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보스상륙작전> 홈페이지 메인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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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개봉한 코미디 영화 <보스(BOSS)상륙작전>(제작·조이엔터테인먼트, 감독·김성덕)이 정작 영화계가 아닌 정치권에서 논란을 빚어 화제다. <보스상륙작전>이 개봉되기 하루 전인 5일, 일부 언론보도에 따르면 홍준표 한나라당 제1정책조정위원장이 이 영화를 놓고 "명백하게 야당 대선후보의 이미지를 흐리려는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며 "'병풍(兵風)'에 이어 '영풍(映風)'이라 부를만 하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홍 위원장은 "일급배우가 출연하지 않는 영화임에도 국내 영화사상 최대인 220곳의 상영관을 확보한 점과 영화제작사 대표와 감독이 한나라당과 관계가 불편한 방송사 출신이라는 점 등 의심스러운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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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홍 위원장은 "이 영화가 후보자 비방 등을 금지한 공직선거법을 위반하고 있어 상영금지가처분 신청 등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의 이같은 반응에 대해 <보스상륙작전>을 만든 김성덕(45) 감독은 "내 영화를 본 기자들이 시트콤영화, 조폭영화, 코미디영화라고 했는데 이제는 정치권에서 정치영화로까지 봐주니 실소를 금할 수 없다"며 "병역 문제를 패러디했다면 한나라당 대선후보의 아들이 아니라 가수 유승준"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과 불편한 방송사(MBC) 출신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한나라당이 불편해 하는 것은 MBC 보도국이며, 나는 프리랜서 작가를 거쳐 오락 파트에 있었다"고 해명했고, '일급배우 없이 최대 스크린을 확보한 게 의심스럽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김보성·안문숙 등은 코미디쪽에서는 일급배우"라며 "거꾸로 내가 한나라당에는 일급 정치인들이 한 명도 없다고 하면 기분 좋겠느냐"고 반박했다. 한편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6일 개봉과 동시에 <보스상륙작전>을 관람한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 후보의 심준형 홍보특보는 "문제삼을 만한 영화는 아니다"라며 "대범하게 넘기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 측근들도 홍준표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라듯 영화도 보지 않고 괜히 시비를 건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어쨌든 한 편의 코미디 영화를 놓고 원내 제1당이 '법적 대응'을 운운하며 강경한 입장을 밝히고 나섰던 까닭은 무엇일까. 그건 <보스상륙작전>에서 가상으로 설정한 '장나라당' 김봉위 대통령 후보의 '병역비리' 문제 때문이다. 현실 정치에서 벌어지고 있는 '병역비리 의혹' 공방을 영화에서 의도적으로 패러디해 이회창 후보를 음해하려 했다는 것이다. @REL@<보스상륙작전>의 배경 설정은 이렇다. 6·13 지방선거 이후 장나라당이 우세했다가, 7월에 장나라당 김 후보의 병역비리설로 지지율이 점차 떨어지고 있는 상황. 상대편 먼저당의 노아무개 의원은 국민 지지가 낮은 먼저당을 탈당한 뒤 조폭들과 연계해 대선자금 마련에 열을 올림. 장나라당과 노아무개 의원이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는 가운데, 대선자금 확보에 몰두. 조폭 '무궁화파'의 대부는 불법 선거자금을 대고 정계에 입문하려고 로비. 이같은 움직임을 눈치챈 검찰에서 검사들과 여경 등을 동원해 '보스(BOSS)'라는 룸싸롱을 차려 함정 수사에 돌입. 강남에서 최고 잘나가는 '나가요(호스티스)' 최리를 영입해 조폭들을 일망타진. @BOX1@한나라당에서 민감하게 반응한 내용은 실제 영화에서 간단한 대사와 'YTN24' 뉴스의 앵커 멘트로 처리돼 있다. "여론분석 결과, 김 후보가 (불과) 4% 정도 앞선다고 합니다." "자금을 세탁해서 김 후보 진영으로 들어갈 겁니다." "이번 대선은 갈수록 복잡해집니다. 막바지에 실탄(돈)이 결정해줍니다." "('김봉위 후보 타격'이라는 자막과 함께 '노랑머리'로 염색한 가수 유상준이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화면이 나온다. 이어지는 앵커의 멘트.) … 이번 대선에도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뚜렷하지 않은 이유로 병역 면제를 받은 김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습니다." 보도자료를 토대로 한 기존 언론보도에서는 <보스상륙작전>에서 장나라당 김 후보 아들의 병역비리 문제를 거론했다고 했지만, 실제 영화에서는 김 후보 본인의 병역비리 문제로 처리됐다. 영화 홍보 팸플릿에도 후보 아들의 병역비리라고 소개돼 있는 걸 보면, 최종 편집 단계에서 불필요한 논란을 피하기 위해 '톤 다운'시킨 것으로 보인다. <보스상륙작전> 개봉 인사차 5일부터 부산에 머무르고 있던 김성덕 감독은, 본인이 만든 영화가 정치권에서 논쟁으로 떠오르자 6일 기자들에게 한나라당 문제제기에 대한 감독의 입장을 밝혔다. 이에 앞서 <오마이뉴스>는 지난 5일과 6일 두 차례에 걸쳐 김 감독과 전화 인터뷰를 통해 그의 속내를 들어봤다. 참고로 5일 전화 인터뷰는 한나라당의 문제제기가 있기 전에 이뤄진 것이다.

▲  <보스상륙작전>을 만든 김성덕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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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5일 김성덕 감독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 촬영 기간이 어느 정도였나. "2개월 10일이었다. 모두 39차례 촬영을 했다." - 영화 기획은 언제 했나. "지난해 말이니까 12월께다." - 검사가 룸싸롱을 차린다는 내용 때문에 검찰쪽에서 불쾌해했다고 하던데. "영화에 대한 정보를 안 알려서 (검찰쪽에서) 사전에 자세한 내용을 몰랐다. 그러다가 (대한민국 검찰이 룸싸롱을 개업했다는) 광고가 나가니까 반응을 보인 것 같다. 검찰도 공무원이니까 이해를 한다. 지난 8월 30일 검찰 공보 파트에서 첫 시사회를 관람했다. '좋다'고 하더라. 검찰을 까는 내용도 있었지만, 문제 삼을 내용은 아니라고 본 것 같다." - 영화에서 거론된 대선후보 아들의 '병역비리' 등은 현재 정치권의 뜨거운 쟁점인데 이를 다룬 의도는 무엇인가. "애초부터 시나리오에 있었다. 코미디는 현실 속에서 억눌린 것을 터뜨리는 요소가 있다. 병역문제나 현실 정치판에 대해서 누구나 관심이 있다. 극중에 조폭 '독사'역을 맡은 김보성이 '정치하는 새끼들 나는 좆으로 본다'는 대사가 그런 표출이다. 현실 정치권에서 병역 문제가 변수가 되고 있고, 누구나 관심있고, 상식 수준에서 다뤘을 뿐이다." - 한나라당의 직·간접적인 항의는 없었나. "전혀 없었다. 유승준을 패러디해서 유상준이라는 캐릭터를 삽입했고, 대선후보 당사자 가운데 한 사람이 병역문제가 여파로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다고 묘사한 것이다. 대선후보 아들의 병역 문제라고 하면 특정인을 떠올릴까봐 그렇게 하지 않았다." - 김 감독은 MBC 출신이다. 한나라당과 MBC의 관계가 매끄럽지 못한 시점에서 이 영화가 논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나. "전혀 (아니다). 방송 속성상 뉴스와 오락은 전혀 다른 분야다. 십수년 간 뉴스(보도)쪽 사람들 가운데 얼굴 한 번 못 본 사람도 있을 정도다." - MBC에서는 주로 <남자셋 여자셋> <세친구> <연인들> 등 시트콤을 주로 했다. 영화는 이번이 처음일텐데 해보니 어떤가. "어렵다. TV 시트콤에서 하는 말장난은 다소 재미가 없어도 공짜니까 용서를 받을 수 있는데, 영화는 그렇지 않다. 큰 화면이다보니 말로만 웃길 수가 없다. (코미디에서) TV는 말이 1순위라면, 영화는 그림이 1순위다. 내공이 조금 딸린다는 느낌이 들었다. 신인 마인드로 만들었다." - 구상중인 다음 작품이 있나. "코미디 영화를 구상하고 있다. 사회풍자를 하는 것인데, 아무래도 코미디를 해왔으니까 그 장르를 계속 할 것 같다. 정보가 새 나가면 안되기 때문에 내용을 말하기는 곤란하다."

▲  특수부 검사이자 웨이터인 태훈 역은 <친구>에 출연했던 정운택씨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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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홍준표 위원장의 문제제기로 <보스상륙작전>이 개봉 첫 날인 6일 정치권에서도 화제가 됐다. 이날 오후 2시30분 김 감독과 두 번째 전화 인터뷰를 했다. 김 감독은 현지 언론과의 갑작스런 인터뷰로 부산에서 대구로 이동중이었다. - 한나라당에서 <보스상륙작전>에 대해 문제제기한 사실을 알고 있나. "언론보도를 보고 알았다. 기자들이 많이 묻길래 조금 전에 내 입장을 간단히 밝힌 자료를 돌렸다." - 이 영화가 야당 대선후보를 음해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한마디로 '오버'다. 한나라당에서 영화의 내용도 잘 모르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 대선후보 아들의 병역문제 때문에 지지율이 하락했다고 했는데, 영화에서는 대선후보의 병역문제라고 돼 있다. '영풍(映風)'이라고 하는데 지금이 어떤 시대인가. 그런 것이 통용되는 사회인가. 일급배우가 없는 영화가 최대 스크린에 내걸리는 게 의심스럽다는 얘기… (격앙된 듯 목소리를 높이며) 내가 '한나라당에는 일급 정치인이 한 명도 없다'고 하면 그쪽은 기분이 좋겠나. 김보성·안문숙 등은 1급 코미디 배우다. 내가 이 영화 때문에 1년을 준비하고 40억을 쏟아부었다. 극장주는 자본의 논리로 간다. 정치권의 배후·압력설은 넌센스다. 코미디중에 코미디다." - 이 영화를 제작한 '조이엔터테인먼트'의 공동 대표이사인 송창의씨나 김성덕 감독(대표이사) 모두 한나라당과 껄끄러운 관계에 있는 방송사 출신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공교롭게도 7일 아침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전화 인터뷰를 할 예정이다. 이것도 문제가 되겠네, 참. 넌센스다. 오늘(6일) 오후에 입장 표명을 할 것이다. MBC와의 인연은 16년이다. 그러나 나는 오락 파트고, 한나라당과 껄끄러운 건 보도쪽이다. 오락 프로에 무슨 정치색이 있나." - 이 영화가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는 지적과 한나라당에서 상영금지가처분 등을 검토하고 있다는 데 대해서는. "한나라당은 영화 내용이 특정 후보를 비방하는 것이면 선거법에 걸린다는 주장이다. 내가 이회창 후보를 다뤘나? 정치 불신에 대해서 깐 것이다. 특정인을 갖고 말한 게 아니다. 이회창씨를 연상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것이다.

▲  '나가요 언니'들의 BOSS 룸싸롱 개업 축하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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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가수 유승준을 패러디한 유상준도 등장한다. 함께 작업한 신철씨는 유승준의 매니저였다. 나도 유승준과 친하다. 그래서 신철씨가 웃으면서 그 내용을 빼달라고 했는데, 거절했다. 공인은 패러디 대상이다. 특정인을 거론한 게 결코 아니다. (한나라당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본인이 스스로 캥기는 것이 있는 것 아니냐. 도둑놈을 욕하는데, 왜 나를 욕하냐고 하는 셈이다. 영화는 관객들이 느끼는 이미지가 중요하다. 벌써부터 네티즌들이 영화 홈페이지에 '(정치적인) 냄새가 난다'고 의견을 올리고 있다. 우리 홍보에 차질을 빚고 있다. 우리도 명예훼손을 당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법적 대응을 한다면 우리도 법적 대응을 할 것이다. 남의 것이라고 해서 함부로 말하면 안된다." - 이 영화가 사상 최대 스크린의 기록을 세운 것인가. "그렇다. 지금까지는 <챔피언>(곽경택 감독)이 208곳으로 최대였다. 우리는 220곳이다. 반응에 따라서 250곳까지 늘어날 수도 있다." 김성덕 감독은 마지막으로 이번 사건을 보면서 무엇을 느꼈느냐고 묻자 뼈 있는 한 마디를 던졌다. 마치 코미디 영화의 한 대사처럼. "국민에게 웃음을 주어야 할 사람이 정치인이다. 그런데 그들 대신 우리가 국민들에게 웃음을 주고 있는데, 염치가 있어야지. 염치 좀 차려라. '나도 정치를 우습게 보고 있으니, 정치인도 우리 영화를 우습게 봐달라'고 얘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