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플러스 '킬러들의 쇼핑몰'의 한 장면
디즈니 플러스 '킬러들의 쇼핑몰'의 한 장면디즈니플러스
 
지난해 <무빙>으로 OTT 드라마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디즈니플러스가 기세를 몰아 올해 시선을 사로잡는 신작 시리즈를 내놓았다. 지난 17일 첫 공개된 <킬러들의 쇼핑몰>은 첫 회부터 긴장감을 높이며 구독자를 사로잡았다. 이동욱-김혜준-서현우 등 쟁쟁한 배우들의 인상 깊은 연기와 매력적인 이야기가 결합되면서 기대에 부응하는 1-2화가 완성됐다.  

​매주 2회씩 총 8부작 구성으로 제작된 <킬러들의 쇼핑몰>은 강지영 작가의 원작 소설 <살인자의 쇼핑몰>을 각색한 작품이다. 당초 동명 소설 그대로 제작이 이뤄졌지만 최종 공개 시점에 임박해서 지금의 제목으로 변경됐다. 앞서 또 다른 소설 <킬러들의 쇼핑목록>이 2022년 tvN 드라마로 제작될 만큼 강 작가가 내놓은 일련의 작품들은 최근 드라마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

176쪽 정도의 짧은 분량이지만 이를 최대한 활용해 평이한 문장 구조, 함축적이면서도 속도감 넘치는 전개를 바탕으로 반전을 최대한 극대화시켜 독자들을 사로 잡은 바 있다. 최근 공개되는 OTT 시리즈물로는 비교적 길지 않은 8부작으로 마련된 것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일단 <킬러들의 쇼핑몰>은 첫 단추를 잘 끼우면서 구독자들로 하여금 다음 화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조카 정지안을 급습한 정체불명 킬러들​
 
 디즈니 플러스 '킬러들의 쇼핑몰'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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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들의 쇼핑몰> 1화 오프닝 장면부터 파격적인 전개로 시작된다. 어느 허허벌판에 들어선 주택은 드론 공격을 받아 쑥대밭이 되었다. 저멀리 다리 위에선 저격수 이성조(서현우 분)가 정지안(김혜준 분)과 그의 친구 배정민(박지빈 분)을 겨냥하고 있다. 그리고 수십 명의 킬러들이 중무장한채 이 집으로 접근하고 있다.  

조금만 집안에서 움직여도 킬러들의 과녁이 될 수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 기지를 발휘한 지안은 소파 밑에 숨겨진 저격용 장총을 발견했고 이를 들고 즉각 반격에 나섰다. 그리고 화면은 과거 시점으로 이동한다. 도대체 수많은 킬러들은 왜 평범해보이는 대학생 지안을 노리는 것일까? 

<킬러들의 쇼핑몰>을 이끄는 핵심인물은 조카 정지안이다. 스무살 대학생 지안은 어느날 갑자기 삼촌 정진만이 죽었다는 경찰의 연락을 받는다. 어린 시절 할머니, 부모님을 모두 여의고 홀로 남은 지안에게 삼촌 진만은 의문점 투성이의 낯선 존재였다. 

킬러 상대 무기 판매업을 했던 삼촌​
 
 디즈니 플러스 '킬러들의 쇼핑몰'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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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촌이 운영하던 쇼핑몰 일을 돕던 어린 시절 친구 정민과 함께 진만의 유품 등을 정리하던 지안은 구형 휴대폰으로 187억 원이 입금되었다는 문자를 받게 되었다. 이에 놀란 두 사람은 쇼핑몰 사이트 관리자 페이지에 접속해 뭔가 흔적을 찾아보기로 한다.

이 과정에서 머더헬프라는 이른바 다크웹 페이지가 발견되었고 지안과 정민은 삼촌 진만이 킬러들을 대상으로 각종 무기를 판매하는 사업을 해왔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 배송 지연을 독촉하는 PC 채팅 문자를 받게 된 이들은 "삼촌이 죽었다, 돈은 돌려드리겠다"라고 답한다.  

​이에 의문의 상대방은 "진만이 죽었다고? 그럼 너도 죽겠네"라는 살발한 답글을 낸다. 이후 집은 정체 불명 드론의 기관총 공격을 받기에 이른다. 그리고 지안은 생존을 위한 처절한 사투에 돌입한다.  

지안은 이 위기에서 어떻게 탈출할 수 있을까?

시작부터 죽음을 맞이한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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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들의 쇼핑몰>은 기존에 우리가 봐 왔던 스릴러 물과는 차별화된 전개로 눈길을 끈다. 시작과 동시에 핵심 주인공은 이미 사망한 상태에서 이야기가 시작되기 때문. 분명 6부작 내내 등장해야 할 배우 이동욱이 죽음으로 처리되었다면 도대체 궁금증을 자아낸다. 향후 공개될 반전이 존재하기 때문에 드라마는 또 다른 주연배우 김혜준을 극의 중심에 놓고 과거 이야기를 하나 둘씩 회면 속으로 꺼내 놓는다. 

​현실 속 정지안은 혼자서 죽음의 위기를 극복해야 하지만 이를 미리 예상했던 삼촌 진만은 다양한 방법으로 일찌감치 조카 지안을 단련시켰고 그 결과가 차곡차곡 극을 통해 소개되기에 이른다. 원톱 주연과 다름 없을 만큼 김혜준은 자신의 어린 시절을 연기한 아역배우 안세빈과 더불어 파란만장했던 지안의 지난 이야기를 설득력있게 그려나간다.   

몇 장면 등장하지 않았지만 초반부터 악랄한 저격수이자 킬러로 모습을 드러낸 이성조, 역시 의문투성이 캐릭터로 나타난 소민혜(금해나 분), 그리고 산전수전 다 겪은 또 다른 킬러 김선생(김준배 분) 등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면서 <킬러들의 쇼핑몰> 남은 4회 분량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한국 진출 이후 지지부진했던 디즈니플러스가 '카지노', '무빙'을 거치며 비로소 OTT 면모를 갖추게 됐다. 후속타자로 등장한 <킬러들의 쇼핑몰>이 또 다른 발판을 만들어줄지 여부는 지켜봐야 하지만 일단 1-2화는 충분히 가능성을 마련한 회차로 손꼽을 만했다. 
덧붙이는 글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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