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박종훈 감독이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사퇴하면서 이제 관심사는 과연 누가 새 감독이 될 것이냐로 옮겨지고 있다.

 

5년 임기를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2년 만에 사퇴한 박종훈 감독의 경우를 보듯 LG 사령탑은 9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며 기다림에 지쳐버린 구단 경영진과 팬들을 위해서라도 단기간에 성적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막중한 부담감을 떠안게 될 자리다.

 

그러나 성적은 부진하지만 최고의 인기 구단이라는 자부심과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전폭적인 선수 지원을 갖춘 '서울팀' LG는 감독이라면 누구나 욕심낼 만한 자리이기도 하다.

 

박종훈 감독의 사퇴가 발표되자마자 수많은 후보들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선동열 전 삼성 감독과 김기태 수석코치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일단 선동열 전 감독은 능력과 이름값을 모두 갖췄다. 4년간 삼성을 이끌며 두 차례나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삼성의 탄탄한 투수진을 키워낸 이력을 봤을 때, 올 시즌 빈약한 마운드로 온갖 마음 고생을 했던 LG로서는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게다가 '국보급 투수'로 불렸을 정도로 화려했던 선수 경력과 카리스마는 조직력이 무너진 LG 선수단을 장악하기에도 유리하다.

 

반면에 김기태 수석코치는 '내부 승진'을 기대하고 있다. 일본 명문구단 요미우리 자이언츠 2군 코치를 거쳐 LG 2군 감독을 역임하며 경력도 충분히 쌓았고 1군 수석코치로서 박종훈 감독을 보좌하며 선수단을 잘 파악하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김기태 수석코치 역시 아직 1군 감독 경험이 없다는 것이 이미 '초보' 박종훈 감독을 앞세웠다가 쓰라린 실패를 맛본 LG를 머뭇거리게 하고 있다.

 

물론 올 시즌 삼성 류중일 감독, 롯데 양승호 감독 등 초보 사령탑들이 좋은 성적을 거둔 경우도 있지만 지난 시즌에도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던 이들과 달리 LG는 '기초'부터가 허약하다.

 

지난 2002년 LG를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던 김성근 전 SK 감독이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하지만 좋은 성적에도 경질되면서 서로 감정이 좋지 않기 때문에 앞서 거론된 후보들보다는 가능성이 낮다.

 

열정적인 홈팬들과 드넓은 잠실구장을 앞세운 화려한 인기 구단이지만 지난 10년간 무려 7명의 감독을 교체했던 LG를 이끌기 위해 과연 누가 '독이 든 성배'를 들어올리게 될지 주목된다. 

2011.10.07 08:57 ⓒ 2011 OhmyNews
LG 트윈스 선동열 김기태 김성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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