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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으로 도의원직을 잃었던 이현숙 전북도의원이 지난 달 25일 전주지방법원의 1심 판결로 도의회에 복귀했다.

전주지법은 이현숙 옛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도의원이 전라북도를 상대로 낸 비례대표지방의회의원 퇴직처분 취소 및 의원직 확인 소송에서 "당연 퇴직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소속정당의 해산은 정당의 자진 해체, 자신의 의사와 무관한 해산 두 가지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헌법재판소의 위헌정당해산결정에 따라 이 의원이 타의로 당적을 이탈하게 된 이상 원고에게 공직선거법 제192조 제4항에서 정한 당연퇴직사유가 발생하지 않았고, 이 의원의 의원직이 그대로 유지된다"라고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이 도의원은 지난달 30일 재등원해 도의원으로서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다. 1년  만에 도의회로 돌아온 느낌이 어떨지 궁금하여 2일 전북 도의회 사무실에서 이 의원을 만났다. 다음은 이 의원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이현숙 전북 도의원
 이현숙 전북 도의원
ⓒ 이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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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을 근거로 판단한 법원, 감사하죠"

- 지난 월요일(11월 30일) 전북 도의회에 다시 등원하셨어요. 지난해 당선되어 처음 등원했을 때와 느낌이 달랐을 것 같아요.
"지난해 도의원으로 당선됐을 때는 당선의 기쁨과 지역주민의 대표로 활동한다는 설렘도 있었어요. 그런데 지난해 강제퇴직된 이후 1년만에 다시 등원하게 됐다는 기쁨도 있었지만, 또 한편으로는 제가 도민의 투표로 올라온 거잖아요. 그런 권리가 정권의 일방적 횡포로 무시당한 거잖아요. 그런 현실이 너무 가슴 아프더라고요."

- 동료 도의원들 반응은 어때요?
"동료 도의원님들이 반겨주세요. 의장님도 애초 법률적인 검토를 못 하고 위의 권고조치를 따른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시하셨어요."

- 등원해서 기자들에게 "기죽지 말자는 생각뿐이다"라고 하셨잖아요. 이유가 궁금합니다.
"저 또한 보통 주민이에요. 정치인으로 활동한 게 얼마 안 된 상태라 이런 상황을 흔하게 접하진 않았잖아요. 그러다 보니 많은 시선이 하나로 집중되는 게 부담스러웠어요. 그리고 또 하나 이 관심이 제 개인에 대한 것이라기보다는 전 통합진보당에 대한 것이잖아요. 그런 걸 알기 때문에 전 통합진보당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인물이니 당당하고 기죽지 말자고 생각했어요. 사실 기자들에게 농담처럼 말했는데 쓰셔서 당황했죠(웃음)."

- 통합진보당 의원들에 대한 첫 판결인데 느낌이 어땠어요?
"워낙 분위기가 살벌했기 때문에 이런 결과를 예상 못 했어요. 그러나 법원은 법을 근거로 한 판단을 했다고 생각해요. 당황스러우면서도 기뻤어요."

- 지난달 25일 전주지방법원이 도의원 지위를 인정한 건 어떻게 평가하세요?
"당연히 환영하고 감사한 일이죠. 또한, 법원이 대한민국의 헌법을 지키고 공정한 판단을 하려고 노력한 점이 결과로 나왔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당연하긴 하지만 엄혹한 정권하에서 이런 판결을 내리는 게 쉬운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럼에도 소신껏 판결 내려 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려요."

- 지난 1년 어떻게 보내셨어요?
"일단 저 개인적으로는 몸이 안 좋았어요. 의원직에서 잘리던 시점에 수술을 했거든요. 회복해서 부모와 주부로 지냈어요. 그리고 주민들도 도의원에 있을 때보다 더 많이 격려해 주셨어요. 도의원으로 등원하지 않는다고 해서 역할을 저버릴 수 없었죠. 주민과 많이 만나는 시간을 가졌어요."

- 통합 진보당의 해산으로 무소속이 되셨어요. 소속이 있는 것과 없는 건 다를 것 같은데.
"다르죠. 전에는 당이라는 백그라운드가 있었기 때문에 비록 혼자 행동해도 당의 이념이 있잖아요. 이젠 혼자 해야 하기 때문에 외롭고 맘이 아파요. 대한민국 역사에서 통합진보당은 스스로의 힘으로 정치에 진출했다는 의미가 있죠. 하지만 10년 만에 기득권의 횡포로 저희 당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는 사실이 안타까워요."

- 혹시 다른 당의 입당은 어떠세요?
"전혀 없고 무소속으로 활동할 겁니다."

- 이번 판결이 다른 지방 의원이나 국회의원 판결에 영향을 미칠 것 같은데.
"다른 지방의원도 저와 같은 사건이기 때문에 같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봅니다."

- 앞으로 계획은 무엇인가요?
"전 당연히 전북도의원이기 때문에 도의원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할 생각입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대한민국 현 정권이 옳지 않은 방향으로 나간다는 것에 동의하기 때문에 옳은 방향으로 나갈 수 있도록 국민의 일원으로 참여할 생각입니다." 


태그:#이현숙, #통합진보당, #헌법재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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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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