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블루제이스 공식 홈페이지는 27일(한국 시각) 오승환과 1+1 계약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공식 홈페이지는 27일(한국 시각) 오승환과 1+1 계약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 MLB.com


계약이 늦어졌던 '끝판대장' 오승환이 드디어 새로운 소속팀을 찾았다. 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의 토론토 블루제이스 구단은 27일(아래 한국 시각)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인 투수 오승환과 계약 기간 1+1년에 총액 최대 750만 달러(한화 약 80억 원)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텍사스 레인저스와 했던 '계약 합의' 단계가 아닌 메디컬 테스트까지 통과한 '최종 계약 확정' 단계다.

지난 2016 시즌을 앞두고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계약하며 빅리그에 진출한 오승환은 2년 동안 138경기에 출전해 7승9패 39세이브 평균자책점 2.85를 기록했다. 이는 통산 86세이브의 김병현에 이어 한국인 세이브 2위 기록. 이제 오승환은 토론토 소속으로 험난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생존 경쟁을 이어가게 됐다.

오승환은 2년 전처럼 토론토에서도 존재감 보일 수 있을까

2017년 세인트루이스와의 계약기간이 끝난 오승환은 지난 7일 텍사스와 1+1년 최대 925만 달러에 계약 합의했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사실 텍사스는 경쟁이 치열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소속에 박찬호 등 한국 선수들과 인연이 썩 좋지 않은 팀이지만 마무리 투수가 마땅치 않았던 지라 오승환이 뛰기엔 적합한 팀이었다. 실제로 텍사스 구단은 계약 과정에서 오승환에게 마무리 자리를 보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메디컬테스트만 남겨 뒀다던 오승환의 최종 계약 소식은 차일피일 미뤄졌고 지난 18일 계약이 최종 무산되고 말았다. 텍사스 레인저스 측은 메디컬 테스트 과정에서 오승환의 팔꿈치에 이상이 발견됐다고 밝히면서 세부 계약내용을 조율하려 했고 이를 받아들이지 못한 오승환 측에서 계약을 최종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 구단들이 스프링캠프를 여는 시점까지 어느 팀과도 계약하지 못한 오승환은 메이저리그에 잔류하기 힘들 거라는 소문이 돌았고 국내 복귀설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2015 시즌 안지만, 윤성환, 임창용(KIA 타이거즈)과 함께 원정도박사건에 연루된 오승환은 국내 복귀시 시즌 50% 출전정지 징계를 받아야 한다. 따라서 작년 시즌 중반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던 오승환 입장에서는 쉽게 국내 복귀를 결정하기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역시 오승환은 빅리그에서도 여전히 경쟁력이 있는 투수였고 결국 27일 토론토와 계약을 맺으면서 새 둥지를 찾았다. 토론토는 메이저리그에서 캐나다에 연고를 두고 있는 유일한 구단으로 오승환은 토론토에서 뛰게 되는 첫 한국인 빅리거가 됐다. 1992년과 1993년 월드시리즈 2연패를 달성한 토론토는 20년 동안 암흑기를 보내다가 2015년과 2016년 가을야구에 복귀했다. 하지만 작년에는 76승86패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4위에 머무르며 부진했다.

작년까지 오승환이 속했던 세인트루이스에 비하면 강팀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오승환이 곧바로 마무리 자리를 차지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토론토에는 지난 2015년 빅리그에 데뷔해 3년 동안 통산 95세이브를 기록한 멕시코 출신의 젊은 마무리 로베르토 오수나가 있기 때문이다. 오수나는 작년 시즌에도 39세이브를 올리며 생애 처음으로 올스타전에 출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수나는 작년 시즌 마무리 투수로는 다소 높은 3.38의 평균자책점과 10개의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바 있다. 오승환이 2016년이나 2017년 초반의 구위를 되찾는다면 오수나의 활약여부에 따라 얼마든지 마무리 자리를 차지할 수도 있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는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라는 확실한 양강이 속해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성적에 대한 부담도 적은 편이다.

물론 가장 중요한 과제는 오승환이 여전히 빅리그 레벨에서 통할 수 있는 투수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일이다. 사실 토론토 입장에서는 마무리 오수나를 비롯한 주력 불펜 투수들의 부상 이탈 등을 대비한 '보험'의 개념으로 오승환을 영입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오승환이 좋은 구위와 실력을 보여준다면 팀 내 위상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평범한 불펜 투수로 입단해 마무리 투수로 신분 상승했던 2016년 세인트루이스 시절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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