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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태일 거리'를 디자인하고 직접 꾸밀 예정인 임옥상 화백.
ⓒ 오마이뉴스 강이종행
전태일기념관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와 <오마이뉴스>가 지난 7월 20일부터 공동으로 벌인 '전태일 거리, 시민의 힘으로 만들자!' 캠페인이 오늘(22일) 마감된다. 이제 캠페인의 후속작업은 전태일 거리를 직접 꾸미게 되는 설치미술가 임옥상 화백의 손으로 넘어갔다.

"원래 계획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이렇게 많은 분들이 참가해 전태일 거리를 만든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입니까."

21일 오전 '임옥상 미술연구소'에서 만난 임 화백은 웃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오후 3시 현재 캠페인에 4천여명이 참가, 2억4천여만원이 모였다. 목표 금액인 6억원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참가의 열과 성은 매우 컸다.

캠페인 막판에 네티즌들의 참여가 몰리고, 시민ㆍ노동단체들이 요청함에 따라 캠페인 기간이 1주일 연장됐다. 부득이 거리 조성 계획도 일부 변경됐다. 다음달 1일 청계천 복원식 때까지는 먼저 전태일다리(청계천 6·7가 사이 버들다리) 부분만 꾸며지게 된다. 나머지 전태일거리는 열사의 기일인 11월 13일 전후해서 꾸며질 계획이다.

현재까지 다리 꾸미기 작업은 80% 정도 진행된 상태다. 전태일 다리에는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김영삼 전직 대통령을 포함한 인사들과 시민들 1570여명의 동판이 다리 바닥과 교각에 새겨진다.

이와 함께 다리 중앙에 전태일 기념상(가로1450mm×두께720mm×높이2120mm, 알루미늄 재질)이 세워진다. 이에 대해 임 화백은 "상은 해뜨는 동쪽을 향하고 있다. 또 흐르는 청계천을 본다는 의미로 고개를 약간 숙이고 있다"며 "오른손과 왼손이 각각 위와 아래를 향하고 있어 하늘 뜻과 땅의 의지를 연결한다는 의미를 가진다"고 설명했다.

다리에는 열사에 대한 소개문과 분신 이후 피복노조의 약사, 이에 대한 영문 번역문 등이 새겨질 예정이다.

▲ 임 화백이 전태일 다리에 세워질 전태일 기념상 작업에 한창이다.
ⓒ 임옥상 미술연구소
10월 1일, 청계천 복원과 함께 들어설 전태일 다리

임 화백은 지난 두 달여간 '전태일 거리' 만들기에 빠져 살았다고 한다.

"1970년 11월, 대학생 때였던 것 같아요. 열사의 분신 소식을 듣고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서슬퍼랬던 시대에 이렇게 앞서가는 사람이 있구나. 부끄러웠죠. 이후 열사에게 늘 빚을 지고 지내왔습니다."

민중미술계의 '대표선수'인 그는 그동안 삽화 등을 통해 열사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표현해 왔다. 그러나 이번처럼 시민과 함께 '전태일 거리'를 꾸미는 데 참여한 것은 큰 영광이라고 한다.

"'공공미술'의 관점에서도 혼자가 아닌 시민과 함께하게 돼 뿌듯하고 미술사적으로도 중요한 지점으로 남을 것입니다. 특히 시민사회 단체와 네티즌, 서울시까지 동참한 것은 우리시대의 새로운 금자탑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이와 함께 "우리에게 역사를 활자가 아니라 문화적으로 기록한다는 건 매우 낯설다"며 "그러한 점에서도 이번 사례는 모범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1억 돌파 10일 만에 2억 돌파!!
모금 막판에 노조, 시민단체 등 참여 봇물

전태일기념관추진위원회와 <오마이뉴스>가 함께 벌이고 있는 '전태일 거리, 시민의 힘으로 만들자' 캠페인 모금액이 1억원을 돌파한 지 10일도 지나지 않아 다시 1억원을 더 모아 모두 2억원을 넘어섰다.

21일 오후 3시 현재 4천여명이 참가해 약 2억 4천만원이 모아진 것. 이같은 액수는 추진위 쪽에 개별적으로 참여한 시민들도 있기 때문에 온라인상 인원·모금액과는 차이가 난다

마감일을 하루 앞둔 이번 캠페인은 지난 12일 1억원에 도달했다. 사실 당시까지 행사는 15일에 끝낼 예정이었다. 그러나 시민들의 참여에 불이 붙었다. 특히 노동조합과 시민·사회단체들의 막바지 동참이 계속됐다.

결국 추진위와 오마이뉴스는 22일까지 캠페인 연장을 결정했고 21일 오전 2억원을 넘어서게 됐다.

최근에는 대단위 노조에서의 참여가 두드러졌다. 기업은행 노조에서는 240명이 2400만원의 모금액과 함께 했다. 노조는 21일 오전 한국노총 사무실에서 추진위에 기금 전달식을 가졌다.

또 공무원 노조는 170명(1700만원), 우리은행 노조는 100명(1000만원), 그리고 언론노조에서도 130명(1300만원)으로 동참했다.

이밖에 시민들의 참여도 이어지고 있다.

11월 13일 열사의 기일에 결혼식을 한다는 최은경씨는 "당신이 꿈꾸던 행복한 사회, 우리 부부가 이루겠습니다"란 문구로 함께 했다. 또 서재관씨는 "당신의 맑은 마음으로 이 사회를 밝게 하소서"라는 글귀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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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동안 한국과 미국서 기자생활을 한 뒤 지금은 제주에서 새 삶을 펼치고 있습니다. 어두움이 아닌 밝음이 세상을 살리는 유일한 길임을 실천하고 나누기 위해 하루 하루를 지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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