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문제 하나부터 내보자.

다음 가수들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1)알리, 임태경, 소녀, 차지연, 에일리, 유미, 데이브레이커
(2)규현, 강민경, 성훈, 려욱 나르샤

문제에서 알 수 있듯이 1번과 2번에 속한 가수들은 KBS <불후의 명곡2>에 출연한 가수들이다. 그런데 왜 이 가수들을 두 그룹으로 나눈 것일까? 이런 의문점을 바탕으로 <불후의 명곡2>가 인기를 얻은 이유를 설명하겠다.

 <나는 가수다> 아이돌 판으로 시작했지만 최후의 승자가된 <불후의 명곡2>

<나는 가수다> 아이돌 판으로 시작했지만 최후의 승자가된 <불후의 명곡2> ⓒ KBS <불후의 명곡2>


사실 <불후의 명곡2>는 MBC <나는 가수다>의 아류작 내지 '아이돌판 나가수'라는 굴레에서 출발했다. 시작 자체가 모방에 가까웠기 때문에 비난도 컸고 시청률도 저조했다. 그러나 <불후의 명곡2>는 자신만의 매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원조 프로그램 격인 <나는 가수다>가 시즌1과 시즌2에서 시청률 하락으로 종영을 맍는 동안 <불후의 명곡>은 끈질긴 생명력을 발휘한 끝에 '최후의 생존자'가 됐다.

후발주자였던 <불후의 명곡2>가 <나는 가수다>를 앞지를 수 있었던 것은 첫째는 미스캐스팅 논란이 없었다는 점, 둘째 예능적 재미, 세번째는 폭넓은 캐스팅이다. 이를 다시 말하면 <나는 가수다>는 미스캐스팅 논란이 없었고, 예능적 재미도 없었으며, 폭넓은 캐스팅도 없었다는 뜻이다. 이것은 <불후의 명곡>의 장점이자 단점들이다.

<나는 가수다>는 첫 6명의 출연자 이후 많은 가수들이 출연 섭외를 고사해 어려움을 겪었다. 이는 '전설로 남을 가수'들이 경쟁에서 떨어진다는 부담감 때문이었다. 여기에 '옥주현 캐스팅' 당시에는 엄청난 비난과 성토가 이어졌다. 한마디로 시청자와 네티즌들은 '나가수급'이라는 근거없는 자기 기준을 만들어 출연자가 그 기준에 조금이라도 부족하면 온갖 부정적인 댓글과 욕설 그리고 비난을 퍼부었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나는 가수다> 출연 결정은 많은 가수들에게 큰 부담감으로 작용했다.

<불후의 명곡2>는 이런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나는 가수다급'이 아닌 '불후의 명곡급'이라는 딱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나가수>처럼 하차에 대한 두려움이 없었고, 패배에 대한 부담도 덜 했기 때문이다. 당연 <불후의 명곡2>는 <나가수>보다 캐스팅이 수월했다. 이름이 덜 알려진 알리, 임태경, 소냐, 유미, 에일리, 데이브레이커 등이 캐스팅될 것 있었던 것은 바로 이런 배경 덕이다.

 <불후의 명곡2> 가 발견한 최고의 스타 알리

<불후의 명곡2> 가 발견한 최고의 스타 알리 ⓒ KBS <불후의 명곡2>


그렇다고 소위 <불후의 명곡2>의 출연자가 '나가수급' 출연자보다 못한 것도 없었다. 물론 아이돌 이후의 캐스팅에서다. 특히 알리같은 경우 전무후무한 8승이라는 깨기 힘든 기록을 남겼다. 이런 개별 출연자의 성공은 자연스럽게 <불후의 명곡2>와 공생관계를 자연스럽게 형성했다. <불후의 명곡2>는 시청자들에게 좋은 무대를 선물했고, 숨겨진 보석같은 가수를 발굴했다는 생색도 낼 수 있었던 것이다. 출연자들도 무명시절의 설음을 <불후의 명곡2> 무대를 통해 떨쳐낼 수 있었다. 예상못한 응원과 이에 따른 인지도 상승 그리고 인기까지 누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다비치 서브 보컬에서 및 얼굴담당에서 보컬리스트로 인정받은 강민경

다비치 서브 보컬에서 및 얼굴담당에서 보컬리스트로 인정받은 강민경 ⓒ KBS <불후의 명곡2>


그렇다고 <불후의 명곡2>가 항상 무명의 가수들로 유지되지 않았다. 출연 가수들 중에는 이미 충분히 인지도를 쌓은 가수들도 출연했다. 그들 중에는 규현, 강민경, 성훈, 나르샤처럼 그룹에 속해있는 특별한 케이스도 많았다. 이들은 각자 슈퍼주니어, 다비치, 브라운 아이드 소울, 그리고 브라운 아이드 걸스의 멤버들로 그룹 멤버로서는 큰 성공을 거두고 있지만 개개인의 실력을 발휘할 기회가 없었던 경우다. 이들에게는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무대, 즉 '솔로 무대'가 필요했고 그 무대가 바로 <불후의 명곡2> 무대였던 것이다.

이들에 대한 반응은 어땠을까? "OO가 이렇게 노래를 잘했었나?"라는 감탄과 함께 매회 방송을 지켜보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한마디로 <불후의 명곡2>는 그룹에 속해 있는 가수들에 재발견의 무대가 된 것이다.

 예능적인 면을 같춘 오디션 프로그램인 <불후의 명곡>

예능적인 면을 같춘 오디션 프로그램인 <불후의 명곡> ⓒ KBS <불후의 명곡2>


<불후의 명곡2>의 성공요인 중 두번째는 예능적 요소다. 무대 밖인 대기실에서는 단순히 무대 감상만이 아니라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익숙했던 '토크'가 이 프로그램에 잔재미를 얹어주었다. 그 과정에서 라이벌 관계나 캐릭터 구축이 이루어졌고, 개인적인 매력까지 내보일 수 있는 기회로 작용했다.

김구라에게도 굴하지 않았던 '열혈 효린', 도도할 것만 것은 '푼수 강민경', 얌전할 것만 같았던 '독설 규현'. 여기에 허각 Vs. 신용재, 나르샤 Vs. 아이비라는 라이벌 구도도 자연스럽게 전개됐다. 이런 '예능 장치'들로 말미암아 경쟁만 있는 무대 경연이 아닌 예능적 재미까지 담아냈다.

 <불후의 명곡2> 가 발견한 또 하나의 언더 실력파 데이브레이크

<불후의 명곡2> 가 발견한 또 하나의 언더 실력파 데이브레이크 ⓒ KBS <불후의 명곡2>


이런 장점들로 <불후의 명곡2>는 안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성공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재발견'되어야할 가수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해야 하다. 가요계와 예능 프로그램 모두 현재 위기 상황이다. 그 위기를 기회로 만들며 서로 공생관계를 이끌어야 바로 그 지점에 <불후의 명곡2>가 있다.


불후의 명곡2 나는 가수다 불후의 명곡2 캐스팅 불후의 명곡2 성공비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