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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머스에서 발생한 한인 유학생 피살 사건의 용의자가 검거되었다. 본머스 출신인 30세의 이 남자의 이름은 아직 공표되지 않았으며 오늘 아침 법원에 출두했다고 도셋(Dorset) 경찰이 밝혔다. 이 남자가 왜 신정옥 양을 살해했는지 등은 전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신양 살해 사건은 올 연초에 런던에서 발생한 두 건의 한인 여학생 피살 사건의 후에 일어난 일로서 많은 사람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 신양 살해 사건과 런던 한인 여학생 연쇄 살해 사건은 서로 다른 차원에서 접근할 수 있다.

런던 한일 여학생 연쇄 살인 사건은 당시 민박을 경영하던 김모씨의 범행으로서 한국인간의 살해 사건이라는 차원으로 이해할 수 있는데 반하여, 이번 신양 살해 사건은 현지인에 의해 저질러진 노상 살해 사건의 차원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들은 이 두 사건 모두가 영국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들을 보여 주고 있다. 영국 남부 대도시들의 노상 강도와 살인과 같은 노상 범죄(street crime)은 지난해 40% 이상 급등했다. 영국 전체적으로 범죄가 감소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부 대도시를 포함한 대도시의 노상 범죄 증가는 영국 경찰을 긴장하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노상 범죄의 대부분은 특정한 목적 없이 이루어지는 경우와 금품 갈취 차원의 청소년 노상 강도로 이야기되고 있다. 또, 영국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마약 문제와의 연관성 역시 지적되고 있다. 노상 범죄자의 일부가 마약 복용자로서 마약 구입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범죄를 저지른다는 설명이다. 이것이 한인 피살 사건과 어느 정도 연관이 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급증하는 노상 범죄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영국 경찰은 심야 시간대에 으슥한 길을 혼자 혹은 소수의 인원으로 걷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 또한 우범 지역인 유흥가 지역을 심야에 방문하거나 통과하지 말 것을 경고하고 있다.

우범 지역의 경우 경찰의 순찰이 늘어나고 있지만, 치안 수요에 비하여 경찰력은 턱없이 부족하며 시민들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들을 선택할 것을 권고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악화되고 있는 영국의 치안 상황이나, 이를 회피하기 위한 방법을 정확히 한국인 방문자들에게 제시하고 있는 곳은 드물다.

일례로 신양 살해 사건이 발생한 본머스의 경우, 지난해 외국인 혐오 범죄의 빈발로 영국 사회 내에서도 문제가 된 바 있으며, 외국인 학생들에게 주의할 것을 요구하는 언론보도들이 있었다.

그러나, 이 지역의 한국인 학생 수는 경찰과 언론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주영 한국 대사관에 의하면 지난해 미국의 911사건 이후 영국으로 어학 연수 혹은 단기 유학을 온 학생의 수가 50% 이상 급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그들 중 대부분은 문제가 되고 있는 남동부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하여 한국의 한 유학원 관계자는 영국에서의 영어 연수를 원하는 한국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런던 인근 지역이나 남동부를 고집하고 있으며, 현지 실정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지 못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대부분의 사설 영어 학교들이 남부에 밀집한 관계로 자신들이 소개할 수 있는 곳도 제한되어 애로점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노상 범죄, 마약 문제 등에 대한 경고를 학생들에게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 그것은 영업에 장애가 되는 요인이라고 밝혀 정확한 정보가 제공되고 있지 않음을 사실상 시인했다.

영국에서 유학생 및 관광객 유치 사업을 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국내 유학 송출 업체들이 자신들의 이익만을 고려할 뿐 학생들의 안전문제 등에 대해서는 전혀 무관심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학생들 스스로가 해당 지역에 대한 객관적이고 정확한 정보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인터넷상에 있는 일부 영국 관련 정보에 대해 업체 관련자들이 자신들의 이익이 손상될 것을 감수하고 정확한 상황을 말한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단기 체류 유학생들의 체험담은 그저 주마간산일 수도 있으므로 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영국의 상황에 대한 여행 안내 책자 수준의 정보나, 인터넷에 떠도는 체험담이나 광고 수준의 정보만을 가진 한국 학생들이 현지에서 어떤 일을 당할지는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일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한, 소위 런던 지상주의 풍토를 버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한인들이 밀집한 곳이 장점도 있지만, 영어를 배운다는 차원 등에서 본다면 단점이 더 많을 수도 있으며, 남부 도시들의 경우 노상 범죄율이 높고, 외국인 혐오 범죄가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수천 명 중에 한 명의 희생자가 발생할 수도 있는 것이 노상 강도나 외국인 혐오 범죄이며, 그 범죄의 희생자가 본인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항상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양한 주장들을 종합하여 본다면, 이번 신양 살해 사건의 기본적 원인은 악화되고 있는 영국의 치안 상황이 근본 원인이며, 부차적으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기본적인 정보를 가지지 못한 문제에 기인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더 이상의 한국인 희생자가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는 영국의 치안 상황개선을 촉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 스스로가 해당 지역에 대한 객관적이며 구체적인 정보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영국 경찰의 경고들에 대해서 신중하고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것도 범죄 예방 차원에서 필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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