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피라미드 게임'의 한 장면.
티빙
사악한 어른 이상으로 교활한 생각으로 똘똘 뭉친 백하린에겐 멈춤 신호라는 게 전혀 없었다. 과속 방지턱을 만날수록 더욱 폭주하는 것이 하린이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돈과 권력만 있으면 모든 것이 자신 마음대로 다 되는 줄 알았다. 성수지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학원 폭력은 최근 각종 OTT 시리즈물에서 각광 받는 소재다. 웨이브 <약한 영웅>, 디즈니플러스 <3인칭 복수>가 그래왔고 넷플릭스의 인기작 <더 글로리> 역시 내용의 발단은 청소년 시절의 학교폭력이 주요 원인이었다. 웹툰 원작인 <피라미드 게임> 역시 이와 같은 이야기를 주춧돌 삼아 하린과 수지의 대결 구도로 흥미진진한 전개를 이뤄내고 있다.
그런데 회차가 거듭될 수록 <피라미드 게임>은 단순히 학원 폭력의 이야기를 넘어선 부당한 권력과 이에 맞선 학생들의 투쟁처럼 비춰지고 있다. 백하린으로 대표되는 권력자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심지어 자신의 동조자라도 내가 하는 일의 장애물이라면 단번에 제거 대상이 될 뿐이다. 공포감으로 조성된 힘은 무자비함 그 자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