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7월 1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열린 러시아월드컵 16강 스페인과 러시아의 경기. 러시아의 표도르 스몰로프(오른쪽)가 스페인을 승부차기로 꺾은 후 팀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2018년 7월 1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열린 러시아월드컵 16강 스페인과 러시아의 경기. 러시아의 표도르 스몰로프(오른쪽)가 스페인을 승부차기로 꺾은 후 팀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월드컵 개최국' 러시아가 신선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러시아 축구대표팀은 2일(한국 시각)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컵 16강전에서 '우승 후보' 스페인을 1-1(PK4-3)로 무너뜨리고 8강에 진출했다.

대회전까지만 하더라도 평가전에서 부진한 모습(2무 4패)을 보였던 'FIFA랭킹 70위' 러시아는 월드컵 개막과 함께 사우디아라비아(5-0), 이집트(3-1)를 차례로 무너뜨리더니 이번엔 '10위' 스페인까지 격파하며 축구 팬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스페인전서 압도적인 활동량 자랑한 러시아

이날 그라운드에 나선 러시아 선수들은 '철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초인적인 활동량을 선보였다. 러시아가 연장 전·후반을 포함한 120분 동안 소화한 활동량은 무려 146km였는데, 이는 137km를 소화한 스페인을 압도한 활동량이다.

특히 러시아 공격수 알렉산드르 골로빈(22)은 양 팀 선수 중 최다인 15.9km를 소화하는 체력을 자랑했고, 세르게이 이그나셰비치(38) 등 다른 러시아 선수들도 연장전에서 활기찬 모습을 보이며 지친 기색이 역력한 스페인 선수들과 대비를 이뤘다. 경기를 지켜본 축구 팬들은 '경기 종료 직전까지 투혼을 발휘한 러시아 선수들의 모습이 놀라웠다'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러시아 돌풍'이 마냥 희망찬 것만은 아니다. 잘 뛰어도 너무 잘 뛰는 러시아의 모습에 '뭔가 의심스럽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바로 '약물 복용' 의혹이다.

과거 러시아는 정부가 주도적으로 올림픽 출전 선수들에게 약물을 주입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IOC로부터 국가 자격의 올림픽 참가를 금지당했다.

이런 전과 때문에 최근 몇몇 팬들 사이에서 '러시아 축구대표팀도 올림픽 선수들처럼 도핑을 맞은 것 아니냐'는 의심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영국 <데일리메일>은 "러시아 대표팀 미드필더 데니스 체리셰프가 과거 금지 약물을 주입한 전례가 있다"고 도핑 의혹을 제기했다.

때아닌 도핑 의혹 제기, FIFA "도핑 테스트 거쳤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체리셰프의 아버지 드리트리 체리셰프는 러시아 매체 <스포츠 위켄드>와의 인터뷰에서 "내 아들이 부상 치료를 위해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은 바 있다"고 말했다. 성장호르몬제는 세계 반도핑기구가 규정한 2등급 금지약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런 까닭에 국제축구연맹(FIFA) 등 스포츠 단체들은 선수들의 성장호르몬제를 투여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물론 약물을 복용할 경우엔 4년 이상의 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을 수 있다.

때 아닌 도핑 논란에 휩싸인 체리셰프는 이번 월드컵에서 개막전 2골을 포함해 총 3골을 터트리며 러시아의 16강행을 이끈 인물이다. 그는 스페인과의 16강전에서도 후반 26분 교체 투입돼 중원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선보이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비야레알CF소속이기도 한 체리셰프는 도핑 논란이 제기되자 "어디서 이런 말들이 나온 지 모르겠다. 나는 금지약물을 사용한 적이 없다"라고 반박했고, 러시아 축구연맹도 "체리셰프가 맞은 것은 호르몬 주사가 아니라 혈장 주사였다"라고 입장을 발표했다.

한편, FIFA는 "러시아 월드컵 개막 전까지 가장 많은 도핑 테스트를 받은 팀은 바로 러시아"라며 러시아 대표팀 선수의 도핑 의혹을 일축했다. 러시아는 오는 8일 오전 3시(한국시각) 소치 파시트 경기장에서 '동유럽의 강호' 크로아티아와 4강 진출을 놓고 맞대결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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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월드컵 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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