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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대한 트라케라톱스 공룡의 뼈 복원 모습, 감탄사가 절로 터져 나온다.
ⓒ 곽진성
과학의 도시로 불리는 대전에는 그 명성에 걸맞게 과학에 관련된 곳이 많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곳이 대전 국립중앙과학관이다. 이곳에 가면 첨단 과학 기술 및 자연사에 대해 잘 알 수 있다. 17일 오전 국립중앙과학관을 찾았다.

국립중앙과학관에 전시된 주제들은 독특하고 흥미로웠다. 동물부터 조류, 파충류, 동서양의 과학발명품까지 없는 것이 없었다. 한마디로 대단했다. 필자는 무엇을 볼까 고민하다가 공룡전시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뼈로 만든 거대한 공룡에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우와, 진짜 크다."

@BRI@전시되어 있는 공룡은 초식공룡인데도 키가 6m에 폭이 1.5m나 되는 엄청나게 큰 녀석이었다. 뿔이 세 개 달린 독특한 모양이었는데 그 이름이 트라케라톱스라고 했다.

상상이 되지 않는 크기다. 땅이라도 한번 구르면 굉음이 터져 나올 것만 같다. 이런 공룡들이 주인이던 세상에는 지구가 얼마나 시끌벅적했을까? 어렸을 때나 했던 생각을 거대한 트라케라톱스 공룡을 보면서 하게 된다.

뒤에는 프시타코사우르스가 전시되어 있었다. 이 공룡도 초식공룡인데 앵무새 부리를 닮아 앵무 공룡으로도 불리고 있었다. 이름이 특이해서 한번 들으면 절대 잊지 않을 것 같다.

공룡 모형을 관람하고 다른 곳으로 발걸음을 옮기니 이번에는 박제된 동물들이 나타난다. 흔히 볼 수 있는 노루부터 이제는 우리나라에서 사라진 호랑이와 여우까지 다 있었다. 반가웠다. 동물들은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생생한 모습으로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 대전 국립 중앙 과학관 내 전경, 곳곳에 과학에 대한 다채로운 내용이 전시가 되어있다.
ⓒ 곽진성
어렸을 때 이곳에 들른 적이 있었는데, 그때 이곳 전시관에서 우리나라 호랑이가 멸종되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그래도 그때는 어린 마음에 '그래도 몇 마리는 아주 깊은 산골짜기에 살아있겠지, 뭐'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국내에서 멸종한 동물들을 보며 아쉬운 마음만 담아간다.

설사 호랑이나 여우가 남아 있더라도 밀렵으로 곧 멸종할 게다. 자연을 해치는 인간의 욕심이란 것은 참 무서운 일이다. 그런 생각을 하니 기분이 조금 가라앉았다. 기분 전환을 할 겸 얼른 우리나라 동물이 전시된 공간을 빠져나왔다. 그런데 다음으로 보이는 것은 이상한 모양의 생물이다.

'어? 이상한 생김새네? 저게 뭐지?'

공룡과 포유류 동물들이 생명의 과거였다면 이 생물들은 생명의 미래인 듯 보였다. 그렇기에 자연히 관심이 갔다. 슈퍼잉어와 슈퍼 미꾸라지였다. 좀 더 알아보기 위해 가까이 다가갔다. 흔히 보는 잉어와 미꾸라지보다 컸다.

원리를 알아보니 성장 호르몬을 수정란에 주입하여 성장속도가 일반 잉어와 미꾸라지보다 20~30배 빠르다고 했다. 역시 과학이란 것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슈퍼잉어와 슈퍼미꾸라지마만 있으면 나중에 식량난은 걱정 없겠구나 하는 생각도 문득 든다.

슈퍼 잉어, 미꾸라지 옆에는 형질전환돼지가 있었다. 형질전환돼지에 인간의 유전자를 주입해 인간에게 장기를 이식할 수 있다고 했다. 과학이 이 정도까지 진보했다는 사실에 놀랍고 신기할 뿐이다.

▲ 와트의 증기기관, 과학관 내 한쪽에 전시된 증기기관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 곽진성
또 다른 곳으로 가니 세계사적으로 유명한 발명품이 보인다. 바로 와트의 증기기관이다. 와트의 증기기관은 18세기 말에 발명한 최초의 동력기다. 교과서에서만 보고 배웠는데, 직접 보니 괜한 호기심이 든다.

서양과 동양의 근대 역사의 차이를 빚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증기기관. 당시에도 이 대단한 발명품의 위력에 대해 사람들이 제대로 깨달았을까? 만약 이 증기기관을 우리나라에서 제일 먼저 개발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증기기관을 우리가 발명하지 못했다고 주눅들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우리 조상들도 뛰어난 발명품을 많이 만들었기 때문이다. 과학관에서는 우리의 조상들의 발명품도 보인다. 눈앞에 보이는 것은 다산 정약용의 거중기이다.

▲ 우리 조상들의 훌륭한 발명품, 거중기와 관측대. 우리 조상들의 과학에 관한 열정을 알 수 있게 해준다.
ⓒ 곽진성
수원 성곽(화성)을 쌓는 데 이용한 이 장치는 도르래 원리를 이용해 무려 25배나 무거운 짐을 들어 올릴 수 있었다고 한다. 당시 성을 만드는 사람들의 고생이 거중기 덕분에 조금이나마 덜어졌을 것 같다.

거중기 옆으로 조선시대 천문을 관측했던 관측대가 보인다. 이곳은 하늘에 나타났던 모든 현상들을 관측했다고 한다.

요즘으로 따지면 NASA(미국 항공 우주국) 정도 되는 것 같다. 예나 지금이나 인류의 하늘을 향한 열망은 한결 같았던 모양이다. 하여튼 무엇을 바꾸고자 하는 인간의 열망은 과학을 발전시켰고 그 과학은 발명품을 더욱 좋게, 더욱 작게, 더욱 대단하게 만들어 버린 것 같다.

한쪽에 전시된 캡슐형 내시경이 바로 그런 경우다. 크기가 부쩍 작아지고 게다가 성능은 더욱 좋아졌으니, 이제 내시경검사로 고통 받을 일은 많이 줄어들을 것 같다.

이밖에도 국립중앙과학관에는 많은 전시, 발명품들이 있었다. 구석구석을 돌며 과학에 관련된 전시를 보는 것은 즐겁고 행복한 일이었다. 주말 오후, 알찬 과학 공부를 해서 기분 좋은 시간이었다.

국립중앙과학관은 어린이들에게 아주 흥미로운 곳이 될 것 같다. 과학의 원리를 실제로 체험하고 배울 수 있는 산 교육장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부모들이 과학에 호기심 많은 자녀 손 꼭 붙잡고 한번쯤 와보는 것도 좋은 일 같아 보인다. 과학에 대한 아이들의 꿈이 영글어 가는 모습을 볼 수 있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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