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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서울시 교육청 앞에서 졸업을 앞둔 대학생들의 시위가 있었다. 서울시 교육청이 발표한 내년도 초등학교 교사 임용시험 선발인원이 105명에 불과하자 교대생 등이 항의에 나선 것이다. 지난해만 해도 846명을 뽑았던 것에 비하면 105명은 충격적이라 할 만하다. 교사 수급을 조정하지 못한 정부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시위에 나선 학생들의 분노는 충분히 공감을 얻을 만하다. 그러나 이 사태를 단지 학생들의 분노에 초점을 맞춰서는 본질을 놓치게 된다.

임용절벽이 오기까지의 상황이 있다. 아니 임용절벽은 이미 예견된 재앙이었다. 지난 5년간 서울 공립초등교사 선발인원은 평균 877명에 달했다. 2015년에만 유일하게 평균치에 미달한 600명을 뽑았다. 그런데 갑자기 교사선발 인원을 줄이겠다고 하니 당사자인 교대생들이 반발하는 것은 당연하다. 한편으로는 배신감을 느낄 수도 있기도 하다.

그러나 좀더 속을 들여다보면 조금 다른 사실들을 대하게 된다. 우선 지난 몇 년간의 교사선발 관행은 비정상이었다. 임용절벽 이전에 인구절벽을 맞이하는 우리나라의 경우도 전국적으로 초등학생의 수는 줄고 있다. 당연히 교사의 수도 줄 수밖에는 없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였다.

통계에 따르면 2010년 330만 명 정도였던 초등학생 수는 2016년 267만 명 정도로 약 19%가 줄었다. 그러나 그 기간 초등교사 수는 오히려 4% 가량 증가했다. 그러는 동안에도 학교 통폐합은 계속 진행되고 있었다. 이래저래 교원 수요에 대한 감소 추세를 피할 수가 없었다.

그런 사실을 모를 리 없는 교육부는 무슨 연유에선지 교사임용을 줄이지 않고 평년 수준을 계속 유지해왔다. 그러다 올해 갑자기 현실에 맞게 교원을 뽑겠다고 하니 당장 피해를 보게 된 졸업예정자들이 반발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시선을 현재 임용시험에 합격하고, 발령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확대하면 문제는 더 심각하다. 현재 전체 임용발령 대기자는 4천 명 가량이며 그중 3천 5백 명 정도가 초등 교원이다. 3년 내에 발령을 내지 못하면 임용시험 합격이 취소되기 때문에 이들을 발령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무작정 많이 뽑아둘 수도 없는 교육청의 고심도 이해 못할 리 없다.

학생 수가 느는 상황이라면 문제는 단순해질 수도 있겠지만 그 반대 상황이라 교원수급정책은 더욱 복잡하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 쓰나미 이후라 학교 현장에서 정년퇴직자가 대량 발생할 이유도 사라졌다. 몇 년 동안 교육부 등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폭탄돌리기 하듯 미룬 탓에 결국엔 교대생들이 폭염을 무릅에도 시위에 나서는 상황까지 온 것이다.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교대인원을 줄이고, 몇 년의 준비기간을 두고 임용을 조절해야 했지만 교육부는 거꾸로 선발인원을 늘리는 정책을 펼쳐왔다. 지난 정부로서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때문에라도 교원수를 줄이려는 시도조차 하기 저어했겠고, 새 정부는 공공일자리 확대 및 비정규직 제로 정책 때문에 또 줄일 수 없게 됐다. 지난 정부들에게도 없던 묘안이 문재인 정부에게 두 배는 더 절실해진 것이다.

인구절벽에 이은 임용절벽이라는 또 하나의 사회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 것인지 해답이 필요한 오늘에 과거의 지혜가 화두를 하나 이미 던져두었다. 그것은 "인구가 준다고 학교도 꼭 줄어야 하는가?"이다. 인구감소가 아니라 교육정책이 학생을 줄인 것은 아닌가 하는 문제 제기를 다시 소개한다.

 춘천 KBS제작 다큐멘터리. 교육소멸보고서 캡쳐
 춘천 KBS제작 다큐멘터리. 교육소멸보고서 캡쳐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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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태를 미연에 알기라도 한 듯 2016년 춘천 KBS가 제작한 '교육소멸보고서'가 임용절벽의 느슨한 해법을 제시한다. 이 다큐멘터리는 우리보다 인구절벽을 먼저 맞은 일본의 교육개혁을 다룬 것으로 한국 교육부가 36년간 시행하고 있는 학교통폐합과 정면으로 부딪히는 정책이다.

일본 시골의 한 학교. 학생은 달랑 한 명이지만 선생님과 학교를 지원하는 어른의 숫자는 훨씬 많다. 이 한 명의 초등학생을 위해 쓰는 예산이 1년에 6500만 원 정도. 어쩌면 우리 교육예산으로는 엄두도 내지 못할 지도 모른다. 일본이라고 교육예산이 남아돌 리가 없다. 일본에서 이 학교의 사례는 인구절벽에 의한 지방소멸을 완화시키는 대안으로 받아드리고 있다. 그리고 실제로 학생이 늘었다는 보고도 있었다.

학교통폐합의 논리는 학생이 줄면 학교를 합쳐서 교육효율을 높인다는 것이다. 그 36년 통폐합의 결과는 예산만 낭비한다는 비판 위에 놓여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시도 교육청의 학교 통폐합은 계속 진행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임용절벽사태가 눈앞에 다가왔다. 문재인 정부의 공약 중 하나인 '1수업 2교사제'가 당장의 문제해결에는 특효를 보이겠지만 장기적 정책으로 학교통폐합을 다시 다뤄볼 가치는 충분하다. 교원이나 일자리의 문제가 아니라 그보다 더 근원적인 교육의 문제, 인구의 문제를 포용하는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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