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 인터넷에서 '오덕후'로 통하는 한 누리꾼의 블로그에 올라온 일본 애니매이션의 한 장면
ⓒ 인터넷 화면캡쳐
"나는 남자이다. 그리고 일본 애니(애니메이션)와 일본 만화를 좋아한다. 어느날 인터넷에서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던 중 좋아하는 캐릭터를 발견하고 디시인사이드와 웃긴대학(웃대) 사이트에 올렸다. 그림을 설명하면서 캐릭터를 '~짱'으로 호칭했다. 몇시간 후 댓글들이 남겨져 있었다. 인터넷에서 나는 '오덕후'가 되었다."

요즘 인터넷에서는 '오덕후'를 비난하는 글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디시인사이드(www.dcinside.com)나 웃긴대학(www.humoruniv.com)과 같은 사이트에서 특히 그렇다.

"오덕후는 닥치는대로 잡아서 교육시켜서 인간 만들어주거나 핵폐기물과 함께 묻는 게 상책", "오덕후는 사회악입니다", "소위 말해서 로리 마니아(미성년자에게 성적인 집착을 보이는 로리타 마니아)" 같은 오덕후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글들이다.

'오덕후', 그는 누구인가

'오덕후'란 일본어 오타쿠('당신', '댁'이라는 뜻을 지닌 일본어. 마니아보다 더욱 심취하여 집착하는 사람)가 국내에서 변형돼 만들어진 인터넷 언어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말뿐만이 아니라 그 뜻도 바뀌어 쓰인다.

일단 일본 애니메이션 주인공들을 지나치게 좋아해 주인공들의 '피겨'(영화 만화 게임 등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축소해 만든 인형)를 사면서 현실의 여자는 거들떠보지도 않는 사람들을 가리킨다. 일본 애니메이션에 강하게 집착하고 이로 인해 현실과 가상의 세계를 구분하지 못하는 이들이다.

나아가 야한 일본 애니메이션을 즐겨보고 이로 인해 과도한 성적 집착이 생긴 사람들을 일컫기도 한다.

이밖에도 애니메이션 뿐만 아니라 일본 스포츠와 같은 다른 분야에서 집착을 보이는 사람들에게도 오덕후란 말을 쓴다.

오덕후가 되는 과정은 간단하다. 개인 블로그나 홈페이지에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만화 캐릭터들의 사진을 많이 올려놓거나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들의 복장과 똑같은 옷을 입고 사진을 올려놓으면 자신도 모르게 오덕후로 불린다.

오덕후는 혐오의 대명사에 사회 부적응자?

일본에서는 오타쿠에 부정·긍정적인 뜻이 모두 있다. "병적인 집착을 가진 사람"이라는 의미와 동시에 "자신만의 세계를 추구하고 창출하는 사람"이라는 긍정적인 의미도 있다.

반면, 오덕후는 대부분 "야한 애니메이션을 좋아한다", "현실과 가상의 세계를 혼동한다", "변태적이다"와 같은 부정적인 뜻으로 통한다.

인터넷의 댓글을 봐도 오덕후에 대한 이미지는 한결같다. "오덕후 그 이름만 들어도 짜증나는 혐오의 대명사", "우리가 통칭 얘기하는 안경 여드름 돼지의 형상을 했다면"과 같이 외모를 비하하는 말을 하면서 그들을 하나의 이미지로 형성해버린다.

또한 오덕후들을 사회 부적응자들이라고 폄훼하기도 한다. 오덕후가 애니메이션을 즐겨보고 주인공들을 좋아하는 이유를 두고 "현실의 여자는 언강생심 꿈도 못 꾸고 대리만족으로 캐릭터와 사랑에 빠지는 것"이라거나 "사람이 그리워 인형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라고 비하하는 것이다. 또 오덕후들의 무조건적인 일본 문화 찬양 태도를 문제 삼기도 한다.

자칭 오덕후 "일본 애니 좋아할 뿐... 그렇다고 변태는 아니다"

▲ 한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온 글. 오덕후를 비난하고 있다.
ⓒ 인터넷 화면캡쳐
그러나 이와같은 오덕후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에 반대하는 의견도 있다. 김아무개씨(27·학생)는 매일 2~3시간을 일본 애니메이션을 찾아보는 데 사용한다고 했다. 또한 그의 블로그에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주인공 사진이 가득 담겨 있었다. 그는 인터넷상에서 오덕후 중 한명으로 통했다.

그는 오덕후에 관하여 "일본문화를 즐겨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일본문화를 맹목적으로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애니메이션 분야를 쉽게 접할 수 있는 나라는 일본이 거의 유일하다. 따라서 일본 애니를 즐겨 볼 뿐"이라며 "흔히들 생각하는 것과 같이 오덕후라 불리는 사람들이 대인 기피증을 가지고 있거나 변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일본에서는 '오타쿠'라는 말에 해당 분야의 전문가라는 긍정적인 의미도 있다"면서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무엇인가를 남들보다 좀더 좋아하면 오덕후라 불리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누구나 좋아하는 분야가 있고 이를 존중해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디시인사이드의 '행인3'이라는 아이디를 가진 누리꾼은 "주위에 <슬램덩크>나 <드래곤볼> 만화책을 모두 사다놓은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그들을 오덕후라 부르는 사람은 없다"며 "만화는 괜찮고 애니메이션을 즐겨보면 오덕후가 되는 것은 모순"이라고 꼬집었다.

덧붙이는 글 | 이상욱 기자는 <오마이뉴스> 인턴기자 입니다.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