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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퓨전 국악의 길을 열어온 국악실내악단 슬기둥
ⓒ 김기
창단 20주년을 맞은 슬기둥이 한 해를 마무리하는 송년음악회를 마련했다. 오는 20일 저녁 7시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다양한 퓨전 국악과 캐럴 등으로 엮은 젊은 송년음악회를 준비한 것.

▲ 슬기둥을 창단하고 오늘날까지 이끌고 있는 이준호 KBS국악관현악단 지휘자.
ⓒ 김기
슬기둥은 비주체적으로 수용된 서양음악 기세에 눌려 신음하던 시절, 현재 KBS국악관현악단 지휘자인 이준호를 비롯한 젊은 국악인들의 의지를 결집해 만든 단체. 슬기둥은 무엇보다 고리타분하다는 국악에 대한 일반의 인식을 바꾸고자 했다. 요즘처럼 퓨전국악이 일반화되기 전인 당시로서는 파격적으로 기타와 신디사이저를 도입하는 등 퓨전국악의 새 길을 열었다.

그후 20년 동안 슬기둥의 음악은 국악 대중들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 일으켰으며 매년 일본에서 콘서트를 여는 등 해외 활동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

특히, 작년에는 재일한국인들과 민족 문제를 다룬 뮤지컬의 음악을 담당했으며, 올해에는 NHK홀 단독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여는 등 일본에서 슬기둥은 점차 익숙한 이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창단 초기 슬기둥은 선율 중심의 서정적인 음악들을 선보였지만 세월이 흘러감에 따라 멤버들의 변화와 더불어 대중들의 요구도 달라졌다. 멤버의 세대교체는 곧바로 음악의 변화를 가져왔으며, 그 결과 슬기둥의 음악은 서정성에 타악이 강조된 역동적 음악을 겸비하게 됐다.

또 슬기둥은 새로운 음악과 음악가를 배출하는 모태 역할도 해왔다. 국악뿐 아니라 영화 음악에도 명성을 얻고 있는 원일, 국내에서 가장 진보적인 거문고 연주자 허윤정, 가장 폭넓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소리꾼 김용우, 퓨전의 새로운 일기를 써가는 그룹 바이날로그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음악가들이 모두 슬기둥을 거쳐 갔다.

▲ 슬기둥 단원들.
ⓒ 김기
슬기둥에서의 경험과 음악적·무대적 실험은 젊은 세대들에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이 중요하고 독보적이었다. 아직은 아카데미나 워크숍 등의 직접적인 교육 활동을 벌이고 있지는 않지만 그들이 새로운 단원을 받아들이고 함께 연주 활동을 하는 것만으로도 그 이상의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년 동안 독집 음반 8장을 내놓은 슬기둥은 국악계의 대표적인 실내악단으로 이미 자리를 굳혔고, 젊은 국악도들의 모범적인 대안이 됐다. 또 서양음악에 익숙한 우리나라 문화 환경에서 일반 대중에게 국악의 길잡이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

▲ 슬기둥의 간판격인 피리, 태평소 연주자 김경아.
ⓒ 김기
20주년을 마무리하는 이번 공연에서는 그동안 사랑 받아온 슬기둥의 다양한 레퍼토리와 함께 신곡들도 발표할 예정이다.

특히 진양에서 휘모리까지 이어지는 순차적인 장단의 변화가 특징인 전통적 산조 형식을 재즈 색소폰(이정식)과 함께 연주하는 '산조환타지'와 판소리 춘향가를 재즈 스타일로 편곡한 '어사출두'는 크로스오버의 화려함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또 '판놀음'과 '신푸리'에서는 우리 민족의 한과 흥을 신명으로 풀어내는 슬기둥만의 독특한 엑스터시를 맛 볼 수 있다.

슬기둥은 국악계에서는 유일하게 국악 캐럴 음반을 발표한 바 있는데 연말이면 인기를 끌고 있다. 슬기둥이 연주하는 캐럴은 국악기 특유의 음색이 갖고 있는 신비로움과 아름다움이 묻어나는데 이번 공연에서도 이 캐럴을 들을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공연일시 : 2005년 12월 20일(월) 오후 7시
공연장소 : 국립국악원 예악당
관람료   : R석/3만원, S석/2만원, A석/1만원
공연문의 : ☎ 02-599-6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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