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새 외국인 투수 앨버트 수아레즈

삼성의 새 외국인 투수 앨버트 수아레즈 ⓒ 삼성라이온즈


삼성은 최근 2시즌 동안 팀의 외국인 에이스 뷰캐넌이 있어서 외국인 투수 한 자리는 고민이 없었다. 그러나 문제는 나머지 한 자리다. 뷰캐넌의 파트너들의 성적이 늘 신통치 않았다.

벤 라이블리는 2년 동안 28경기 나와 6승에 그쳤고, 지난 시즌에는 7경기 1패 방어율 4.05로 1승도 기록하지 못하였다. 더군다나 시즌 도중 어깨 부상을 당하며 결국 방출되었다. 대체 용병인 마이크 몽고메리는 월드시리즈 우승 경험이 있는 좌완 투수로 삼성이 큰 기대를 하며 영입한 투수였다. 하지만 11경기 2승 5패 방어율 5.37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였고, 포스트시즌에도 부진하며 삼성의 승부수는 실패로 돌아갔다.

삼성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새 외국인 투수로 앨버트 수아레즈를 최대 총액 100만 달러에 영입했다. 수아레즈는 직구 평균 구속 152.8km로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로 2019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일본프로야구(NPB) 야쿠르트 스왈로즈에서 활약한 이력이 있다. 야쿠르트에서 3년 동안 40경기 나와 162이닝을 소화하며 10승 8패 1세이브 방어율 3.00 출루허용률 1.32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에는 24경기 77이닝을 소화하며 5승 3패 1세이브 방어율 3.62의 성적을 거둬 야쿠르트의 통합 우승을 이루는데 공헌했다.

삼성의 허삼영 감독은 수아레즈에 대해 "영상으로 봤는데, KBO리그 최고 수준의 구위를 가졌다. 일본에서 3년 동안 뛰면서 투수로서 흠잡을 데 없는 슬라이드 스탭 능력을 갖췄다. 하지만 결국에는 직접 눈으로 봐서 얼만큼 길게 이닝을 소화하느냐가 관건이다.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라며 기대와 우려가 공존되는 평가를 했다.

수아레즈에 대한 기대와 우려
 
 삼성의 용병투수 수아레즈의 야쿠르트 시절 통산 성적

삼성의 용병투수 수아레즈의 야쿠르트 시절 통산 성적 ⓒ 야쿠르트스왈로즈


우려의 시선이 없을 수는 없다. 수아레즈가 최근 일본에서 뛴 3년 동안 출전한 경기가 40경기에 불과했다. 야쿠르트에서의 2시즌은 부상으로 인하여 각각 4경기 출전, 12경기 출전에 그쳤다. 그럼에도 성적은 좋은 편이다. 마지막 시즌은 24경기 출전으로 가장 많이 나오기는 했지만, 선발과 불펜을 오고 간 상황이 많아 사실상 스윙맨의 역할을 수행했다. 24경기 중 5이닝 이상 소화한 경기는 8경기고, QS(6이닝 이상 3실점 이하)를 소화한 경기는 5경기다.

삼성에서는 약 30경기 정도 풀타임 선발로 길게 던져야 하는데, 제대로 된 선발 경험이 많지 않다. 미국에서는 불펜으로 뛰었고, 일본에서는 선발 경험이 적고 거기다가 부상에 많이 시달리며 내구성이 미지수인 상태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KIA의 멩덴, LG의 수아레즈가 재계약이 불발된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내구성이었다. 두 투수 모두 KBO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KBO리그에서도 부상에 시달리다 보니 선발투수로서 긴 이닝을 확실히 소화하지 못했고, 결국 내구성에 대한 확신을 끝내 보여주지 못했다. 수아레즈가 이번 시즌 부상 없이 정상적인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면서 본인이 건강하는 것을 확실히 증명해줘야 한다.
 
 삼성에서 뛴 속구형 외국인 투수 알프레도 피가로(왼쪽), 리살베르토 보니야(오른쪽)

삼성에서 뛴 속구형 외국인 투수 알프레도 피가로(왼쪽), 리살베르토 보니야(오른쪽) ⓒ 삼성라이온즈


더군다나 삼성이 속구형 외국인 투수를 영입하고, 큰 재미를 본 기억이 왕조 시절 밴덴헐크 이후 사실상 없는 편이다. 밴덴헐크 이후 대표적인 속구형 외국인 투수로 2015년 피가로, 2018년 보니야가 있다.

피가로는 수아레즈처럼 일본프로야구 경험(오릭스 버팔로스, 2011~2012)이 있는 투수다. 2015년 삼성에서 25경기 165이닝을 소화하며 13승 7패 방어율 3.38 출루허용률 1.24로 삼성의 1선발 역할을 맡은 투수였다. 하지만 후반기에 구속과 구위가 현저하게 떨어졌고, 어깨 피로 누적으로 2차례 1군 엔트리에 말소됐다.

이후 한국시리즈에서도 1선발 역할을 맡았지만, 2경기 1패 8이닝 10실점(9자책점) 방어율 10.13으로 부진했고, 그해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이 우승하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충분한 휴식을 제공했음에도 구속과 구위가 제대로 회복되지 않아 삼성과의 동행은 1년 만에 끝이 났다.

보니야는 2018년 삼성에서 29경기 168이닝을 소화하며 7승 10패 방어율 5.30 출루허용률 1.52의 성적을 기록했다. 선발 로테이션을 이탈하지 않아 내구성은 우수했지만, 투구 내용을 보면 기복이 심했고 결국 보니야도 삼성과 재계약에 실패했다.

피가로와 보니야 모두 150km대의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였지만, 피가로는 어깨 부상, 보니야는 기복있는 투구 내용으로 인해 삼성과 오래가지는 못했다. 수아레즈가 삼성의 속구형 용병 투수 잔혹사를 끊을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에이스 뷰캐넌 "민호가 원하는 투수일 것"

2019년 야쿠르트에서 한솥밥을 이뤘던 삼성의 에이스 뷰캐넌도 "긍정적이고 동료들과 잘 지내려고 노력하는 선수다. 같이 뛸 수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 (강)민호가 아마 원하는 투수일 거다"라며 수아레즈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삼성의 안방마님 강민호도 수아레즈에 대해 "일본에 있을 때부터 좋은 공을 던졌고, 성격이 상당히 좋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뷰캐넌이 나에게 말해줬다. 지난 시즌 우리 팀이 선발야구를 한 팀인데, 늘 외국인 투수 한 자리가 아쉬움이 남았다"라며 기대감을 크게 가지는 모습이다.

기대와 우려가 많이 공존하는 선수지만, 용병 선수는 아직 긁지 않은 복권과도 같다. 현재 수아레즈는 한국에 입국한 상태다. 자가격리를 마친 후, 곧바로 삼성 1군 스프링캠프에 합류할 예정이다. 이번 시즌 수아레즈가 삼성 선발진에서 한축을 잘 맡을 수 있을지 그의 활약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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