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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의 고도 부여군 부여읍에서 승용차로 10분을 이동하여 초촌면 신암마을을 찾았습니다. 친환경농업으로 유명한 신암마을에서는 행복한 가을을 느낄 수 있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그 행복은 목화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마을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목화를 심었습니다. 농촌관광 체험마을인 농촌전통테마마을로 지정 받아 마을을 가꾸면서 마을 회관 앞쪽의 밭에 목화밭을 조성한 것입니다. 그동안 벼농사와 딸기수확체험을 해왔던 마을인데, 내년부터는 좀 더 다양한 체험거리를 만들기 위해 목화체험도 진행할 계획으로 올해 시범적인 재배를 한 것입니다.

 

지난 목요일(11월 1일), 마을 분들 열 분이 목화를 따는 일에 나섰습니다. 사실, 목화를 심고 가꾸는 일이 올해 처음은 아닙니다. 하지만 손에 꼽을 수 없을 만큼 워낙 오래된 일이라 목화를 수확하는 일이 첫 농사처럼 서툽니다.

 

그래도 목화를 따는 손에 부드러운 솜 뭉치가 가득 잡히면, 옛 추억이 새록새록 돋아나고, 수확의 즐거움에 행복하기만 합니다.

 

솜을 따기 시작하고, 금세 바구니 가득 솜뭉치가 쌓였습니다.

 

“누님, 시집 가세요, 이 솜으로 이불 해드릴테니께….”

 

이장님은 혼자 된 지 한참 지난 동네 아주머니께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야기가 건넵니다. 아주머니는 얼굴을 붉힙니다. 다른 분들은 큰 소리로 웃었습니다. 목화밭도 하얀 목화 송이들도 마을 분들을 따라 환하게 웃는 것 같습니다.

 

목화를 따던 이장님이 목화 다래를 가져왔습니다. 산에서 자라는 다래와 모양이 똑같습니다.

 

이장님이 먹는 방법을 알려주셨습니다. 이장님을 따라 목화 다래의 파란 껍질을 벗겼습니다. 부드러워 보이는 하얀 속살을 입에 넣었습니다. 맛이 있을까 궁금했는데, 예상 외로 달착지근 합니다.

 

“예전에 이거 따 먹다가, 목화밭 주인에게 들키면 많이 혼났었지. 먹을게 귀한 시절이라 참 맛있었고….”

 

목화 솜을 따낸 마을 분들이 이번엔 목화를 자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잘라두면 아직 솜으로 피지 않은 봉우리들이 서둘러 솜을 피워낸다고 했습니다. 올해 수확한 목화로 이불 몇 채 분량의 솜이 모일 것입니다.

 

그 솜들은 마을 홈페이지에 올려 필요한 분께 판매할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현재 대부분의 목화 솜은 수입품인데, 국산을 찾으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목화작업을 마친 동네 분들은 해바라기와 결명자 수확도 했습니다. 해바라기는 동네 길에 줄지어 심어둔 것이었고, 결명자는 마을 회관 앞쪽의 공터에 심은 것이었습니다. 결명자는 양이 많지 않았지만, 해바라기는 양이 꽤 많았습니다. 수확한 해바라기가 1톤 트럭 화물칸을 가득 채웠을 정도였습니다.
 
그중 튼실한 해바라기는 어른 손바닥 두 개를 합친 것보다 컸습니다. 씨도 잘 여물어서 먹을 게 있었습니다. 해바라기씨는 기름을 짜서 판매하여, 마을 경로당의 보일러 기름값에 보탤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목화도 수확하고, 해바라기와 결명자도 수확하니 올가을도 다 간 것 같습니다. 사실 논과 밭은 이미 가을걷이를 끝내고 빈 곳이 더 많습니다. 마을 분들의 목화와 해바라기, 결명자 수확을 보며 제 마음도 풍족해졌습니다. 여러분도 마을을 찾으셨다면 그런 풍족함을 느끼셨을 것입니다.

 

 

신암마을은 도시민이 농촌과 농사 체험을 해 볼 수 있도록 가꾸고 있는 농촌전통테마마을입니다. 올해 이미 몇 차례 친환경 농업 체험을 도시민과 함께 진행한 마을이기도 합니다.

 

이번 목화와 해바라기, 결명자 수확에는 마을 분들만 참여했지만, 다음에는 도시민들과 함께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여러분도 농촌 체험에 함께 한다면 재미있겠지요? 내년에는 씨 뿌리고, 모종을 심는 봄부터 마을에 찾아와 보세요. 아이들과 함께 오신다면 더욱 좋겠습니다.

 

마을에서 푸른 들판을 보며, 논과 밭에서 작물들을 재배하고 수확하는 풍경을 보며 여러분도 함께 행복해질 수 있을 거예요. 여러분이 직접 농사에 참여한다면 더 좋겠지요. 물론 여러분이 함께 농사를 체험할 자리는 당연히 여러분을 위해 비워둘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 <'테마'가 있는 나만의 여행 > 응모글


태그:#부여, #전통테마마을, #신암마을, #목화수확, #농촌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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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여행 홈페이지 초록별 가족의 여행(www.sinnanda.com) 운영자 입니다. 가족여행에 대한 정보제공으로 좀 다 많은 분들이 편한 가족여행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기사를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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