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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전과에 음주운전 출연진도... 채널A 대체 왜 이러나

[주장] 채널A <하트시그널3> 폭력 논란에도 무편집 방송... "도 넘은 처사"

20.06.11 14:12최종업데이트20.06.11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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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하트시그널3> 포스터 ⓒ 채널A


채널A 예능 프로그램 <하트시그널3>이 또 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앞서 <하트시그널3> 출연자 김강열이 지난 2017년 1월 서울 강남의 한 주점에서 여성 A씨를 폭행해 벌금형을 받았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당시 김강열은 상해 혐의로 벌금 200만 원의 약식 명령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강열은 사건이 불거진 5일 SNS를 통해 "피해자에게 머리 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그러나 제작진은 이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어, 시청자들의 빈축을 자아냈다. 지난 10일 방송에서는 논란의 출연자에 대한 별다른 편집 없이 그대로 방송에 내보내 많은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그동안 <하트시그널> 시즌1부터 3에 이르기까지 많은 출연자들이 갑질, 학교폭력, 음주운전 등 여러 논란에 휩싸여 비난을 자초했다. 특히 현재 방영 중인 시즌3은 첫 방송 전부터 출연자에 대한 각종 의혹이 제기되는 등 잡음이 많았다. 그러나 제작진은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으로 일관하면서 방송을 지속해왔다.  

<하트시그널3> 제작진, 폭력 인정에도 무편집 방송 강행
 

채널 A '하트시그널3'의 한 장면 ⓒ 채널A


출연자가 논란에 휩싸인 경우, 방송국과 제작진은 대개 해당 인물을 완전히 편집해서 방송하고 입장을 표명하는 게 수순이었다. 물론 확실한 증거 없이 의혹이 제기된 것만으로 이미 완성된 방송분을 폐기하고, 시간과 노력을 들여 재편집 과정을 거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 앞서 학교폭력 논란에 휩싸인 <하트시그널3> 출연자 이가흔은 해당 주장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며 "유포자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는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본인이 직접 사과문을 올렸다는 점을 고려할 때 사실상 인정했다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하트시그널3>의 대처는 달랐다. 어떠한 입장 발표도 없이 방송을 강행했다. 10일 방송분에서 해당 출연자는 꽤 많은 분량으로 등장했다.

같은 날 익명의 관계자는 < OSEN > 보도를 통해 "김강열이 스토리의 중심 역할이기 때문에 편집하기 어렵다"고 전하기도 했다.(< OSEN > 2020년 6월 10일자, [단독] '하트시그널3' 김강열, 女폭행 논란에도 등장 "향후 전개 중심..삭제 어렵다")

출연자간의 애정 전선을 보여주는 <하트시그널3>의 특성상 주요 인물을 편집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앞서 수많은 방송 프로그램들이 논란에 휩싸인 출연자들을 칼같이 편집했던 것은, 그러한 선택이 쉬웠기 때문은 절대 아니다. <하트시그널3> 제작진을 옹호할 수 없는 까닭이다.

과거 논란 인물 섭외... 노이즈 마케팅? 
 

채널A '아빠본색'의 한 장면 ⓒ 채널A

 
최근 채널A의 출연자 전력 잡음은 이 뿐만이 아니다. 음주운전 3회 적발로 방송가를 떠난 가수 길은 최근 채널A <아이콘택트> <아빠본색> 등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방송 복귀를 알렸다. 장모님에게 사과하고 반성의 뜻을 내비치는 장면을 보여주고, 자상한 아빠와 남편으로서의 모습을 연이어 연출하는 등 해당 방송 프로그램은 길에게 면죄부를 주고 방송 복귀를 돕는 듯해보였다. 

이러한 방송국의 행태는, 프로그램이 내용으로 시청자들을 끌어들이고 주목받기 보다 논란으로 노이즈 마케팅을 하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다. 특히 출연자의 윤리를 더욱 엄격하게 생각하는 최근 트렌드에 비춰보면, 채널A의 선택은 안일하거나 혹은 시대착오적이다.

프로그램 망치는 방송국과 제작진
 

채널 A '하트시그널3'의 한 장면 ⓒ 채널A

 
시청자들은 채널A 예능국의 행태가 도를 넘은 처사라며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여성을 폭행한 전력이 있는 출연자가 <하트시그널3>처럼 이성간의 연애 감정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것은 시청자들의 몰입을 한순간에 깨트린다. 

가뜩이나 <하트시그널>을 연예인 데뷔의 발판으로 활용했던 앞선 시즌 출연자들의 전례를 감안한다면, 더욱 치밀한 검증으로 시즌3를 준비했어야 했다. 하지만 방송 이후 현실은 정반대가 됐다. 출연진 중 절반에 가까운 인원이 여러 의혹에 휩싸이며 비난을 자초했고, 그 중 한명은 폭력으로 처벌을 받은 일이 드러나고 말았다.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하트시그널'이 아니라 '크라임 시그널'로 제목을 바꿔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조치 없이 방송을 강행 중인 방송사와 제작진은 시청자들의 불편한 감정이나 비판 여론에 눈과 귀 모두를 막고 종영까지 이어갈 태세다.   

채널A는 함께 출발한 다른 종합편성채널에 비해 최근 지지부진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하트시그널3>, <아빠본색> 등을 통해 노이즈 마케팅으로 관심을 끌어보려는 게 아니냐는 시청자들의 의심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결과적으로는 프로그램보다 특정 인물만 관심을 받는 현상도 빚어진다. 잠시 관심을 끌 수는 있겠지만 결국 이는 방송국과 프로그램에 독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채널A와 제작진의 고집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채널A 하트시그널3 아빠본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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