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송라이터 이민규

싱어송라이터 이민규 ⓒ 헉스뮤직

 
일렉트릭 기타를 연주하는 전문 기타리스트의 꿈을 향해 가고 있던 젊은 유망주가 있었다. 그는 자신의 손이 혹사되는 것도 모른 채 라이브 무대와 연습을 혼신을 거듭하며 청춘을 불태웠지만, 기타를 놓아야 한다는 절망적 현실에 직면하게 된다.

하지만 그는 마음을 다잡고 기타리스트가 아닌 자신이 직접 쓴 가사와 멜로디로 노래까지 부르는 싱어송라이터란 새로운 꿈을 이루기 위한 도전에 나섰고, 어느 덧 4년째 음악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9월과 11월 두 곡의 디지털 싱글을 발표한 이민규가 바로 이야기의 주인공인데, 지금의 자리에 있기 위해 나름 인고의 시간을 보내서인지 진중함, 진솔함이 첫 인상으로 다가왔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그는 내면에 축적된 '우직함'이 직접 곡을 만들고 노래할 수 있게 된 바탕이라고 여러 차례 힘주어 말했다. 

"음악은 기록물이기에 지금 당장 인기를 얻지 못하더라도 언젠가 누군가에게 치유 행복 위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이민규는 여전히 다수 대중이 알만한 노래는 없지만,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천천히 음악의 길을 가고 싶다고 밝혔다. 

뚝심 있어 보이는 우직한 마음으로 활동 중인 싱어송라이터 이민규와 지난 4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서 만났다.

전문 기타리스트 대신 선택한 싱어송라이터 4년차
 
 싱어송라이터 이민규

싱어송라이터 이민규 ⓒ 헉스뮤직

 
- 뮤지션 이민규를 소개한다면?
"2017년 데뷔 이후 2~3년간은 어쿠스틱 포크를 바탕으로 밝은 분위기의 노래를 발표했다면 올해부터 장르에 구애 받지 않고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는 곡들로 소통하려고 하는 4년차 싱어송라이터다. 올해는 7월부터 활동을 준비해서 9월 말 '너만의 로맨티스트'란 곡을 선보였고, 이번 달 10일 '플라이 어웨이(Fly Away)'를 공개할 예정이다. 라디오 출연과 언론매체 인터뷰도 해왔고, 음원 발매 작업도 하고 있다."

- 두 곡에 대한 설명을 좀 더 해 달라.
"'너만의 로맨티스트'는 좋아하는 이성을 향한 남자친구의 달콤하고 포근한 사랑의 메시지로 이뤄진 곡이다. '플라이 어웨이'는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을 만들어 내고 싶다는 출발을 알리는 노래이고, 하고 싶었던 디스코 장르 곡으로 레트로 사운드를 좋아하는 음악 팬들을 위해 발표했다."

- 활동 4년차다. 자신을 평가 해본다면?
"데뷔 후 상당 시간 심적으로 움츠려있었다. 시작 당시 내 음악에 대한 철학 내지는 세계가 너무 확고했던 것 같다.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해 보라는 주위의 제안도 모두 거절했을 만큼 뚝심 내지는 아집이 강했다. 그런데 어느 시점에 내가 가진 음악인으로서의 가치관에 변화가 절실하다는 것을 알게 됐고, 특히 올해부터는 정말 유연성 있는 마음과 자세로 활동 중이다.(웃음)"

- 좀 늦게 가수로 데뷔한 편이다.
"내 이름을 내걸고 음원을 내기 전 기타리스트로서 홍대 씬에서 밴드 생활을 여러 해 했다. 과도한 라이브 무대 및 연습 등 손을 너무 혹사한 결과 병원에서 장시간 연주를 하는 플레이어로서 더 이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받았다. 큰 충격과 상심으로 꽤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음악에 새롭게 다가갈 수 있는 전환점이 된 계기가 됐다. 지금은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기타 연주는 가능하고, 곡과 가사를 쓰면서 싱어송라이터로서 20대 후반 무렵 데뷔를 할 수 있었다."

내면에 자리 잡은 우직함, 음악인 삶의 버팀목

- 음악을 본격적으로 하게 된 동기가 있나?
"어떻게 보면 굉장히 단순한데, 첫 번째는 이성에게 기타 잘 치는 남자친구가 되고 싶었다. 내 이야기에 공감하는 뮤지션들도 꽤 있지 않을까?(웃음) 두 번째는 대학진학을 위해서였다. 공부보다는 고등학교 때 시작했던 기타를 더 잘 치고 싶다는 목표의식이 있었고 다행스럽게도 이뤘다."

- 현재까지 바라던 방향으로 가고 있나?
"그렇다고 말할 수 있다. 음악을 하면서 내면에 여러 자아들이 나타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가운데 지금 구현하고 있는 내 자아는 가려고 하는 지향점을 향해 있다. 물론 객관적으로 뮤지션으로서 성공을 했다고 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현재 소속사와 음악에 관한 의결을 조율하고 결정해 진행되는 작업과정과 그 결과물에 보람을 느낀다."

- 다른 음악 관련 일도 하고 있나?
"경제적 이유로 병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초·중·고등학교에서 정규 음악 수업시간에 '예술체험'이란 프로그램으로 기타나 우쿨렐레를 가르쳐 왔다. 대학 졸업 후 7년 이상 쉬지 않고 해왔다. 음악인으로서 생활하는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

- 뮤지션이 된 것을 잘했다고 생각할 때는?
"'우직한 바보는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란 글귀를 무척 좋아한다. 더 풍족한 삶을 위해 학교 강의나 다른 음악분야 일을 할 수도 있었겠지만, 조금은 힘들더라도 견디면서 음악을 할 수 있는 시간을 꾸준히 가질 수 있게 한 '우직함'을 뮤지션의 삶에 녹여낸 것, 나 자신이 대견하다.(웃음) 그렇다고 힘들고 지쳐 그만 둘까 하는 생각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그런 순간들이 오면 내 음악에 집중을 하며 이겨내는 게 최선의 방법이다."

다수가 공감하는 노래로 위로와 행복 전할 수 있다면
 
 싱어송라이터 이민규

싱어송라이터 이민규 ⓒ 헉스뮤직

 
- 존경하는 음악인이 있나?
"부활의 김태원 선배님이다. 그분이 뮤지션으로서 살아 온 족적을 간접적으로 알 수밖에 없지만 좌절이나 포기하지 않고 창작자로서 밴드의 리더로서 기타리스트로서 걸어오셨다. 후배들이 흠모하고 존경할 수밖에 없는 뮤지션의 삶이 너무 아름답다. 내겐 가장 닮고 따라하고 싶은 롤 모델이다. 언젠가 김태원 선배님과 함께 음악작업을 할 수 기회가 주어진다면 내 인생에 가장 빛나는 사건이 될 거다.(웃음)"

- 음악으로 대중에게 말하고 싶었던 것이 있나?
"20대 때는 힘든 사랑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대변하는 뮤지션이 되고 싶었다. 30대 초반인 지금은 누군가의 삶을 음악으로나마 위로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특히 무겁고 힘겨운 현실의 벽 앞에 있는 나와 같은 다수의 30대분들을 위해서 멜로디와 가사를 쓰려고 한다."

- 단 한 사람만을 위해 노래를 만든다면?
"말 할 것도 없이 부모님을 위해서다. 지금까지 아낌없이 지원해주시고 지켜봐 주셨기에 감사와 사랑을 전하기에 너무 부족하다. 오랫동안 건강하셨으면 좋겠고, 그리고 음악으로 돈을 벌게 된다면 먼저 두 분께 두둑하게 드리고 싶다.(웃음)"

- 음악을 할 수 없다면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소설가가 되고 싶다는 로망이 있다. 그 중 추리소설을 무척 좋아해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을 열독해 왔다. 특히 음악이 내 뜻대로 안 될 때 책을 많이 읽는 편이다. 당연히 소설가의 꿈을 이루는 것 역시 어려운 일이지만 음악을 더 이상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다면 꼭 도전을 해 볼 가치는 있다고 본다."

누군가에게 오랜 시간 기억되는 뮤지션으로 남고 싶어

- 계절을 담은 노래들을 주로 발표한 것 같다.
"모든 계절이 내 안에 있는 음악적 감성을 건드리는 듯하다. 공교롭게도 발표해 온 노래들도 어느 특정 계절이 느껴진다는 댓글을 팬들로부터 종종 듣곤 한다. 사계절 중 여름을 특히 좋아하는데 내겐 다른 때와 다른 낭만이 살아 숨 쉬듯 다가선다. 어쨌든 여름에 관한 다양한 콘셉트의 노래들을 발표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다. 여름하면 떠오르는 뮤지션으로 대중에게 각인되는 게 꿈이기도 하다."

- 앞으로 하고 싶은 음악 활동이 있다면?
"밴드 멤버로서, 또는 솔로 가수로도 라이브 무대를 꽤 했었다. 관객이 있는 무대에 선다는 것, 너무도 소중한 공간이라는 것, 코로나시대 수많은 대중문화 종사자들이 전적으로 공감하는 부분일 거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언제 어디서든 관객들과 함께 할 것이고, 우리나라에서 매년 열렸던 대형 재즈 페스티벌에 오르는 것이 소원이다. 국악 아티스트 분들과 같이 음원 또는 앨범을 발표 한다던가 합동 공연을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내가 미처 경험하지 못한 타 장르 뮤지션들과의 교류를 통해 크로스오버(Crossover) 음악이란 무엇인지 배워나가고 싶다"

- 2020년 남은 기간 활동 계획을 알려 달라.
"먼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때 듣기 좋은 노래를 발표하려고 이미 작업에 들어갔다. '러브 유 크리스마스'가 곡 제목인데, 달콤하고 사랑스러운 분위기의 시즌 송으로 매년 많은 분들이 들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내년부터 두 달 간격으로 새로운 곡들을 선보일 예정이고, 현재 시류에 맞게 음악 팬들과 만나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있다. 누군가에게 긴 시간 기억되는 뮤지션이 되기 위해 생명력 있는 음악을 만드는 것이 가장 큰 과제다."
이민규 너만의로맨티스트 플라이어웨이 싱어송라이터 기타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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