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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가장 확실한 여론을 형성할 집단은 분명히 10대 후반∼20대 후반에 이르는 젊은 남성들입니다. 가수 '문희준'을 생각해보세요. 그리고 일명 '빠순이'라고 불리던 오빠부대 소녀들 생각해보세요. 그리고 그 유명한 '할인카드 발언'의 김옥빈도 생각해보세요. 어디를 가든 뭇매 맞죠.

그래서 남녀문제를 나눈 뉴스, 군대 문제를 다루는 뉴스가 포털사이트의 뉴스 메인에 오르면 난리가 나는 것입니다.

그걸 이야기하다 보면, 또 거론될 수밖에 없는 인물이 문희준입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악플에 시달리던 이 남자는 군 입대 한방으로 "그동안 놀려서 미안했다"는 사과를 얻어냅니다. 대단한 반전이죠.

그런 반면에 유승준은 군 입대(그것도 공익) 거부에, '사기죄'까지 겸해져 '스티브 유'가 돼 다시는 용서받지 못할 처지가 된 것입니다. 결국은 그런 거죠. 이 젊은 남성들 심기 건드려서는 인터넷에선 살아남을 수가 없다는 겁니다.

전원책 변호사, 어떻게 '거성'이 됐나?

'군 가산점 문제'가 아직까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사실 '군 가산점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정부에 있습니다. 군 제대자들에 대해 명확한 보상을 하려면 돈이 들 수밖에 없는데, 이 돈을 안 쓰려다 보니 그런 꼼수를 생각해낸 것입니다.

남성들은 '군 가산점 폐지'가 모든 예비역들의 문제라 생각하면서 분개하지만, 그 제도가 있다 한들 혜택을 보는 사람들은 어디까지나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에 한정돼 있죠.

'군 가산점 제도 유지'보다는, 모든 예비역들이 힘을 모아 구체적인 혜택을 얻을 수 있도록 새로운 압력을 가하는 것이 더 효과적으로 보입니다. 우린 좀 실질적으로 살아야 할 필요가 있어요.

여성단체도 그렇죠. 인터넷상에서 가장 많이 욕먹는 그룹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분들은 정치적 야심은 커보이는데, 정치적인 책략을 쓰는 법은 잘 모르는 거 같아요. 정치에는 숫자의 힘이 무엇보다 효과적입니다. 그런데 이분들은 그걸 무시하고 있어요.

무턱대고 밀어붙일 일이 아닙니다. 남성들이 모두 꼴마초는 아니거든요. 합리적으로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서 연대하면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길이 나올 수 있습니다.

'군 가산점 폐지'라는 방안을 확고하게 굳히고 싶다면, 남성들의 '숫자'도 감안하세요. 인터넷 최강의 폭발력을 언제든 발휘할 수 있는 '숫자'입니다.

진짜 양성평등은 거기서부터 출발하는 겁니다. 설마, 모 방송 인터뷰에서 "군 입대 기간이 너무 짧은 거 같다. 더 늘릴 수 없느냐"는 철없는 이야기를 했던 모 여성과 같은 생각을 하는 건 아닐 거 아니에요.

여성단체들의 그런 정치성 부족에 대해, 보통 남성들의 정서적인 불만을 활용해 공격한 분이 바로 전원책 변호사입니다. 진짜 시원시원하더군요. 괜히 '전거성'이 아니었습니다.

'거성'을 공격한 자, 그에겐 곧 죽음(?)만이...

▲ EBS ‘생방송 토론카페’ 중에서
ⓒ EBS, 블로거 http://cometo.tistory.com 캡쳐
솔직히 말해, '이안'이 누군지 오늘 알았습니다. 비교적 예쁜 마스크, 연예기획사에서 밀어줄 만하더군요. EBS 같은 '시청률 열외 방송'에도 나오는 거 보면, 기획사의 전략도 '섹시 컨셉' 남발하는 다른 여성 연예인들과 차별화를 시도하는 것도 같고요.

사실 전원책 변호사도 그닥 좋은 말씀을 하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직업 여성은 돈을 벌면 명품 사는 데에만 치중한다"고 하셨는데, 일반화의 오류죠. 그런 여성들이 확실히 사회문제가 되고 있긴 합니다만, 모두가 그런 건 아니거든요.

제 주변만 해도 알뜰하게 사는 친구들 많습니다. 그런 이야기는 그야말로 포털사이트 댓글게시판에서 남성 누리꾼들이 감정적으로나 내뱉을 이야기지, 변호사라는 분이 방송에 나가 할 이야기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이안이 여기서 더 거하게 질러버렸죠. 전원책 변호사가 자제분이 없다고 하는데, 그걸 비꼬았네요. "당신 딸 없댔지? 그러니까 이해 못 하지. 당신 같은 아빠 있으면 힘들 거 같다."

창과 창의 대결이었죠. 감정적인 발언에 대한 감정적인 대응. 하지만 이건 좀 심했어요. 토론상대자의 사생활을 거론해 비꼬는건 토론에 임할 때 결코 해서는 안될 짓입니다. '된장녀' 소리 나오기 딱 좋은 얘기입니다. 이걸로 게임 끝. 전원책 변호사의 아쉬운 실책은 뒤로 묻히고, 이안이 전면에 부각됩니다.

여러분, '디씨인사이드'가 움직이고 있습니다. 인터넷판 생리를 조금이라도 아시는 분이라면, 바로 눈치 채셨을 겁니다.

이안, 이제 힘들 겁니다. 문희준, 유승준, 이승연, 인막녀 등 수도 없는 사례들이 있습니다. 원샷 원킬, 디씨인사이드에서 활동하는 누리꾼들이 이안 미니홈피 원정에 나섰더라고요. 끝난 겁니다. 이제부턴 더 이상 말할 의미가 없는 거죠.

연예인의 문제는 '기획사의 문제'

▲ 폭격당하는 이안의 미니홈피
ⓒ 싸이월드, 블로거 http://cometo.tistory.com 캡쳐
'김미려 사태'를 기억하실 겁니다. 대출광고 출연에 이은 '눈물 조작 의혹' 등 최근 들어서 짧은 시간동안 가장 폭발력있게 욕먹은 연예인이죠. 전 기획사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기획사가 정치적으로 움직일 역량이 안되니까 속보이는 짓만 연발하면서 이미지에 적잖은 흠집이 간거죠.

연예인은 그 개인만을 의미하진 않습니다. 연예인은 곧 그 자체가 기획이고 상품입니다. 제가 그래서 연예인의 문제를 기획사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연예인의 컨셉, 그거 다 기획사가 움직이는 거니까요.

이안의 소속사도 마찬가집니다. 그런 토론회에까지 출연시킬 정도의 '컨셉'이라면 좀 더 철저하게 교육시켰어야죠. 연예계도 결국 정치의 영역이거든요. 그렇다면 철저하게 정치적일 필요도 있는 겁니다. 그런데 어설프게 인신공격 발언이나 흘린 겁니다.

'하드웨어(연예인)' 자체의 역량 문제일 수도 있지만, '소프트웨어(관리)' 충전에 철저하지 못했던 기획사의 문제로 볼 수도 있습니다. 전 그 관점을 주목합니다.

포털사이트에 뜬 뉴스를 보니, 이안이 잠적했다는군요. 그리고 그가 잠적한 지금 이 시간에도, 디씨 원정대의 미니홈피 폭격은 꾸준히 진행 중입니다. 과연, 말이라는 게 무섭습니다. 때에 따라서는 천냥 빚도 갚지만, 때에 따라서는 감당 못할 부담과 빚이 되는 게 '말'이라는 겁니다.

김옥빈도 말 한마디 잘못하고는 아직도 시달리고 있는데, 이안도 이제 그 길을 걸을 듯 보입니다. 여기서부턴 담력의 문제죠. 그 숱한 악플을 애써 외면하거나, 아니면 이 글을 쓰는 '박형준'처럼 뒤섞여서 같이 즐기거나. 이거 다 담력이 있어야 되는거거든요. 제가 주목할 것은 이제 이안의 '담력'이 될 것 같습니다.

김옥빈에 이어 이안, 이제 이만 하면 됐습니다. 연예인과 기획사의 좀 더 철저한 정치성을 기대합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미디어다음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이안, #전원책, #전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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