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스 신곡 'Now And Then' 뮤직비디오

비틀스 신곡 'Now And Then' 뮤직비디오 ⓒ The Beatles / Apple

 
전설의 록그룹 비틀스(The Beatles)가 신곡을 발표했다.

지난 2일 오후11시(한국시간)을 기해 그들의 미공개 녹음 'Now And Then'이 베일을 벗었다. 비틀스는 잘 알려진 것처럼 1960년대 전 세계를 장악했던 팝음악의 지배자였고 1970년 해산한 이후로도 지금까지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전무후무한 밴드였다. 아직도 그들의 음악과 음반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LP, CD 시대를 거쳐 디지털 스트리밍으로 변화한 지금에 이르고 있다.

과거 비틀스의 미공개 음원은 1995~1996년에 걸쳐 발매된 < Anthology > 시리즈를 통해 순차적으로 소개된 바 있었다. 1970년대 중반 이후 잠시 활동을 멈춘 존 레넌이 집에서 카세트 테이프만으로 녹음한 'Free As Bird', 'Real Love' 등 2곡의 트랙에 폴 매카트니, 조지 해리슨, 링고 스타가 함께 했다. 프로듀서 제프 린(그룹 ELO 리더)의 협업 하에 새로운 악기, 보컬을 입혀 신곡을 내놓은 것.   

​그런데 당시 미완의 노래가 하나 더 있었다. 바로 'Now And Then'이라는 제목의 이 곡은 간단한 피아노 반주와 존의 목소리만으로 채워졌지만 1995년 당시의 녹음 기술로는 피아노에 가려진 존의 나즈막한 보컬을 분리할 수 없었기에 결국 3인의 비틀스 멤버는 추가 작업을 포기했다. 그리고 6년 후 조지의 별세와 더불어 이 곡은 그대로 사라지는 듯 했다.  

12분 짜리 다큐에 함축된 신곡 작업기
 
 비틀스 미공개 신곡 'Now and Then' 제작기를 담은 미니 다큐 '나우 앤 덴 : 더 라스트 비틀스 송'

비틀스 미공개 신곡 'Now and Then' 제작기를 담은 미니 다큐 '나우 앤 덴 : 더 라스트 비틀스 송' ⓒ The Beatles / Apple

 
​신곡 'Now And Then'과 함께 유튜브에 공개된 12분 짜리 미니 다큐멘터리 <나우 앤 덴 : 더 라스트 비틀스 송>(The Beatles - Now And Then : The Last Beatles Song Shor Film)은 하나의 미공개 음원이 어떤 과정을 통해 지금에서야 빛을 보게 되었는지 수십여년에 걸친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간략하게 담고 있다. 생존 멤버들인 폴, 링고, 그리고 존의 아들 션 등의 목소리와 1960년대와 1995년 녹음 세션 당시의 영상, 그리고 현재의 이야기가 이 다큐에 함축되었다.  

​1995년 모처럼 스튜디오에 모인 3인의 비틀스 멤버들은 무척 활기에 넘쳤다. 그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존 레넌이 남긴 데모 트랙을 기반 삼아 다양한 악기와 보컬을 입혔고 바쁜 와중에도 시간이 남게 되자 'Now And Then'의 추가 작업을 시도했다.  하지만 앞서 소개한 것처럼 기술적 문제에 봉착했고 맥이 풀려버린 폴은 "그냥 이걸로 끝내는건 어떨까"라고 생각했다.

"그래 다음에 보자"라며 각자 스튜디오의 문을 열고 헤어진 그들은 더 이상 만날 수 없었다. 2021년 다큐멘터리 영화 <겟 백>(Get Back)의 디지털 복원 공개가 이뤄질 때까지 누구도 비틀스의 신곡이 나오리라 생각한 사람들은 없었다. 불가능이라고 생각한 일을 현실로 만든 건 다름아닌 <겟 백>의 복원을 담당한 <반지의 제왕> 영화감독 피터 잭슨이었다.

피터 잭슨 감독 + AI 기술 덕분에 완성된 프로젝트​
 
 비틀스 미공개 신곡 'Now and Then' 제작기를 담은 미니 다큐 '나우 앤 덴 : 더 라스트 비틀스 송'

비틀스 미공개 신곡 'Now and Then' 제작기를 담은 미니 다큐 '나우 앤 덴 : 더 라스트 비틀스 송' ⓒ The Beatles / Apple

 
잘 알려진 것처럼 피터 잭슨은 <반지의 제왕>, <킹콩>, <호빗> 등 일련의 작품을 통해 최첨단 테크놀로지를 적극 활용한 작품들은 대거 탄생시켰다. 그가 설립한 윙넛 필름, 웨타 FX 등은 각종 영상 그래픽 작업에 관한 한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겟 백>의 복원 및 추가 작업에 성공한 그는 또 하나의 숙원 사업을 완성했다.   

"머신 러닝을 기반으로 다양한 구성 요소를 개별 트랙으로 분할하는 기술을 개발하게 됐다".(피터 잭슨) 

이제 특정 악기와 목소리를 분리할 수 있는 음성 AI 기술까지 겸비하게 된 것이다.  이에 고무된 폴은 'Now And Then'을 마무리 지어야 겠디고 생각했고 프로듀서 자일스 마틴(비틀스 프로듀서 조지 마틴의 아들)과 손잡고 현악기 녹음 등 추가 작업을 단행했다.  ​

뿐만 아니라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존과 조지의 모습도 뮤직비디오에 재소환했다.  피터 잭슨이 직접 연출을 맡은 'Now And Then' 영상에는 80대의 폴과 링고, 20대의 존과 조지가 모두 있다. 덕분에 우리는 생각하지 못했던 깜짝 선물을 이렇게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결합... 비틀스는 영원하다
 
 비틀스 신곡 'Now And Then' 뮤직비디오

비틀스 신곡 'Now And Then' 뮤직비디오 ⓒ The Beatles / Apple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완벽한 결합이 탄생시킨 노래 'Now And Then'은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안겨준다. 존 레넌의 서정성을 기반으로 1960년대 중후반 비틀스가 적극 활용했던 현악기 연주를 덧붙였다. 가을과 겨울 문턱에 놓인 요즘의 분위기와 딱 맞아떨어지는 느낌이다.  

​다큐의 마지막 부분에서 폴은 "이 친구들과 함께 작업하고 이런 음악을 만들 수 있었던 건 너무나도 큰 행운이었다"고 찬란했던 그때를 회상했다. 그저 음악 말고는 아무 것도 몰랐던 더벅머리 청년들은 바다 건너 미국 시장을 정복했고 이후 세계 음악팬들까지 사로 잡았다. 존과 폴이라는 빼어난 송라이터의 존재 뿐만 아니라 조지, 링고 등 묵묵히 그들을 뒷받침해준 동료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덕분에 우리는 비틀스의 위대함을 다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해체 53주년이 되었음에도 비틀스가 우리 곁에 영원한 존재로 남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비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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