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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물산 건설부문 홈페이지. 홈페이지에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아니라 '삼성건설'이라는 사명으로 소개돼 있다. 하지만 삼성건설 법인명은 존재하지 않는다.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은 있지만 삼성건설은 없다. 정확하게 말해 삼성그룹에 삼성건설 법인명은 존재하지 않는다. 삼성건설이 삼성물산 뒤에 숨어 있기 때문이다.

직원도 따로 채용하고, CEO도 다르지만 명함 앞에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이란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애초에 삼성건설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삼성은 중동 특수를 경험하면서 1977년 통일건설과 신진개발을 인수해 삼성종합건설을 탄생시켰다. 이후 삼성종합건설은 1993년 3월 28일 부산 구포 노반 시설 붕괴로 일어난 열차 사고로 인해, 사장이 구속되고 법인 영업 정지 6개월의 처분을 받았다. 구포 열차 사고는 탑승객 78명이 사망하고 163명이 중경상을 입은 대형 참사다.

삼성종합건설은 이 사고를 만회하기 위해 7월 삼성건설로 사명을 변경했지만 '삼성건설'의 수명은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1996년 1월 상사를 주력으로 하는 삼성물산에 흡수·합병돼 삼성물산 건설부문으로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당시 삼성물산은 상사 조직과 건설간의 통합을 통한 시너지 효과 극대화가 합병 이유라고 밝혔지만, 건설업계에서는 "삼성건설의 1993년 구포 사고 전과를 가리기 위한 전략"이라는 이야기가 돌았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성공적인 구조조정으로 건설업체들이 줄줄이 도산했던 IMF 이후 오히려 사세를 넓혀 나갔다. 김대중 정부가 IMF 조기졸업을 위해 건설규제를 대폭 완화하면서 삼성물산은 '래미안'이라는 브랜드로 아파트 시장을 독식했고, 2004년에는 40여년간 1위를 고수한 현대건설을 제치고 시공능력 1위에 올라서는 저력을 발휘했다.

이 때문에 삼성물산 안에서는 "삼성물산은 건설사업부가 먹여 살린다, 건설 부문을 분리하면 주가가 (4일 현재 1만 5000원대) 2배는 오를 수 있을 텐데"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물론 삼성그룹 안에 건설 관련사로 삼성물산만 있는 것은 아니다. 건설업은 대형공사를 수주하면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까지 이익을 챙길 수 있기 때문에 '황금알 낳는 거위'로 불린다. 따라서 대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사업확장을 시도하는 분야이기도 하다.

7월 28일 건교부가 발표한 시공능력평가 순위에 따르면 100위 안에 삼성그룹 관련사가 4개나 포함돼 있다. 삼성물산이 5조9360억원으로 1위, 삼성중공업이 1조865억원으로 18위, 삼성엔지니어링이 8379억원으로 25위, 삼성에버랜드가 3086억원으로 57위에 올랐다.

시공능력 100위 안에 현대가(家) 정씨 형제들의 회사인 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 엠코, KCC건설, 한라건설 등이 포진한 것도 비슷한 이치다.

대형 건설회사에 근무한 경험이 있는 한 전문가는 "삼성을 비롯한 대기업들이 경쟁적으로 건설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수익성이 높기 때문"이라면서,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에버랜드는 맨 파워를 바탕으로 한 탁월한 수주능력과 삼성 브랜드 이미지를 적극 활용해 IMF 이후에 급성장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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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시민은 기자다'라는 오마이뉴스 정신을 신뢰합니다. 2000년 3월, 오마이뉴스에 입사해 취재부와 편집부에서 일했습니다. 영국에 잠시 살다가 돌아와 오마이뉴스에서 다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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