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박혜경씨가 21일 오후 서울 문정동 가든파이브 중앙광장에서 '레몬트리공작단' 주최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가정의 어린이들을 위한 바자회와 미니콘서트 '함께웃자'에서 비를 맞으며 노래를 열창하고 있다.

가수 박혜경씨가 21일 오후 서울 문정동 가든파이브 중앙광장에서 '레몬트리공작단' 주최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가정의 어린이들을 위한 바자회와 미니콘서트 '함께웃자'에서 비를 맞으며 노래를 열창하고 있다. ⓒ 권우성


 가수 박혜경씨가 21일 오후 서울 문정동 가든파이브 중앙광장에서 '레몬트리공작단' 주최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가정의 어린이들을 위한 바자회와 미니콘서트 '함께웃자'에서 노래를 부르며 아이들과 눈을 맞추고 있다.

박혜경씨가 무대로 뛰어 올라온 아이들과 노래를 부르며 눈을 맞춰보고 있다. ⓒ 권우성


첫 곡은 역시 '레몬트리'였다. 가수 박혜경이 자신의 노래 제목을 따서 이름을 지은 재능기부 모임 레몬트리공작단의 콘서트를 여는 노래 말이다. 비가 내리기 시작했지만 박혜경은 무대 위로 올라갔고 노래가 시작되자 흩어져 있던 사람들이 모였다.

 21일 오후 서울 문정동 가든파이브 중앙광장에서 가수 박혜경씨와 '레몬트리공작단'이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가정의 어린이들을 위해 개최한 바자회와 미니콘서트 '함께웃자'에서 이창근 쌍용차노조 기획실장과 정혜신 박사가 연단에 올라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창근 쌍용차노조 기획실장과 정혜신 박사가 연단에 올라와 인사말을 하고 있다. ⓒ 권우성

21일 오후 1시 송파구에 위치한 가든파이브 중앙 광장에서 레몬트리공작단의 첫 미니콘서트 겸 바자회가 열렸다. 행사 이름은 '함께 웃어요'.

박혜경과 공작단원들 외에 이창근 쌍용차지부 기획실장과 8주째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의 상담을 진행하고 있는 정혜신 박사가 공연장을 찾았다. 정혜신 박사가 어른들을 치유하는 동안 박혜경이 언니, 누나가 되어준 노동자 가족의 자녀들도 보였다. 종횡무진 광장을 뛰어다니며 까르르 웃어대는 아이들의 모습은 오늘 같은 행사가 왜 필요한지 보여주는 가장 잘 설명해줄 수 있는 흐뭇한 광경이었다.   

이를 지켜보던 이창근 실장은 "쌍용차 노동자의 경우 이런 외적인 관심으로 정말 많이 치유되어가고 있다"고 말을 꺼냈다. 그는 "투쟁을 하면서 관계가 끊어져 있었다"며 "해고자도 사람이기 때문에 끊어진 관계를 회복하는 정신적인 치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정혜신 박사와 박혜경의 재능기부는 이들의 투쟁을 더욱 사람답고도 견고하게 만들어주는 힘이 된 것으로 보였다.

 가수 박혜경씨가 21일 오후 서울 문정동 가든파이브 중앙광장에서 '레몬트리공작단' 주최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가정의 어린이들을 위한 바자회와 미니콘서트 '함께웃자'에서 노래를 열창하고 있다.

가수 박혜경씨가 21일 오후 서울 문정동 가든파이브 중앙광장에서 '레몬트리공작단' 주최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가정의 어린이들을 위한 바자회와 미니콘서트 '함께웃자'에서 노래를 열창하고 있다. ⓒ 권우성


트위터로 모인 재능이 기부로 이어지다 

어린이재단과 박혜경, 레몬트리공작단이 공동기획한 이날 행사의 팔 할은 여러 사람의 기부로 가능했다. 광장 양 옆에 늘어선 바자회 천막에서는 공작단의 자원봉사자들이 아동복지 기부금 마련을 위해 꽃과 책, 의류, 생활용품 등을 팔았다. 레몬트리공작단이 트위터를 통해 결성된 것처럼 바자회 물품도 SNS를 통해 기부됐다. 친환경 생활용품을 만드는 한 업체에서는 무려 500만 원 상당의 물품을 기부해줬다고.

생활용품을 판매하던 한 자원봉사자는 "트위터를 통해 레몬트리공작단을 알게 됐다"며 주말까지 반납하고 일하는 것에 대해 "전혀 아깝지 않다"고 웃었다. 무대에서는 리허설이 한창이었다. 상문고등학교 힙합동아리 '흑락회' 멤버들 역시 "재능을 기부하고 싶어서 행사에 참여했다"며 힘이 넘치는 랩 한 곡을 뽑았다. 물품 판매와 공연 외에도 사진 촬영부터 인형탈을 쓰고 아이들과 놀아주는 일까지 기부할 수 있는 모든 아름다운 재능이 모였다.

끄물끄물한 날씨에도 여러 사람의 바람으로 잘 버텨주던 하늘은 오후 2시쯤 되자 얄궂게도 비를 뿌리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무대 위로 올라간 박혜경은 '레몬트리'부터 '고백', '레인', '주문을 걸어' 등의 히트곡을 열창했다.

'주문을 걸어'를 부를 때쯤 빗방울은 더 커졌지만 관객의 호응은 더 고조됐다. 쌍용차 아이들이 무대 위로 뛰어 올라가고, 박혜경과 관객이 함께 비 맞고 뛰며, 노래 부르며 누구 하나 즐겁지 않은 표정이 없었다. 비 따위도 식히지 못했던 가슴이 뜨거워지는 공연, 누군가의 재능 기부는 이렇게 여러 사람의 마음을 데우고 있었다.

 가수 박혜경씨가 21일 오후 서울 문정동 가든파이브 중앙광장에서 '레몬트리공작단' 주최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가정의 어린이들을 위한 바자회와 미니콘서트 '함께웃자'에서 노래를 열창하고 있다.

가수 박혜경씨가 21일 오후 서울 문정동 가든파이브 중앙광장에서 '레몬트리공작단' 주최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가정의 어린이들을 위한 바자회와 미니콘서트 '함께웃자'에서 노래를 열창하고 있다. ⓒ 권우성


 21일 오후 서울 문정동 가든파이브 중앙광장에서 가수 박혜경씨와 '레몬트리공작단'이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가정의 어린이들을 위해 개최한 바자회와 미니콘서트 '함께웃자'에서 참가자들이 박혜경씨 노래를 따라부르며 환호하고 있다.

21일 오후 서울 문정동 가든파이브 중앙광장에서 가수 박혜경씨와 '레몬트리공작단'이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가정의 어린이들을 위해 개최한 바자회와 미니콘서트 '함께웃자'에서 참가자들이 박혜경씨 노래를 따라부르며 환호하고 있다. ⓒ 권우성


 가수 박혜경씨와 '레몬트리공작단'이 21일 오후 서울 문정동 가든파이브 중앙광장에서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가정의 어린이들을 위한 바자회와 미니콘서트 '함께웃자'를 개최하고 있다.

가수 박혜경씨와 '레몬트리공작단'이 21일 오후 서울 문정동 가든파이브 중앙광장에서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가정의 어린이들을 위한 바자회와 미니콘서트 '함께웃자'를 개최하고 있다. ⓒ 권우성


레몬트리공작단 박혜경 쌍용차 정혜신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9,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