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0일, 콜롬비아는 페루와 1-1로 무승부를 기록하며 4위로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 지었다. 2년에 걸친 18경기의 대장정이 끝을 보이는 순간이었다. 콜롬비아는 쟁쟁한 경쟁자인 칠레와 파라과이 등을 제치며 월드컵 본선행의 기쁨을 느꼈다. 통산 6번째이자 2회 연속 월드컵 본선이다.

그리고 지난달 막바지에 평가전 상대가 정해졌다. 콜롬비아는 한국과 중국을 상대로 아시아 2연전을 갖는다. 당초 한국 대중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일본이 벨기에-브라질과 평가전을 갖는 와중이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하지만 결코 콜롬비아는 무시할 상대가 아니다. 지난 월드컵에서 8강에 오른 바가 있고, 남미에서도 신흥 강호로 떠올랐다. 오히려 한국의 입장에서는 절실히 필요한 평가전이다.

콜롬비아는 지난 4일(한국시각)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아시아 2연전에 나설 선수들을 발표했다. 현재 '리그앙 득점 선두'인 라다멜 팔카오가 빠졌지만 하메스와 콰드라도, 다빈손 산체스 등이 합류한다. 남미 예선에 비해 쉬운 일정임에도 불구하고 나름 최정예 멤버로 구성됐다.
페케르만 감독은 "팔카오와 오스피나는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뽑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월드컵까지 7개월 정도가 남은 상황이기에 더욱 신중히 명단을 짠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축구 팬들에게도 익숙한 선수들이 합류하는 만큼, 한국에게는 소중한 평가전이 될 수 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콜롬비아 대표팀을 알아보자.
 득점을 만끽하는 콜롬비아 선수들

득점을 만끽하는 콜롬비아 선수들 ⓒ 콜롬비아 공식 홈페이지


◇ '또 한 번의 도전', 남미 예선과 코파 아메리카를 거쳐 지금까지

콜롬비아는 7승 6무 5패, 21득점 19실점을 기록하며 본선에 합류했다. 브라질의 1강 독주 속에서도 분투를 펼친 덕분에 남미 예선에서 살아남았다. 꾸준한 경기력과 '에이스'들의 플레이가 좋았던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다. 남미 특유의 플레이에 자신들만의 색깔이 더해져 만들어진 콜롬비아는 '완성체'였다.

물론 본선까지의 여정이 쉽지는 않았다. 브라질과 우루과이에 열세였고 파라과이에도 덜미를 잡히며 위태로웠다. 특히 마지막 페루전에서는 단두대 매치를 펼치며 긴장을 놓을 수 없었다. 그러나 매 경기 콜롬비아는 콜롬비아만의 플레이를 펼쳤다.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에 완패하는 굴욕도 맛봤지만 리벤지 매치에서는 더 성장한 모습으로 좋은 성적을 이끌어 냈다.

지난해에는 코파 아메리카에서 3위를 차지하는 기염도 토했다. 하메스와 바카 등이 활약하며 개최국 미국을 꺾는 등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2014년 월드컵 때의 '황금세대'가 현재의 주축까지 이어지면서 '신흥 강호'로 성장했다.
이번 예선에서는 무려 10명의 선수가 21골을 만들어내는 등 다양한 공격 루트를 보여줬다. 이는 콜롬비아 선수 개개인의 능력이 뛰어나며, 이 선수들이 모여 다시 거대한 팀을 구성했음을 증명한다. 가장 결정적인 것은 팀의 분위기가 좋다는 것이다. 선수들은 투지를 갖고 있으며 새로운 목표에 대해 열정적이다. 지난 월드컵에서는 선수들이 골을 넣으면 함께 춤을 추는 등 분위기 좋은 팀의 선례를 남겼다.
 세레머니 하는 콜롬비아 선수들

세레머니 하는 콜롬비아 선수들 ⓒ 콜롬비아 공식 홈페이지


◇ 하메스 로드리게스부터 카를로스 바카까지, 막강한 라인업

콜롬비아가 강팀이라는 것은 이번 명단에서부터 느껴진다. '월드컵 득점왕' 하메스 로드리게스를 비롯해 유럽 각지의 선수들이 모였다. 국내 팬들도 이름을 들어봤을 선수들이 적지 않다. 우승을 경험한 선수들도 꽤 많아 '위닝 멘털리티'가 뛰어난 편이다.

- 카를로스 바카 (Carlos Bacca, Villarreal)

카를로스 바카는 한국전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선수다. 그는 최근 콜롬비아 공격수 중 손꼽히는 활약을 펼치고 있고 예선에서도 3골을 터뜨리며 팀의 본선행에 기여했다. 소속 팀에서도 마찬가지다. AC밀란의 팀 리빌딩과 함께 임대된 바카는 비야레알에서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데뷔 3경기 만에 득점한 데 이어 최근 4경기에서 3골을 넣었다. 세 골은 순도도 높았다. 두 번의 동점골과 한 번의 결승골을 기록하며 팀의 확고한 주전으로 자리 잡았다.

- 다빈손 산체스 (Davinson Sanchez, Tottenham)

산체스는 지난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토트넘에 합류했다. 깔끔한 수비와 발군의 빌드업 능력을 지닌 그는 '차세대 베르통헌'으로 꼽힌다. 올 시즌도 7차례 경기에 나서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스리백 전술에 어울리는 피지컬과 속력으로 프리미어리그에 완벽히 적응하고 있다. 게다가 넓은 활동 능력과 군살 없는 태클이 명품이다. 수비수 답지 않은 결정력과 날카로운 슈팅도 겸비해 조심할 필요가 있는 선수다. 현 콜롬비아 대표팀에는 합류한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충분한 시간 동안 대표팀과 함께한 덕분에 최근에는 경기에서 주축으로 뛰고 있다.

- 에드윈 카르도나 (Edwin Cardona, Boca Juniors)

카르도나는 '성장 진행형' 공격수다.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꾸준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그는 남아메리카 U-17 대회에서 7골을 기록해 득점왕을 차지하며 이름을 알렸다. 자국에서는 세 차례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몬테레이로 이적한 후에는 놀라운 수준의 플레이메이커로 자리 잡았다. 수많은 유럽 클럽들의 러브콜을 쇄도 받으며 값어치를 올렸다.

2014년 10월에 처음 대표팀에 합류했고 오랜 기간 팀에 녹아들었다. 주로 좌측면에서 뛰며 안으로 돌파해 마무리까지 하는 플레이가 인상적이다. 지난 코파 아메리카에서 팀이 미국과 파라과이를 무너뜨릴 때,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알짜배기 활약을 펼치기도 했다.

- 후안 콰드라도 (Juan Cuadrado, Juventus)

콰드라도는 '크랙'으로서의 기질이 충만하다. 답답할 때면 팀의 활로가 되어 주는 플레이가 일품이다. 정확한 패스와 센스까지 겸비해 어시스트 기록에 능하다. 다만 가끔 팀의 템포를 늦추는 등 개인적인 면모가 있어 실패 사례도 종종 있다. 사실 유벤투스에서도 매각설이 돌았다. 하지만 결국 팀에 잔류했고, 올 시즌에는 더 나아진 모습으로 활약 중이다.

지난 9월에는 세 경기 연속 어시스트로 유벤투스를 이끌기도 했다. 세 개의 어시스트를 포함, 현재까지 2골 4도움으로 리그 도움 5등을 달리고 있다. 국가대표에서도 플레이메이커로 꼽힌다. 지난 2010년에 데뷔한 후, 각종 메이저 대회에서 콜롬비아의 주축으로 활약했다.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1골 4도움으로 공동 도움왕에 오른 바가 있다.

- 하메스 로드리게스 (James Rodriguez, Bayern Munich)

하메스 로드리게스는 콜롬비아를 대변하는 수식어다. 팔카오의 하락세 속에서 콜롬비아를 이끌며 발군의 스타로 떠올랐다. 특히 브라질 월드컵에서 득점왕에 오르며 팀을 8강까지 끌어올렸다. 하메스는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최적의 능력을 완벽히 겸비하고 있다. 뛰어난 킥력을 바탕으로 크로스, 장거리 슈팅, 스루패스 등에 능하다. 프리킥도 굉장히 잘 차며 공을 다루는 기술이 뛰어나 정확한 위치에 패싱이 가능하다.

지난 시즌 레알에서는 이스코에게 밀려 입지가 줄어들었고, 운데시마를 마지막으로 바이에른 뮌헨에 임대됐다. 뮌헨에서도 마땅치 않은 플레이로 기회가 줄기 시작했지만 하인케스를 만나 이야기가 달라졌다. 지난 라이프치히 전에서는 좌측면을 휩쓸며 MoM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번 남미 예선에서도 5골을 터뜨리며 팀의 해결사이자 에이스로 활약했다.

 이번 콜롬비아 대표팀 명단

이번 콜롬비아 대표팀 명단 ⓒ 콜롬비아 대표팀 홈페이지


< 11월 A매치 콜롬비아 대표팀 명단 >

GK - 레안드로 카스텔라노스 (인디펜디엔테), 호세 페르난도 콰드라도 (온세 칼다스)

DF - 크리스티안 자파타 (AC 밀란), 다빈손 산체스 (토트넘 핫스퍼), 산티아고 아리아스 (PSV), 에데르 알바레스 (바젤), 스테판 메디나 (몬테레이), 오스카 무리요 (파추카), 프랭크 파브라 (보카), 예리 미나 (파우메이라스), 윌리엄 테시요 (인디펜디엔테)

MF - 카를로스 산체스 (피오렌티나), 후안 콰드라도 (유벤투스), 하메스 로드리게스 (바이에른 뮌헨), 제퍼슨 레르마 (레반테 UD), 펠리페 파르도 (올림피아코스), 지오반니 모레노 (상하이 선화), 마테우스 우리베 (아메리카), 에드윈 카르도나 (보카 주니어스), 윌마르 바리오스 (보카 주니어스)

FW - 두반 자파타 (삼프도리아), 카를로스 바카 (비야레알), 아빌레스 후르타도 (몬테레이), 미구엘 보르하 (파우메이라스), 아벨 아길라르 (데포르티보 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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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월드컵 하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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