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나우토비치 선제 결승포

아르나우토비치 선제 결승포 ⓒ AP/연합뉴스

 
홈과 어웨이 두 게임 합산 점수로 다음 라운드 진출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1골로 만족할 수 있는 게임은 아니었다. 하지만 실망했던 7만여 밀라노 홈팬들은 결승골 주인공 마르코 아루나우토비치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주었다. 16분 전에 먼저 골을 터뜨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날려버린 순간을 잊을 수 있는 짜릿한 결승골이었다.

시모네 인자기 감독이 이끌고 있는 인테르 밀란(이탈리아)이 21일 오전 5시(한국 시간) 밀라노에 있는 스타디오 산 시로에서 벌어진 2023-24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 첫 게임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를 1-0으로 물리치고 8강 진출 의지를 보였다.

나의 실수에 대처하는 골잡이의 자세

홈 팀 인테르 밀란은 세리에 A 현재 순위 1위(63점)로 유벤투스(54점)는 물론 한지붕 라이벌 AC 밀란(52점)과의 격차를 유지하며 2020-2021 시즌에 이어 또 하나의 스쿠데토(세리에 A 우승 상징)를 노리고 있기 때문에 이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 기회도 간절한 입장이다.

이러한 뜻을 이루기 위해 골 결정력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또 한 번 깨닫게 해 준 게임이었다. 어웨이 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이 게임 전체 7개의 슛 기록을 남겼는데 상대 골문 안쪽으로 날아가는 유효슛은 하나도 만들지 못했다. 

반면에 홈 팀 인테르 밀란은 19개의 슛 기록 중 5개를 유효슛으로 날려 26.3%의 슛 정확도를 보여준 것이다. 특히 후반 시작하며 교체로 들어온 마르코 아루나우토비치가 결정적인 골 기회를 여러 차례 놓쳤기 때문에 기록과는 별개로 수많은 홈팬들이 실망감을 크게 느꼈다.

마르쿠스 튀랑 대신 들어온 마르코 아루나우토비치는 후반 시작 후 4분만에 동료 디마르코의 크로스를 받아 골문 앞에서 좋은 득점 기회를 얻었지만 오른발 슛이 너무 높게 날아가면서 근심이 쌓이기 시작했다. 

아루나우토비치의 스트레스 수치가 최고조에 이른 지점은 63분이었다.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의 오른발 원 터치 패스를 받아 골문 바로 앞에서 노마크 오른발 슛을 차 넣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하지만 자세가 뒤로 누운 아루나우토비치의 오른발 슛은 얀 오블락이 지키고 있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골문 위로 날아가버렸다.

그 이후에도 아루나우토비치에게 오른쪽 끝줄 앞 빠른 크로스가 깔려왔지만 반 박자 느리게 달려든 것 때문에 뜻을 이루지 못한 것이다. 이대로 게임이 끝나면 자책감에 잠을 이루지 못할 화요일 밤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79분에 아루나우토비치에게 마지막 기회가 찾아왔다. 잘 버티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수비수 둘이 겹치는 바람에 위험 지역을 고스란히 내줬고 이 틈을 타 인테르 밀란 교체 선수 다비데 프라테시의 멋진 스루패스가 라우타로 마르티네스 앞 공간으로 뻗어나갔다. 

여기서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의 오른발 슛이 얀 오블락의 슈퍼 세이브에 걸려 옆으로 흘렀을 때 아루나우토비치에게 빈 골문이 보였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왼쪽 윙백 사무엘 리누와 골키퍼 얀 오블락이 몸을 날렸지만 아루나우토비치의 낮게 깔린 왼발 인사이드 슛까지 막아낼 수는 없었던 것이다.

마르코 아루나우토비치는 수많은 홈팬들 앞에서 잔디에 엎드려 입을 맞추는 경건한 동작으로 골 세리머니를 대신하기도 했다.

어웨이 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실점 직전에 오른쪽 발목을 다친 앙투안 그리즈만 대신 들어간 앙헬 코레아도 모자라 마르코스 요렌테, 알바로 모라타 조합을 활용하지 못하고 유효슛 0 불명예 기록을 받아들고 말았다. 사무엘 리누의 오른발 슛(55분), 마르코스 요렌테의 밀어넣기 시도(57분), 알바로 모라타의 헤더 슛(88분) 모두 아쉬운 순간으로 지나가버린 것이다.

이제 두 팀은 3월 14일(목) 마드리드에 있는 에스타디오 메트로폴리타노에서 한 번 더 만나 8강 티켓 주인을 가려야 한다.

2023-24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결과
(2월 21일 오전 5시, 스타티오 산 시로 - 밀라노)

인테르 밀란 1-0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골-도움 : 마르코 아루나우토비치(79분)]

인테르 밀란 선수들(3-5-2 포메이션)
FW : 라우타로 마르티네스(88분↔알렉시스 산체스), 마르쿠스 튀랑(46분↔마르코 아르나우토비치)
MF : 페데리코 디마르코(69분↔카를로스 아우구스토), 헨리크 미키타리안(72분↔다비데 프라테시), 하칸 찰하노글루, 니콜로 바렐라, 마테오 다르미안(69분↔덴젤 둠프리스)
DF : 알레산드로 바스토니, 스테판 데 브라이, 벵자맹 파바르
GK : 얀 좀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선수들(3-5-2 포메이션)
FW : 앙투안 그리즈만(78분↔앙헬 코레아), 마르코스 요렌테
MF : 사무엘 리누, 사울 니게스(54분↔알바로 모라타), 코케, 로드리고 데 폴, 나우엘 몰리나(68분↔파블로 바리오스)
DF : 마리오 에르모소(68분↔레이닐도), 호세 마리아 히메네스(46분↔스테판 사비치), 악셀 비첼
GK : 얀 오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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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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