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향남의 첫승은 다른 선수들보다 몇배는 더 어렵게 이루어졌다.
ⓒ 롯데 자이언츠 공식 홈페이지
최향남(36·롯데 자이언츠)이 모처럼 웃었다.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한 최향남은 최근의 상승세를 그대로 증명했다. 8이닝동안 4개의 탈삼진을 솎아 무실점 호투한 것. 빛나는 컨트롤로 단 1개의 볼넷만을 허용해 고작 85개의 '경제적인 투구'를 할 수 있었다.

야수들도 모처럼 최향남을 도왔다. 최향남은 그간 극심한 득점지원 기근에 시달렸던 탓에 어느 누구보다도 첫승을 위해서는 타자들의 분발이 필요했다.

5월 6일 삼성전에 선발등판한 최향남은 8이닝 1실점으로 나무랄 데 없는 경기운영을 펼치고도 패전투수가 되었고, 6월 6일 삼성을 상대로 설욕전에 나섰으나 7이닝 2실점의 호투를 뒤로한 채 또 패전을 당했다. 이날 승리를 제외하면 승없이 5패만을 당하고 있을 정도였다.

2회초 모처럼 선취점을 뽑은 롯데는 4회초 강민호가 상대투수 김승회를 상대로 3점 홈런을 뽑아내는 등 대거 4득점에 성공해 5-0의 든든한 리드를 만들었다. 이원석과 황성용의 호수비도 나오면서 공수에 걸쳐 롯데의 야수들은 최향남의 첫승을 측면에서 지원 사격했다.

이후 양팀은 추가 득점이 없었고 최향남은 9회말 최대성으로 교체되며 자신의 임무를 다했다. 최대성은 아웃카운트를 모두 삼진으로 처리하며 최향남의 시즌 첫승을 지켰다. 동시에 최향남의 지독한 '불운의 사슬'도 끊어졌다.

3점대 평균자책점 진입 눈앞

최향남이 서서히 살아나고 있다. 6월의 3번의 등판에서 22.1이닝동안 단 3실점밖에 하지 않았다. 5점대를 오르내리던 평균자책점도 어느덧 4.01까지 떨어졌다. 3점대 평균자책점은 사정권에 있다.

시즌 초 최향남은 극심한 부진으로 상당한 우려를 자아냈다. 포심 패스트볼의 구속이 시속 140km에도 못 미쳤다. 볼끝도 밋밋해 많은 장타를 허용했다. 4월과 5월 8번의 등판에서 홈런을 맞지 않은 경기는 단 3경기에 불과할 정도였다.

하지만 지난해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산하 트리플A팀인 버팔로 바이슨스에서 뛰었던 경험은 무시할 수 없었다. 불운에 아랑곳하지 않은 최향남은 구속이 서서히 늘고 투구 밸런스가 맞아가면서 다양한 구종과 함께 특유의 경기운영이 빛을 보기 시작했다.

최향남은 슬라이더를 비롯해 커브와 체인지업, 투심을 구사한다. 포심의 위력이 회복될 경우 '오프스피드 피칭'이 빛을 볼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되어 있는 셈. 최근 보여주는 호투는 얼마든지 재연될 수 있다.

'10전 11기' 끝에 이룬 첫승. 어렵게 이룬 만큼 값진 성과였다. 무모하다고 했던 해외진출을 절반의 성공으로 이끈 최향남이라서 불운을 딛고 거둔 1승이 더욱 값어치가 있는지도 모른다. 불운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덧붙이는 글 | 필자 블로그 http://blog.naver.com/aprealist

2007-06-13 14:33 ⓒ 2007 OhmyNews
덧붙이는 글 필자 블로그 http://blog.naver.com/aprealist
최향남 롯데 자이언츠 첫승 1승 5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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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동작구위원장. 전 스포츠2.0 프로야구 담당기자. 잡다한 것들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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