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저 클레멘스(44·뉴욕 양키스)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8일(한국시간)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한 클레멘스는 6이닝 동안 7안타 4실점으로 부진한 투구내용을 보였다. 5회까지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다 6회말에 지명타자 오브리 허프(31)에게 좌중간을 가르는 3점 홈런을 허용한 것이 결정적인 패인이었다. 이로써 클레멘스는 시즌 3패째를 당하게 됐다.

이렇게 클레멘스가 올해 고전을 하는 까닭은 포심 패스트볼의 구위가 과거에 비해 많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포심이 시속 90마일(약 145km) 정도에 불과해 메이저리그 타자들이 충분히 공략 가능한 수준이다. 허프에게 맞은 홈런도 90마일의 포심이었다.

물론 클레멘스는 여전히 예리하게 꺾이는 스플리터를 구사하고 있고 정교한 제구력을 갖췄다. 하지만 코너워크에 치중하기보다는 정면승부를 즐기는 특유의 승부사적 기질이 떨어진 구위와 맞물려 결정적인 실점을 허용하는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실점의 대부분은 장타의 허용에서 나왔다. 지난 3년간(2004~2006년) 클레멘스의 피장타율은 3할1푼에 불과했다. 리그에서 손꼽히는 뛰어난 수치다. 그러나 올해는 3할5푼4리를 기록하며 평범한 수준으로 전락했다. 올해 첫 등판인 10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홈경기를 제외하면 선발 등판한 3경기에서 모조리 홈런을 허용한 결과다.

향후 전망, 밝지만은 않아

▲ 로저 클레멘스는 최근 3경기에서 몹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이호영
휴스턴 시절 클레멘스는 특급 투수였다. 3년간 2.40의 평균자책점에 539이닝 동안 409개의 안타밖에 맞지 않을 정도였다. 기록으로 나타나는 만큼 좋은 구위를 선보인 투수였고 대투수로서의 관록도 유감 없이 발휘해왔다.

하지만 현재의 모습은 아무리 부진중임을 감안하더라도 과거와는 상당한 거리를 보이고 있다. 2007년의 클레멘스는 기본 중 기본인 포심의 구위가 떨어져 있고 40대 중후반을 바라보는 고령이라 운동 능력의 하락이 완연하다.

더구나 풀타이머로서 힘이 부칠 시점 뛰어왔던 내셔널리그와 달리 아메리칸리그는 지명타자가 등장해 투수들에게 좀 더 많은 부담을 준다. 그중 강타자들이 즐비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라면 적응하기 더욱 어렵다. 하락세는 좀 더 가파르게 나타날 수 있다.

클레멘스는 이번 달부터 메이저리그에 복귀해 등판하고 있다. 마이너리그 등판을 포함하더라도 실전 투구는 2달이 채 되지 않은 셈. 현재의 부진을 놓고 성급히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다. 그러나 가장 기본적인 구종인 포심이 본연의 위력을 찾지 못한다면 클레멘스의 활약은 낙관적일 수 없다. 클레멘스의 하락세에 대해서는 다음번 등판이 더 확실한 답을 내려줄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데일리안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필자 블로그 http://blog.naver.com/aprealist

2007-06-29 20:51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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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동작구위원장. 전 스포츠2.0 프로야구 담당기자. 잡다한 것들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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