 걸 어찌 이해시킬지…. 내 팬은 20대, 30대다. 옛날 분들을 만족시켜야겠다 생각했다."

- '니가 사는 그 집'에 대한 아내의 반응은?
"전에 '난 여자가 있는데' 때다. 내가 그 곡을 신나서 들려줬는데, 마침 그날이 화이트데이였다. 그거 들려줬다 욕만 바가지로 먹었다.(웃음) 그런데 그게 상상한 노래니까, 실제 그런 일이 있는 게 아닌 거 알기 때문에 신경 안 쓴다."

- 미국에서 정작 자신을 위해선 어떤 일을 했나?
"애초 미국 간 목표가 동양 가수를 미국에서 성공시킨다는 건데, 거기 적합한 사람이 내가 아니었다. 곡을 판 것도 작곡가로 인정받고 가수들 데뷔시킬 수 있으리란 걸 알아서였다. 그 친구들을 데뷔시켜 성공시키면 결국 날 위한 것이기도 하다."

- 가수와 프로듀서, 어느 게 더 본인한테 맞나?
"옛날 한창 가수할 땐 그게 얼마나 좋은 건지 몰랐다. 6년 동안 그게 얼마나 좋은 거였는지 깨달았다. 프로듀서로 행복한 건 제정신으로 행복하다. 가수로 행복한 건 제정신이 아닌 채 행복한 거 같다. 무대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게 좋다. 가수가 더 행복하다."

- 6년 만이다. 어떤 활동을 할 건가?
"옛날엔 신경 많이 썼다.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이미지 관리에 굉장히 신경 많이 썼다. 하지만 지금은 신경이 전혀 안 쓰인다. 어떤 프로에 나가든 기자를 하나 만나든 너무 즐겁다. 제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고 나니까, 이미지 관리에 신경 안 쓰는 거 같다. 옛날엔 자신 없었으니까 이미지 관리에 신경 쓴 거 같다. R. 켈리가 내 (핸드폰) 전화기에 멜로디를 녹음해준 날, 난 죽어도 여한이 없다 생각했다. 또 R. 켈리 곡 작업한 다음 날, 난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 생각했다."

- 원래 까무잡잡한 이미지였다. 그런데 오늘 보니 하얗다. 피부 관리를 하나?
"전혀. 투자해도 바뀔 외모가 아니어서. 돈 아까운 거 같다. 바뀌어야 투자를 하지."

- 사랑에 대해?
"사랑에 대한 욕구는 끝이 없는 거 같다. 죽을 때까지… 한 여자와 한 남자가 50년에서 60년을 살아도 그렇다. 그런 게 없으면 곡을 아예 못 쓰지. 실천하면 안 되지만, 마음속에 그런 환상이 있는 거 같다. 또 그게 건강한 거 같고."

- 2세 계획은?
"결론은, 없다. 누구나 2세를 가져야 하나? 그런 생각을 한다. 잘 모르겠다. 2세 생기면 욕심이 많이 생길 거 같다. 돈도 많이 벌어야할 거 같고 안 좋은 욕심이 생길 거 같다. 저출산 시대에 욕 먹을 소리인가."

힘들수록 오기가 생긴다

- '텔미' 인기가 놀라운데… 미리 이럴 줄 알았나?
"지금 연예 생활한 지 13년 됐는데 보니까 모든 게 맞아떨어져야 한다. '텔미'는……. 시대가 그걸 원하기도 했고, 가수도 맞았고, 음악도 맞았고. 계산한 건 아니고 뒤돌아보니 그랬던 거 같다."

박진영 7집에 실린 곡 '키스'의 뮤직비디오 한 장면.
 박진영 7집에 실린 곡 '키스'의 뮤직비디오 한 장면.
ⓒ JYP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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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고적인 음악이 세계적인 추세인가?
"언제나 최신 음악을 하는 사이사이 복고가 있었다. 90년대 후반에 퍼프 대디가 복고로 어마어마한 성공을 했지만 지금 복고 트렌드는 아니다. 어느 정도 있는 만큼 있는 거 같다."

- 미국에서 어느 순간 포기하고 싶진 않았나?
"그만두고 싶었던 적은 없는데…. 힘들면 힘들수록 더 오기가 생긴다. 굉장히 힘들고 외로웠던 적은 많았다. (미국에서) 아는 형 집에 방 한 칸 빌려 살았다. 그 방법 밖에 없었다. 그 집이 신혼집이었는데 처음엔 3달 있을 거라고 했다. 그런데 6달 있으니까 나중엔 눈치가 보이더라. 하지만 방법이 없으니까 계속 비비고 있었다. 그러다 메이스한테 곡 주고, 그 곡 비 1,500만 원을 받자마자 형수 시계부터 사드렸다.  그런데 힘들다보니, 반대로 살아있는 게 느껴졌다. 미국 가서 무시당하니, 오히려 내가 살아있는 게 느껴졌다. 좌절감보다 생명에 찼다."

- 가수들의 어떤 면을 보고 이 친구를 키워야겠다고 생각했나?
"매력 있는 사람을 뽑는다. 노래와 춤 잘 해도 안 좋은 사람은 안 뽑는다. 왜냐면 좋은 사람은 그 옆에 있으면 즐겁기 때문에 많이 해주게 된다. 나중에 내가 뽑은 가수들이 어떤 가수인가 보니, 다 성실하고 겸손하더라. 내가 재능보다 그런 걸 보더라. 우리 회사가 10년 넘었는데, 우리 회사 가수들 가운데 누구도 한 번도 음주 운전이나 폭행, 마약, 10년 동안 이런 일이 한 번도 없었다.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랑 즐겁게 일하는 게 사업보다 중요하다. 재능보다 좋은 아이들을 옆에서 키워주고 싶다."

- 예전엔 '이슈'도 되고 그랬다. 지금은?
"이젠 춤이고 의상이고 멋있는 걸 하고 싶다. 그냥 튀려는 게 아니고. 옛날에도 튀려던 게 아니고, 한국 사회가 자꾸 무난하게 만드니까 그 반발심이었다. 모든 사람에게 무난하길 바란다. '올 해 나이 몇이죠?' 그래서 '서른이요' 그러면 '오우, 결혼해야지' 그런다. 그거, 다른 나라 같으면 뺨 맞을 소리다. 아이 없는 사람한텐, '어우, 애가 있어야죠' 이런다. 모든 사람을 똑같이 만들려는 분위기가 너무 답답하다. 그래서 젊은 혈기에 이상하게 간 거 같다. 그런데 지금은 멋있는 걸 하고 싶다."

잠자면서도 노래를 만든다

-'텔미', 그리고 지난 6집과 지금 7집 차이가?
"내가 가수들 프로듀스 하면 둘 중 하나다. 정말 친근하게 하든지, 어렵게 만들든지. GOD나 원더걸스는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곡이고, 박지윤이나 비는 보고 즐기라고 어렵게 만든 거다. 나도 어려운 쪽이다. '텔미' 무조건 쉽고 친근하게 만들었다. 잠자는 시간까지 음악 관련 일을 한다. 꿈속에서도 곡 쓰고 가사 쓰고 한다. 잠자며 일한다. 그러다 일어나서 (꿈에서 본 곡을) 정리한다. 난 24시간 일한다. 일 안 하는 날은 금요일이나 토요일 하루 골라 클럽에 간다. 술 먹고 춤추러 간다. 그런데 그것도 일 같다. 클럽에서 춤추고 놀지 않으면 감각을 잃어버릴 거 같다. 내가 술에 약간 취해 춤추는 걸 너무 좋아한다."

박진영의 신곡 '키스' 뮤직비디오 촬영 장면.
 박진영의 신곡 '키스' 뮤직비디오 촬영 장면.
ⓒ JYP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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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와 타이틀곡인 '니가 사는 그 집'은 어떤 장르인가?
"'키스'는 내가 꿈꿨던 걸 한 거다. 악기 없이 타악기만으로 하고 싶었다. 잘 들어보면, 이 노래에 노래는 있는데 악기는 하나도 없다. 전부 타악기다. 장르는 힙합 장르다. 그런데 미국에서조차 새로운 곡 같다. '니가 사는 그 집'은 힙합인데 알앤비다."

- 미국 음악에 대한 자신감은 어느 정도인가?
"자신감? 윌 스미스한테 곡을 팔 때까지 자신감 없었다. 다 안 될 거라고 했다. 난 1년 고생해야지 했다. 그런데 내년에 셋 중 한 명은 꿈에 그리는 빌보드 탑텐 안에 들어갈 거 같다. 자신 있다. 추진하는 파트너들이 최고 팀이다. 굉장히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 비와 어찌 지내나?
"때가 돼 나가 독립하는 건데 둘 사이가 나쁘고 할 일이 없다. 내가 키울 가수가 없다면 빌었겠지. 나가지 마라. 하지만 비도 군대 가기 전에 하고 싶은 게 있다. 비가 '저도 형처럼 되고 싶어요' 그러더라. 비는 지금 LA에 있다. 나에 대해 걱정 많다. 옷도 너무 특이하게 입으면 안 된다고 얘기해준다. (웃음)"

- 늘 이슈나 사회 반항적인 노랫말을 썼다. 그런데 이번엔 부드러워졌다. 나이 때문인가?
"전에 앨범 만들 때도 이슈 만들려고 한 적은 없었던 거 같다. 그런데 지금 여유가 생긴 거 같다. 옛날엔 답답한 마음이 많았던 거 같다. 그래서 노래, 춤이 과격해지고. 아까도 말했는데 미국에서 자신감이 생겨서 여유가 생긴 거 같다. 또 옛날엔 야한 게 남녀간 그런 거였다면 지금은 손잡고 뽀뽀만 해도 야한 게 그런 거 같다. 이번 앨범에도 야한 노래 있다. 야한 노래, 굉장히 좋은 거 같다. 야한 노랜, 항상 필요한 거 같다."


태그:#박진영, #니가 사는 그 집, #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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