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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문재인-이강철-김두관' 3명의 여당 영남파들이 최근 잇달아 반정계개편론을 외치며, 당권파와 각을 세우고 있다. | | | ⓒ 오마이뉴스 권우성·이종호·윤성효 | | 이제 종합할 때가 됐다. '문재인-이강철-김두관'의 공통점은 뭔가? 하나는 '정계개편 반대'요, 다른 하나는 '영남파'다.
문재인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통합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은 분명한 반대 입장을 갖고 있다"고 했다. 이강철 대통령 정무 특보는 "정계개편이나 합당 등의 정치적 꼼수로 국민의 회초리를 피하려 한다"고 했다. 김두관 열린우리당 최고위원은 "정계개편 시나리오가 구차하게 정치생명을 연장하는 방편으로 이용돼선 안된다"고 했다.
조합하면 이렇다. "정계개편은 (특정인이나 특정세력의) 정치생명을 연장하려는 꼼수이므로 반대한다."
주창한 사람들은 한결같이 '영남파'다. 문재인 전 수석은 부산을, 이강철 특보는 대구를, 김두관 최고위원은 경남을 대표한다.
이제 모아서 하나에 집중하자. '영남파'의 속내는 뭔가? 열린우리당 내에서 정계개편 주장이 나오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 상태로는 대선에서 백전백패라고 보기 때문이다. '영남파'도 이 사실을 모를 리 없다. 그런데도 왜 정계개편 반대를 외치는 걸까? 세 가지 분석이 나온다.
첫째, '제2의 노무현'을 겨냥한 입지 강화용 공세라는 분석이다.
대선이 한나라당 대 반한나라당 후보의 대결로 간다면 승부는 한자리수 득표율로 갈린다. 따라서 대선 필승카드는 호남의 압도적 지지 기반 위에서 영남 표를 잠식할 수 있는 후보를 세우는 것이며, 그 대안은 '호남이 미는 영남 후보'다.
따라서 '호남이 미는 영남 후보'가 되려면 영남 지지세를 최대한으로 끌어 모아야 하고, 그 고리가 바로 '정계개편 반대'다.
둘째, 정반대의 분석이다. 대연정론의 부활 조짐이라는 분석이다.
'호남이 미는 영남 후보론'에서 간과하고 있는 두 요인이 있다. 5년 전과 후의 호남 정서가 다를 수 있다는 점이 그 하나다. 특히 박근혜 대표가 한나라당 대권 후보가 될 경우 '호남이 미는 영남후보'의 정반대판, 즉 '호남 표를 잠식하는 영남후보'가 등장할 수도 있다.
또 하나의 요인은 단일화다. '노무현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가 단지 '호남이 미는 영남 후보'였기 때문만은 아니다. '단일 후보'였다는 점도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 그 같은 현상이 되풀이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특히 정계개편 결과로 탄생하는 대권 후보가 사실상 호남 연합에 의해 추대된 사람이고, 그와 연동돼 제3의 후보가 나설 경우 대선은 필패다.
이럴 경우 열린우리당 내 '영남파'가 운신할 수 있는 정치입지는 좁아진다. 표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 심화될수록 한나라당의 영남 장악력은 커진다. 그럴 바에는 대선판 대연정론을 강구할 수도 있다.
문제가 있다. 소득이 크지 않다. 이런 선택을 하면 그들은 '원 오브 뎀'으로 전락한다. 영남 정서에 휘둘리지 않고 버텨온 그들의 정치이력치고는 대가가 너무 소소하다.
셋째, 독자 노선을 예고한다는 분석이다.
열린우리당 내 '영남파'가 대선에서 독자 후보를 낼 경우 상황은 어떻게 될까? 쉽지 않다. 최대치는 97년 대선에서의 이인제 후보 정도의 득표력일 것이다. 어차피 당선되긴 힘들다.
여기까지는 별 이견이 없다. 문제는 그 다음, 이전에는 제3후보가 대선 이후 정치생명을 유지한 적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일과성 시도에 그치곤 했다. 하지만 이번은 다르다. 독자 후보가 이인제 후보급의 득표력을 보여준다면 독자적인 정당으로 이어갈 수 있다. 대선 후 넉달 뒤에 총선이 치러지기 때문이다.
명분도 챙길 수 있다. 한나라당 후보와 반한나라당 후보를 싸잡아 지역주의와 구태정치의 화신으로 비판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분석엔 맹점이 있다. 독자 후보는 누가 보더라도 친노 후보다. 그런 그가 열린우리당 못잖게 국민 비판을 받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의 이미지를 극복할 수 있을까?
세 가지 분석 모두 현재로선 미완이다. 구멍이 숭숭 뚫려 있다. 그럴 수밖에 없다. 정치는 힘의 교호작용에 의해 이뤄진다. 그래서 정치적 구상은 공개되지 않고, 수없이 변경된다. 단지 큰 방향만 잡을 뿐이다.
그렇게 보자. 정계개편, '영남파'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갈까? 분명하다. '먹기 좋은 떡'은 아니다. 선택이 남았다. 버릴지, 아니면 꿀을 바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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