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한구역'이라는 이름으로 마련된 영화 섹션에서 '대학로에서 매춘하다가 토막살해 당한 여고생 아직 대학로에 있다'는 영화가 7월18일 12시 부천 시청대강당에서 상영되었다.

영화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가정 불화로 대학로 골목에서 매춘을 하던 여고생은 담임 선생님을 만나게 되고 습관적으로 관계를 갖게 된다. 여고생은 담임선생님을 사랑한다고 고백하며 그가 화대를 외상으로 해도 좋다고 말한다.

그와 달리 다른 선생님들하고는 동전까지 받아낸다며 그녀는 선생님의 사랑을 인정하고 싶어한다. 그녀의 작은 소망은 선생님의 아이를 가져서 자신이 하고 싶었던 오페라 배우를 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여고생은 담임 선생님의 수하들에게 토막살해 당하고 만다.

죽은 줄 알았던 여고생은 누군가에 의해 기계인간으로 부활하여 그들의 SM-6구역에 투입되고 임무 수행 도중 가슴이 관통하는 상처를 입게 된다.(이때의 장면은 영화 '니키타'를 흉내냈다) 그 상처로 인해 여고생은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게 되고 선생님과 그 수하들을 찾아 복수하는 것이 영화의 줄거리다.

다음은 감독과의 대화.

Q 디지틀 영화의 핵심 기술은 조명이라고 생각한다. 돈이 없으면 자연광을 이용하기 때문에 자연스러울 수가 있고, 반면 돈이 많으면, 조명이 너무 화려해서 되려 영화가 죽을 수도 있는데 감독은 조명을 어떻게 처리했나?(정초신 프로그래머)

A 돈이 많고 적음을 떠나서 원하는 그림을 만들었을뿐이다. 디지털 영화는 대부분 평면적인 것이 단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 입체적인 면을 살리려고 많은 노력을 했다.

Q 영화 후반부 술집 장면에서 '니키타'를 '패러디 하고 있는데 시나리오를 구상할때부터 일부러 그런 생각을 한 것인가?

A 우습겠지만 이 시나리오는 하루에 그 자리에 앉아서 내려 쓴 것이다. 가장 즉흥 적인 시나리오라고 할수 있다.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을 그대로 표현하려 했다. 그렇게 가다 보니까 '니키타'의 장면이 나온 것이지 그것을 염두해 두고 시나리오를 쓴 것은 아니다.

Q 광각렌즈를 사용한 것은 어떤 이유에서 인가?

A 기존의 비디오 렌즈는 화폭이 좁아 확장되어 보이지 못한다. 반면 광각렌즈를 사용함으로서 화폭이 넓어 보이고 시네마 스코프처럼 보이게 할 수 있는 효과를 내기 위해 사용했다.

Q 영화의 내용이 사회적인 문제점을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의 모티브가 된 것이 있다면?

A 어릴때의 기억은 내가 약자라고 생각될 때가 많았다. 그 때문인지 약자의 편에 서서 사회에서 억압받는 객체들을 대변하고 싶었던것 같다.

Q 영화 초반에 삽입음악과 자막이 길게 지나간다. 그리고 엔딩때도 자막이 올라간다. 일부러 그런 것인가? 조금 지루한 감이 없지 않았는데.

A그건 단순한 자막의 가능이 아니다. 인물을 설명하고 있는 이미지로서의 기능이다. 또한 내 의도대로 안나갔는데 여기서의 삽입음악은 "삽입, 음...악~~~"이라는 비명소리를 내포하고 있다.

Q 제목이 왜 그렇게 긴가?

A 나는 호객행위적인 제목을 잘 짓는다. 여고괴담을 보면서 떠오른 제목이다.

이 영화의 여고생 그러나 실제로는 여고생이 아님을 자막에서 극구 밝힌 이소윤 씨는 "전라연기를 하는 것이 어땠나"는 정초신 프로그래머의 질문에,

"처음에는 황당했어요. 뭐 이런 시나리오가 있나? 하는. 그러다가 점점 드는 생각은 재미있겠다 라는 것이었어요. 제가 좀 장난기가 많아서...그리고 처음에는 전라가 있는 지도 몰랐어요. 몰론 어느 정도의 노출은 있을거라고 생각했지만...그래도 열심히 할 수 있었던 것은 감독님에 대한 믿음 때문일겁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남기웅 감독은 "영화를 만드는데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팀의 구성이라고 생각한다"는 관객의 말에 "여기 모인 이 식구들이 '화롯가의 아이들'이라는 기획팀이다"라며 "이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무슨 일을 벌이든지 나를 믿고 따라준 이들이다. 이들이 있었기에 이 영화가 있었던 것 같다"고 답했다.

한편 이들의 영화 촬영에 물질적인 지원을 했던 제작자 운기진씨는 "처음에는 단편찍는다고 했는데, 결국 장편이 되어버렸다"며 감독에게 사기(?) 당한 소감을 말하기도 했다.
2000-07-18 18:39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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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편집기자. 시민기자 필독서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저자,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 공저, 그림책 에세이 <짬짬이 육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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