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골든타임>에서 최민혁 역을 맡은 배우 이성민

드라마 <골든타임>에서 최민혁 역을 맡은 배우 이성민 ⓒ MBC


31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골든타임>은 우리 의료 현실의 씁쓸한 단면을 보여줬다.  이날, <골든타임>은 생명을 살리는 숭고한 일에도 '빈부 격차'가 존재함을 알려줬다.

극 중에서, 오토바이 사고를 당한 박원국의 이야기가 그랬다. <골든타임> 8회, 음식점 배달 일을 하던 박원국은 오토바이 운행 중 큰 사고를 당한다. 다행히 사고를 목격한 '열혈 의사' 최인혁(이성민 분)의 빠른 응급처치와, 응급실 후송, 수술로 인해 귀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었지만 여전히 중환자 상태로 2차 수술이 필요했다.

박원국의 사고이전에 세중병원에 사표를 쓴 최인혁은 1차 수술을 끝내고 병원을 나왔다. 나머지 부분은 세중병원 과장들이 책임져야 할 부분이었다. 하지만 세중병원 과장들이 박원국을 대하는 태도는 최인혁과 180도 달랐다.

해운대 세중병원 과장들에게 박원국은 돈 없는 골칫거리 환자에 불과했다. '중환자실'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박원국을 응급실에 그대로 두기 까지 했다. 환자를 위해 어디든 달려가는 의사 최인혁과 세중병원 과장들은 달라도 너무 달랐다.

세중병원 과장들의 의료 목적은 어떤 순수한 동기가 아니었다. 돈 있는 사람, 유명한 사람들을 위한 수단으로 변질된 지 오래였다. 출세에만 눈먼 '박쥐' 의사들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불편함으로 다가왔다. 이는 단지, 극 속의 문제가 아닌 언제든,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대한민국의 불편한 의료 현실이었기 때문이다.

의사가 의사 아닌 사회, 우리 의료계에 경종을 울리다
 병원 응급실을 소재로 한 MBC 월화드라마 <골든타임>.

병원 응급실을 소재로 한 MBC 월화드라마 <골든타임>. ⓒ MBC


<골든타임> 속, 세중병원 관계자들의 모습은 의사라기 보단 경영가의 모습에 가까웠다. 환자를 '경제논리'로 대했기 때문이다. 비싼 병실에 돈 없고, 가족 없는 환자를 넣지 않으려고 했다. 박원국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박원국은 중환자였음에도 '병원 중환자실 자리가 없다'는 이유로 계속 응급실에 남아 있어야 했다. 이를 고발하는 기사까지 터졌지만, 박원국은 병원의 경제논리에 밀려 중환자실로 이동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세종병원의 골칫덩어리 환자(?) 박원국은 숨겨진 사연이 알려지며, 갑자기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일이 일어났다. 알고보니 박원국은 대통령 표창을 받고 청와대 오찬까지 했던 이슈메이커였던 것,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자 세중병원 과장들의 태도도 급변했다.

박원국 환자를 무관심으로 대했던 세중병원 과장들은 이제 너나 할 것 없이 박원국 환자에 대한 수술과 브리핑을 맡으려고 했다. 특히 박원국의 주치의인 김민준(엄효섭 분) 과장은 기회주의적 행태를 보였다. 병원 이사장 대제(장용 분)를 찾아가 자기가 박원국의 두 번째 수술을 맡겠다고 한 것이다. 그 목적이, 출세를 위한 것임을 삼척동자도 능히 짐작 할 수 있었다.

"제가 책임지겠다. 다시 오진 않을 좋은 기회다"  (김민준)

환자 박원국을 출세를 위한 도구로 이용하는 김민준 과장의 모습은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반면 박원국을 긴 수술끝에 살려냈던 '열혈의사' 최인혁은 또 다른 환자를 살리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었다. 두 의사의 대조적 모습은 '진짜 의사'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만들었다. 우리 의료 현실에 경종을 울리기 충분했다.

이날, <골든타임> 속의 대조적 두 의사와 함께, 환자 박원국의 이야기는 집중 조명을 받았다. 많은 시청자들이 극중, 박원국의 모습에서 故 김우수 씨를 떠올렸기 때문이다.

故 김우수씨는 매월 70만원의 적은 월급으로 5명의 어린아이들을 후원해, '철가방천사'로 불리며 우리 사회에 따뜻한 교훈을 전한 인물이다. 극중에서 박원국도 경제적으로 궁핍한 환경에서도 매달, 일정금액을 어린 아이들을 후원하는데 썼다.

故 김우수씨처럼 극중 박원국도 배달 일을 했기에 닮은 구석이 많았다. 자연히 <골든타임>의 박원국에게서 故 김우수씨의 모습이 스쳤다. 故 김우수씨는 지난해 배달 일을 하던 중, 불의의 사고로 운명을 달리했다. 회생가능성이 거의 없는 부상으로 사고 이틀 뒤 홀로 쓸쓸하게 운명했다는 사실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날, 골든타임은  최인혁 같은 의사가 왜 우리 의료계에 필요한 지, 그  이유를 분명히 알려줬다. 응급환자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는' 의사, 오늘은 그런 참의사가 존재가 유난히 그리운 하루다.

박원국 골든타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잊지말아요. 내일은 어제보다 나을 거라는 믿음. 그래서 저널리스트는 오늘과 함께 뜁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