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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적인 런웨이, 인생작 갱신한 박민영

[리뷰] tvN <내 남편과 결혼해줘>

24.02.24 12:36최종업데이트24.02.24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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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tvN <내 남편과 결혼해줘>가 강지원(박민영 분)과 유지혁(나인우 분)의 행복한 결혼 생활로 마무리됐다. 월화드라마로는 드물게 12%라는 놀라운 시청률도 기록했다.

인생 2회차로 돌아와 자신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이들에게 통쾌하게 복수를 하고 자신의 인생도 성공으로 이끈다는 성소작 작가 원작을 바탕으로 한 드라마는 신들린 연기를 선보인 정수민(송하윤 분) 등 조연의 호연에 힘입어 16부작 내내 높은 인기를 누렸다.

그 중에서도 <내 남편과 결혼해줘>를 안정적으로 이끈 건 첫 회 남편과 둘도 없는 친구 정수민의 불륜 현장을 목격하고 죽임을 당한 후 10년 전으로 환생해 복수를 벌인 배우 박민영의 안정적인 연기였다.

전문성과 파격의 조화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 ⓒ KBS2

 

세상에 처음 박민영이라는 이름 석 자를 알리게 된 것은 2006년~2007년까지 방영된 <거침없이 하이킥>의 강유미였다. 당돌한 여고생으로 자신을 대중에게 선보인 박민영은 <아이엠샘(2007)>을 거쳐 <성균관 스캔들>을 통해 '박민영'이라는 캐릭터를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 

안타깝게도 출연했던 배우들의 사생활 관련 사건 등으로 대중들이 편하게 볼 수 없는 작품이 되어버렸지만 <성균관 스캔들>은 이른바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않는 씩씩한 '캔디'같은 여성과, 그녀를 둘러싼 꽃미남 3인방의 로맨스물이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 박민영은 여타 로맨스물의 여주인공과 다른 캐릭터를 선보인다. 즉 그녀가 열연했던 김윤희는 아프 동생의 약값을 벌기 위해 '남장 여성'의 모습으로 대리시험에 응시하고 해프닝으로 성균관까지 들어간다.

그녀는 동생의 이름 '윤식'으로 동접들과 함께 어울리며 술도 마시고, 공부한다. 그 과정에서 '대물'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각 방면에서 인정받는 인물이 됐다. 사서삼경에 능통하고, 갖가지 사건을 주도적으로 해결하는 캐릭터에 이물감을 느끼는 이는 별로 없었다. 배우 박민영은 총명하고 똘똘한 그 캐릭터 그 자체였던 것이다.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 ⓒ TVN

 

2011년작 <시티헌터>에서는 전직 유도선수 출신의 청와대 경호원으로 열연했고, 2012년작<닥터 진>에서는 의원이 되려는 아씨였다. 2014년작 <개과천선>의 이지윤은 정의감넘치는 로펌 인턴이었고, 같은 해 <힐러>에서는 근성과 똘끼로 충망한 인터넷 신문사 기자로 분했다. 

우리나라 특성상 젊은 남녀가 주인공인 드라마들이 대부분 직장을 배경으로 해도 '연애'에 방점이 찍히기 십상인데, 다양한 드라마에 출연한 박민영은 일하는 여성으로서 자기 캐릭터를 구축하고자 애써왔다.  

그러기에 작품 속에서 굳이 제목을 제쳐두더라도 '비서(<김비서가 왜 그럴까(2018)>)'로, '큐레이터(<그녀의 사생활(2019)>)'로, 기상청예보관(<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2022))로 열연한 그녀가 기억이 남는다. 
 

드라마 <기상청 사람들>. ⓒ JTBC

 

그렇다고 그녀가 자신이 맡은 전문직 여성이라는 틀에 자신을 가둔다는 건 아니다. '전문성'에 더해 매력적이고 도발적인 모습을 통해 드라마 속 여주인공으로서의 로망도 충분히 발현해내고 있다. 

지금도 본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는 <성균관 스캔들>의 장면이 있다. 위기에 빠진 윤식이 그 위기를 모면하고자 기생들의 옷을 빌려 입고 나타나 동접 이선준의 혼을 쏙 빼놓는 장면이다.  

그런가 하면 <기상청 사람들>의 진하경은 평소에는 기상청 예보관으로 의상을 선보이다가 예보관 특유의 비상 사태시에는 '레깅스룩'을 당당하게 선보이기도 했다.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에서도 그녀의 의상은 화제가 됐다. 오피스룩이라기엔 도발적인 의상으로 등장해 사무실을 그녀만의 런웨이장으로 만들어버렸다.  

전문적이지만 격식에만 갇히지 않은 파격으로 박민영은 또 한 편의 인생작을 갱신했다. 
내남편과결혼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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