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수목드라마 <유령>에서 다혈질 형사 권혁주 역을 맡은 곽도원이 11일 일산 탄현제작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SBS 수목드라마 <유령>에서 다혈질 형사 권혁주 역을 맡은 곽도원이 11일 일산 탄현제작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 SBS


화통하고 유쾌하다. 사이버 수사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 <유령>에서 유일하게 데이터보다 인간의 동물적 감각을 믿는 형사, '미친소' 권혁주 역의 곽도원은 딱딱한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유머의 힘을 갖고 있다. 지난 5월 <유령> 제작발표회에 이어, 11일 기자간담회에서도 곽도원 덕분에 여러 번 웃음이 터졌다.

오랫동안 연극배우로 활동했던 곽도원은 영화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의 이른바 '악질 검사'로 얼굴을 알렸다. <유령> 제작발표회 당시 '<범죄와의 전쟁> 이후 몸값이 올랐냐'는 사람들의 질문에 "라면에 계란 좀 넣어 먹을 정도"라고 답한 그는 통신사 CF를 찍었다는 자랑을 잊지 않았었다. 결혼기념일을 잊은 남자가 아내의 갑작스러운 회사 방문에 재빠르게 LTE 스마트폰으로 영화표를 예약해 위기를 모면한다는 그 CF의 주인공이 곽도원이다.

"소지섭은 '소간지', 나는 그냥 '미친소'"

약 보름 만에 다시 만난 곽도원은 제작발표회 때보다 살이 많이 빠진 모습이었다. 풍채 좋던 곽도원은 "살을 억지로 빼려고 한 게 아니라, 술을 못 먹었고 야식도 안 먹으려고 했다"며 "한 달만에 7kg이 빠졌는데, 여러분도 다이어트를 하고 싶으면 드라마를 하라"고 제안했다.

<유령>이 첫 드라마인 곽도원은 영화보다 제약이 심한 안방 극장의 언어생활에 적응 중이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도 그는 밤샘 촬영을 강행하고 있다며 "미친듯이!"라고 표현했다가 다시 "아니, 치열하게"라고 순화했다. 권혁주의 대사도 바꿨다. 곽도원은 "1회에서 '이 새끼!'라고 대사를 했는데 내가 그 정도 욕하면 정말 상스럽게 느껴지나보다"라며 "'아, 요놈 보게~' 이런 식으로 순화하고 있다"고 나름의 고충을 토로했다.

 오랫동안 연극 무대에서 활동했던 그는 영화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에서 '악질 검사' 조범석 역으로 얼굴을 알렸다. <유령>은 그에게 첫 드라마다.

오랫동안 연극 무대에서 활동했던 그는 영화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에서 '악질 검사' 조범석 역으로 얼굴을 알렸다. <유령>은 그에게 첫 드라마다. ⓒ SBS


그의 연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애드리브(즉흥연기)다. 연기 같지 않은 연기를 위해 일상에서 편안하게 쓰는 말투로 대사의 어미 처리를 다르게 하기도 한다는 곽도원은 권혁주의 대사에서도 종종 애드리브를 시도한다.

특히 <유령> 4회 말미에서 권혁주가 비슷한 옷을 입은 김우현(소지섭 분)에게 "같은 옷 다른 느낌"이라고 볼멘소리를 하는 장면은 곽도원의 애드리브 때문에 방송사고(?)까지 발생했다. 이 장면을 끝까지 자세히 보면, 웃음을 터뜨리는 소지섭을 목격할 수 있다.

이 장면에 대해 곽도원은 "우연히 소지섭과 같은 옷을 입고 촬영을 대기하고 있었는데, 한 스태프가 '같은 옷 다른 느낌'이라며 '오빠, 미안~'이라고 하더라"라며 "재밌다는 생각에 감독님에게 대사로 집어 넣겠다고 말씀드렸더니 '진지한 장면'이라고 고민했다"고 전했다. 결국 이 장면은 버전을 다르게 두 번 촬영했고, 애드리브를 한 쪽이 방송됐다.

'같은 옷 다른 느낌'처럼 소지섭과 함께 화면에 등장하는 누구라도 '소간지'라 불리는 그의 외모가 부담스러울 터. 곽도원은 소지섭과의 비교에 대해 "소지섭 씨는 '소간지'고, 나는 그냥 '미친소'다"라고 해, 또 한 번 폭소케 했다. 곽도원의 이런 유쾌한 매력은 다소 어두운 분위기의 <유령>에서도 무게감과 유머로 균형을 유지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유령>은 이야기의 발단 '신효정 살인사건'의 배후로 의심돼 온 조현민(엄기준 분)이 4회 첫 등장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거악으로 예상되는 조현민과 사이버 수사대의 두뇌 싸움 혹은 예상치 못할 반전으로 긴장감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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