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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름 미국 서부를 여행하기로 했다.
경비는 남편과 함께 가서 비행기값을 빼면 $700 정도로 기간은 8박 9일이 걸렸다. 미국 서부는 정말 볼거리가 많다. 8박9일을 쉬지않고 돌아다녔는데 정말 시간이 짧았다. 그 9일중에 가장 먼저 들른 곳은 라스베가스다. 라스베가스에서 겪었던 이야기들을 짧게 소개해 보겠다.

라스베가스 관광이란 바로 라스베가스에서 하는 쇼들의 관광을 뜻한다.

라스베가스에서 우리는 이른 아침에 눈을 떴다. 둘다 여행을 하면 무지 부지런해지는 성격이다. 신랑은 워낙 부지런이 몸에 배어있는 사람이고, 나는 아침잠이 많지만 여행을 나서면 무지 빨리 움직이는 스타일이다. 제한된 기간에는 기본적인 동작을 빨리 움직여서 시간낭비를 줄여야 더 효과적으로 즐기고 관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날밤 라스베가스에 들어서니 12시가 넘은 밤에도 불구하고 길거리는 휘황찬란했다. 과연 라스베가스다 싶었다. 그 화려한 거리에 사람들도 가득 차서 걸어다녔다.

그러나 아침의 라스베가스는 늦잠을 자는 잠꾸러기다. 9시에 일어난 우리는 하나라도 더 보고 싶은 욕심에 그냥 힐튼에 조각피자를 파는 곳에서 아침 햄버거 세트를 사먹었다. 이곳의 아침햄버거 세트는 정말 맛없었는데 너무 일찍 음식을 해놨던지 빵에 기름이 절어있었다.
그리고 햄버거 고기는 미국인들이 잘 먹는 아침용 소세지 햄버건데 그 조미료 맛을 실은 굉장히 싫어한다. 왠지 엄청난 방부제가 가득차있는 거 같기 때문이다.그러나 얼기설기 입에 집어 넣었다.

힐튼에 관광정보를 얻기위해 갔더니 Show Case는 사람이 나오지도 않았다. 그리고 호텔쪽 Bell desk에 갔더니 What's on 이라는 잡지를 줬다. 거기에는 현재 하고 있는 쇼 목록들이 나왔는데 정말 너무나 많은 쇼들이 빽빽이 차있었다. 너무 많은 정보는 실은 간단한 몇개의 정보보다 사람들 더 힘들게 한다.

솔직히 라스베가스에 갔는데 쇼들은 다 저녁에 비슷한 시간에 하고 공짜쇼는 도대체 언제 어디서 하는지 찾기가 힘들었다. 자잘히 있는 글자들을 뚫어져라 쳐다봐도 free쇼는 몇개 안나왔다.

일단 너무 방대한 볼거리에 쇼를 찾아 이호텔 저호탤 찾아다니기 보다는 그냥 호텔들을 따라 하나씩 구경하기로 했다. 그래서 맨처음 간 곳은 제일 북쪽에 마치 남산타워 같이 생긴 startosphere 호텔이다. 일단 들어가니 호텔 중앙에 카지노가 있다.

몇개의 호텔들을 들르고 알게 된 거지만 모든 호텔의 중심은 카지노다. 각 호텔에 있는 엔터네인먼트나 쇼를 즐기려고 해도 일단은 그 카지노를 관통해야 한다. 심지어 밥을 먹으로 부페를 갈 때도 꼭 카지노를 거치도록 교묘하게 만들어져 있다.

이곳은 라스베가스 호텔가와 좀 떨어져있어 호텔값이 저렴한 편이다. 우리는 이타워에 올라가려고 했으나 너무 이른 아침이어서 아직 안연댄다. 결국 타워는 구경을 못했는데 점심이나 저녁을 함께 먹으면서 전망과 쇼를 보는 게 있는데 점심은 가격이 괜찮아 보였다.

라스베가스를 하루만 즐기자는 것은 너무 욕심낸 계획이었다.
그러나 여행을 할 때 기본적인 자세는 "언제 또 다시 올까" 라는 생각이 아니라 "담에 또 올 기회가 있을테니 지금은 전체적인 것을 보자"라는 생각으로 한다. 그렇잖아도 여행에 욕심이 많은 나는 그런 식의 여유라도 갖지 않으면 도저히 제동이 안걸리기 때문이다.

라스베가스, 샌프란시스코 같은 도시는 컨퍼런스, 인터롭 같은 것들이 자주 열려서 출장으로도 자주 왕복하는 도시들이다. 그래서 서부의 도시들에 대해 계획을 조금 할애하고 자연에 치중을 했다. 그런 결과가 라스베가스나 샌프란시스코는 하루만 보는 게 되어버렸다.

하여튼 다음에 라스베가스에 오면 점심은 싼 쇼와 함께 제공되는 startosphere 호텔에서 해야지 하는 결심을 하고 우리는 이른 아침이라서 열지않은 타워를 다시 한번 쳐다보고 내려왔다. 그리고 간 곳은 바로 밑에 있는 사하라 라는 호텔이다. 사하라는 호텔 분위기 자체가 마치 아라비안 나이트처럼 장식되어 있다. 그곳 주차장에서 내려다 본 수영장이 너무나 예뻤다.

네바다 사막은 너무나 더워서 달라스보다 설마 더 더운 곳이 있을까 싶은 생각을 여지없이 무너뜨렸다. 그 무더위가 슬슬 하늘 중천으로 떠오르는 해와 함께 후끈하게 느껴지기 시작하는데 사하라 호텔 수영장에서 여유롭게 즐기는 사람들이란 정말 부러웠다.

물론 우리 호텔도 수영장이 있었는데 쩝... 우리의 여행은 늘 숨가쁘도록 바빠서 수영을 즐기기가 힘들곤 했다. 처음 둘이서 함께 미국에 나왔던 산타페의 그 호텔을 빼면 말이다. 우리는 그 수영장을 보고 한숨을 폭 쉬면서 다음에는 그냥 볼 거 없이 한량없이 쉬는 Club med 같은 곳을 가자 라고 중얼거렸다. 그러나 해외여행 경비라는 것과 시간이 회사원으로서는 내기가 귀한만치 번번히 여유로운 여행은 숨가쁘지만 하나라도 더 보는 극기훈련이 되어버리고 만다.

각 호텔들은 탈거리들이 있었는데 그런 탈거리가 그리 구미에 당기진 않았다. 그런 탈거리들이 아빠가 카지노에서 실컷 돈 잃는 동안 아기들이 노는 곳이기 때문에 아이들을 위한 놀이동산인 디즈니나 유니버셜에 비하자면 구미를 당기진 못했다.

라스베가스를 즐긴다는 것은 세가지 종류다.
하나는 카지노, 둘은 쇼, 셋은 그런 놀이기구다.
물론 화려한 도시 라스베가스를 보는 것 자체가 관광거리기도 하지만 말이다. 우리는 카지노도 놀이기구도 관심을 갖지 않고 쇼와 그냥 라스베가스 구경하기를 했는데도 볼거리는 끊이지 않았다.

사하라를 나와서 간 곳은 서커스서커스 라스베가스에서 가장 유명한 호텔과 카지노중 하나다. Circus Circus는 그 유명함대로 엄청 크다.
카지노만도 두개의 건물에 따로 있다. 또한 객실도 많아서 가격이 저렴한 편이다.

맨처음에는 Circus circus Attraction 이라고 표시되어 있는 Adventure dome을 갔다. 갔더니 이곳은 우리나라의 롯데월드 같이 실내에 만들어진 놀이동산이었다. 라스베가스가 워낙 더운 날씨이기 때문에 야외보다는 쾌적하게 놀도록 실내에 만든 것으로 보였다.

남편과 나는 서로 손을 잡고 그 dome안을 구경했다. 특별히 재밌고 독특한 놀이기구는 없고 여느 놀이동산을 가도 있을만한 것들이 있었다.
다만 실내에 가운데 만들어논 폭포와 계곡은 무척 멋있었다. 걸어서 나오다 보니 망치로 쳐서 어디까지 넘어가면 선물을 주는 게 있었다.
근데 어린 소년이 툭 치는데 그냥 올라가서 컵을 탄다. 그걸 본 남편은 설마 내가 저애보다 못하랴 적어도 컵이다 하면서 도전을 했다.
후후 그러나 두번이나 도전했지만 남편의 도전은 삐리리 탈락이었다.
남편은 "어린애랑 성인남자랑 기준이 다르네"하는 궁색한 변명을 했고
나는 "비리비리한 신랑"이라며 놀렸다. 헤헤헤.

"에이 Adveture dome도 별거 아니네" 하고 자동차를 몰고 나오다가 What's on 그 잡지를 보니 이곳에서 서커스 쇼가 무료라고 했다. 나중에 와서 다시 볼까 아니면 다시 차대고 가서 볼까 잠시 고민하다가 그냥 차대고 다시 가보기로 했다. 차를 대고 들어가니 입구에 Show Case가 있다. Show Case는 라스베가스에서 하는 쇼 티켓을 파는 곳인데 할머니가 안내를 하고 있었다. 그 할머니한테 라스베가스에서 어떤 쇼를 보면 괜찮겠냐고 하니까 Rivera Hotel에서 하는 Splash가 라스베가스 최고의 쇼며 모든 쇼를 다 보여준다고 한다.

원래 한국 관광잡지에는 쥬빌레라고 하는 Bally Hotel의 쇼가 가장 유명하다고 쓰여있다. 그러나 우리는 현지 사람의 추천을 들어보기로 했다. 그곳에서 티켓을 사면 한시간전에 리베라 호텔의 쇼케이스에 가서 좌석으로 바꿔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 그곳에서 티켓을 안사고 직접 가서 끊으면 좌석을 주지 않을까 하는 의심이 생겼다. 그래서 그곳에서 티켓을 사지는 않고 서커스서커스의 무료쇼를 보러갔다.

무료쇼를 하는 곳을 가려고 해도 역시 카지노를 관통해야 했다.
관통하니 여러가지 게임거리들이 가득한 축제의 거리같은 곳이 있었다. 그곳 2층에서 서커스 쇼를 했는데 각 시간마다 다른 쇼를 했다.
넓지는 않았지만 사람들이 오밀조밀 모여서 봉들 던지고 받기같은 서커스를 봤는데 무척 재미있었다. 쇼는 30분마다 했는데 신랑은 그 서커스 쇼가 무척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다. 다음 쇼도 기다려서 보자고 해서 우리는 그곳에 있는 게임을 둘러봤다.

미국의 오락실에 가면 꼭 있는 게임이 있는데 그게 경마게임이다.
각자 25 cent 를 건다. 그리고 눈앞에 12개의 구멍이 있는데 맨 뒤의 3개인가 구멍에 넣으면 가장 많이 가고 그다음 앞쪽 구멍에 넣으면 그담 그리고 바로 앞구멍에 넣으면 내 말이 가장 조금 움직인다.
시작종이 울리면 공에 구멍을 열심히 넣기 시작하는데 늘 1등은 한명이다. 그리고 그 1등에게만 상품을 지급한다.

사람들은 모두 이길 수 있을 거라는 아슬아슬함을 갖고 도전하고 주인장도 늘 1등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의 돈은 따는 거다. 어린이나 어른 모두 즐기는 놀이인데 사람이 많던 그곳은 빈자리를 차지하기 힘들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 공을 굴리며 해보니 구경하는 것보다 훨씬 재밌다. 남편은 한번 나는 두번을 했는데 마지막에는 내가 거의 1등을 할뻔했다. 아까비....

그리고 다음쇼를 봤는데 남편은 실망을 할 수밖에 없었다. 왜냐면 현란한 아가씨들은 없고 금색을 칠한 팬티 하나 걸친 두 남자가 나와서 두 사람의 몸을 이용해 쇼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느린 동작으로 움직이는 금빛 남성의 육체. 한사람이 아래를 받치고 나머지 한사람은 그 사람의 머리를 짚고 물구나무 서기를 한다. 멋진 행위 예술이었지만 남편이 기대한 현란한 아가씨들의 춤은 이번 회에선 없었다.

그 쇼를 보고나서 우리는 리베라로 갔다.
Splash Show를 예약하기 위해서였다. 우리의 예상대로 그곳에서 예약을 하니 지정석을 그것도 가장 앞 가장 좋은 자리를 준다. 1시간이나 미리올 필요없이 쇼가 시작하기 전까지 입장하면 된다. 우리의 예상이 맞은 걸 뿌듯해 했다.

미국인들은 이와 같이 가끔은 의외의 사기를 친다. 우리나라라면 어디서 티켓을 사든 지정석을 주든지 할텐데... 같은 Show case인데 설마 그 쇼하는 호텔에 가야만 지정석을 받을까 하지만 실제로 그렇다. 그런 상식의 헛점을 찔러 사기꾼처럼 장사를 하는 것이다. 믿지 말자 미국인. 그리고 점심은 그곳을 나가기 위해 헤매다가 잘못해서 들어간 곳에 싼 음식점들이 모여있는 곳이 있기에 그곳에서 간단하게 먹었다.

시져스 팰리스를 지나려고 육교에 올라가니 멀리서 가느다란 물줄기들이 하늘과 땅을 채우며 춤추고 있었다. 그 시원한 물줄기들의 춤에 홀려 발길을 서둘러 갔는데 막상 도착해보니 이미 끝나 있었다. 육교에 Bellagio Hotel 쪽으로 들어가면 그 호텔내부로 들어가는데 그 내부에 커다란 창에서 그 호수를 볼 수 있었다.

창을 내려 입구로 가기위해서 카페트가 깔린 층계가 있는데 그 층계입구에 안내원같은 아저씨가 서있다. 그래서 창을 가리키며 "How often...?" 이라는 말을 꺼내자마자 "Every half hour"라고 말한다.
우리같이 묻는 사람이 엄청나게 많았나보다. 시계를 보니 조금만 기다리면 볼 수 있을 거 같아 우리는 창가 층계위에 쪼그려 앉았다. 그렇게 앉아있으니 피곤한 여행객들이 눈치를 슬슬보다 하나둘 퍼져앉는다. 모두 우리처럼 분수쇼를 기다리나 보다.

드디어 시작... Rondine al Nido 가 나온다. 파바로티의 노래소리가 라스베가스 거리를 가득 채우면서 시원한 물줄기가 5층도 넘을만한 높이로 일제히 솟아오른다. 그 물줄기들이 다양하게 음악에 맞춰 뻗어나오는데 물줄기들이 아름다운 춤을 추는 거 같다. 청명한 푸른하늘에 새파란 호수와 아름다운 벨라지오 호텔을 배경으로 하는 그 물줄기춤은 정말 아름다왔다. 결국 시원한 실내에서 앉아서 보려는 여유는 그 아름다움에의해 빼앗기고 당장 걸어나와서 넓은 호수가의 정중앙에 섰다. 그 분수들은 엄청난 높이로 솟아올라 바람에 물방울들을 공중에 흩뿌렸다. 더운 라스베가스의 대기 속속들이 시원한 분수방울방울이 스며들어 상쾌한 공기를 재생산해냈다.

그 분수쇼를 보고 길을 건너 Paris Hotel로 갔다.
바로 옆 호텔인 Bally's도 유명한 곳이었지만 다른 어떤 곳도 눈길을 주지않고 단호히 Paris Hotel에 간 이유는 에펠탑 때문이었다. 그렇게 말하면 에펠탑 구경하냐고 묻겠지만 실은 에펠탑 음료수 때문이었다 . 시간은 정오가 지나 날씨는 견디기힘들 정도로 더워지는데 사람들이 엄청나게 큰 에펠탑을 들고 다닌다. 그래서 보니 에펠탑 모양의 커다란 병에 가득 시원한 음료수가 담겨 있다.

그 음료수가 탐나서 파리스 호텔로 뛰어갔다. 그러나 막상 들어가니 슬프게도 가격이 너무나 비쌌다. $10 정도 했던가 더 넘었던가...
그렇게 비싼 돈을 내고 음료수를 사먹기에는 손이 부들부들 떨려서
나는 에펠탑에 든 펀치나 페트병에 든 콜라나 다 마찬가지야 하면서 스스로를 위로했다.

Paris Hotel은 탁보면 찾을 수 있다.
바로 에펠탑이 그 호텔의 정중앙에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옆의 구석에는 개선문도 있지만 개선문은 혼잡한 파리의 대로 중앙에 있는 개선문에 비해 너무나 왜소하면서 깨끗해서 가짜 개선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에펠탑은 너무나 웅장하고 높아서 가까이서 보면 현실감을 느끼기 힘들다.

진짜 파리의 에펠탑은 샹젤리제 거리의 끝 세느강 저편에 고고하게 서있다. 강가에 서있는 에펠탑 자체도 근사하지만 에펠탑에 올라가 파리의 아름다운 건축물들 푸른 잔디들 석양이 강과 도시의 지평선을 둘러싸며 다가오고 그 다가오는 석양에 하나둘 불이 켜지는 강가의 유람선들 그 넘치는 낭만으로 아름다운 곳이다.

전에 파리에 여행갔을 때 파리의 낭만에 도취돼 옆에 있던 여자친구를 보고 "이 순간만은 정말 남자친구와 있으면 좋겠다" 라는 한숨을 쉬었을 정도니까....

라스베가스 한가운데 있는 파리스 호텔은 가장 화려한 호텔중 하나이다. 에펠탑 또한 파리 호텔이라는 건물 안에 다리를 푹 파묻고 그곳이 좁다는 것처럼 서 있다. 여튼 어느 관광지든 그 관광지를 조망할수 있는 조망대에 올라가는 것은 돈을 받는다. 에펠탑 또한 $9 정도의 돈을 받았다.

그러나 어느 관광지든 조망대에 올라가는 돈을 내지 않는 것도 나의 법칙이다. 모든 조망대는 그 꼭대기 조망하기 좋은 자리에 레스토랑을 만들어 놓는다. 지상보다 조금 비싸도 $10 정도면 음료수 한 잔 먹을 수야 있다. 올라가봐서 너무 비싸면 창밖만 보고 내려오면 된다. 그런 일에 전문인 내가 이곳 에펠탑도 그것도 가짜인 녀석을 돈을 내고 들어갈 순 없다.

그래서 레스토랑을 찾았더니 그건 오후에 열고 예약을 해야한단다.
역시 비싼호텔이라서 비싸게 군다 쩝... 설령 보더라도 야간에 봐야 멋있을 거라는 생각에 우리는 그냥 에펠탑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구경만 하고 뒤쪽으로 걸어갔다. 카지노의 입구에서는 어떤 사람들이 나와 노래와 춤을 춘다. 그것이 파리 호텔에 있는 무료 공연이다. 무료 공연중에 가장 괜찮았던 건 서커스서커스의 서커스 공연인 거 같다.
나머지 무료 공연들은 좀 시시하다.

뒤쪽으로 걸어들어가니 상점가와 식당가가 나온다. 라스베가스는 너무 더워서 오픈형보다는 폐쇄형구조다. 푸른색 천장같은 돔안에 가게들이 예쁘게 있다. 각 호텔마다 상점가를 꾸미는 것도 특색있게 꾸며서 Paris hotel은 파리나 유럽의 거리처럼 꾸며놨다. 실내라서 조명이 파리보다 어둡긴 한 거 같지만 아기자기한 실내 숍들도 나름대로 관광거리다. 계속 걸어서 내려가니 New York New York 호텔과 MGM이 보인다.

MGM Grand Hotel은 마치 디즈니월드의 Animal Kingdom 처럼 꾸며놨다.
라스베가스의 쇼와 놀이기구들을 보면 온세계에 있는 쇼와 놀이기구들에대한 아이디어의 집합체인 거 같다. 그래서 어디서부터가 라스베가스가 다른 곳에서 모방해온 아이디언지 아니면 라스베가스의 화려한 쇼와 놀이기구들은 다른 곳들이 모방한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여튼 "논다"는 것의 모든 것이 모여있는 곳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MGM Grand 를 벗어난 맞은편에는 New York New York 이라는 곳이 있다. 뉴욕뉴욕은 뉴욕을 상징하는 듯 고층에 빌딩들이 성냥갑처럼 겹쳐서 있다. 진짜 빌딩들이 성냥갑처럼 허술하게 보이도록 만들어져 있지만 규모는 진짜 빌딩만큼 거대해서 전시용으로만 보이는 걸까, 진짜로 그 빌딩을 쓸까 신랑은 의아해 했다.

뉴욕뉴욕 호텔에는 뉴욕의 상징인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나 자유의 여신상이 있다. 라스베라스의 자유의 여신상은 사진에는 안나와 있지만 실제로 하얀색에 스프라이트무늬의 야구복을 입고 있다. 재밌는 발상이어서 남편은 즐거워하면서 야구복 입은 자유의 여신상을 많이 찍어줬다.

그리고 나서 무척 기대하던 엑스칼리버 호텔에 갔다.
내가 라스베가스에서 가장 좋아하는 호텔이 바로 엑스칼리버다. 이곳은 중세 기사의 성처럼 꾸며져있다. 미국의 가는 동네마다 있는 것이 몇 가지 있는데 자연사 박물관, 수족관, 중세기사식당, 믿거나 말거나이다. 올랜도를 가든 달라스를 가든 뉴욕을 가든 심지어 라스베가스, 샌안토니오를 가도 있다. 엑스칼리버 호텔은 정말 동화속에 갓나온 예쁜 성과 같은데 특히 밤이 되어 조명을 켜면 환상적이다.

그 성에 중세기사 식당도 있지만 기사들이 싸우는 것은 무료 쇼도 있다고 했다. 중세기사 식당이 곳곳에 있지만 일반적으로 가격은 비싸고 맛을 없다고 해서 엄두를 못냈었는데 이곳은 무료쇼가 있다고 해서 정말 특별한 하이라이트로 남겨뒀던 것이다. 그래서 기대에 차서 들어갔는데 슬프게도 고장나서 내일에나 할 수 있댄다.
"어 내일은 우리 없는데..."

지치고 슬픈 표정을 하니 무척 미안하다는 듯이 그 아저씨는 라스베가스의 공짜쇼만 정리되어있는 종이를 준다. 다른 쇼들도 있으니 보라는 것이다.
"앗 이 중요한 종이를 여기서 발견하다니!"
공짜쇼가 어떤 쇼인지도 몰라서 깨알같이 쇼들이 설명되어있는 것중 Free를 발견하기 위해 얼마나 뚫어져라 What's on? 을 읽었던지 그 잡지책 자체가 너덜너덜해졌다. 그러나 이 공짜쇼가 정리되어있는 종이 한장만 있으면 그런 고생을 할필요가 없었는데 통탄할 만한 일이었다.
밖을 나가니 정말 라스베가스는 해가 지고 있었다.

오던 길을 다시 가기 위해 버스를 타기로 했다.
버스는 거스름돈을 주지 않는 거여서 정확하게 잔돈이 있어야 탈 수 있었다. 우리는 주머니에 들어있는 동전들은 꺼내서 (얼마였는지 기억이 안난다) 버스를 탔다. 버스에 앉아서 창밖을 내다보니 해가 지면서 불빛이 하나하나 들어오는 라스베가스는 마치 농염한 소녀가 화장을 짙게한 것처럼 농도짙은 화사함을 풍기기 시작했다.

우리가 차를 버린 미라지까지 버스로 4정류장이던가....
버스를 타고도 한참을 가니 이 먼 거리는 홀린 거처럼 내려왔던 우리의 체력에 놀랍지 않을수 없었다. 정말 여행이라면 뜨던 숟가락도 내팽개칠만큼 너무나 좋아하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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