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 14일 KBS <뉴스9>에서 박장범 앵커는 ‘오세훈 처가 땅 의혹 보도’를 “이른바 ‘생태탕 보도’”라고 칭하며 “단시일 내에 진실 규명이 어려운 사안을 선거 기간에 보도해서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 했다는 비판이 나왔다”고 말했다.
KBS
- 정정보도 청구에 대한 KBS의 주장은 무엇인가요?
"회사 쪽 표현으로는 해당 보도가 '보도'가 아닌 회사의 '입장 표명'입니다. 보도가 아닌 의견이기 때문에 정정보도나 언론중재위 중재를 청구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는 거죠.
지난해 11월 14일 KBS <뉴스9>에 방송된 이 보도는 앵커가 모두 설명하는 '앵커리포트' 형식이었고 제목은 '보도 공정성 훼손 대표적인 사례들은?'입니다. 바로 앞에 선행 보도가 있었는데 당일 박민 KBS 사장의 대국민 기자회견 인용 보도입니다. 그 뒤에 바로 붙여서 박장범 앵커리포트로 나간 거죠.
전체 길이가 4분 9초인데, 앞선 보도에서 박민 사장이 언급한 공정성 훼손 보도 사례 4건을 여기서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3분 39초간, 이 안에 취재팀 보도를 언급하고 마지막 30초에 앞으로 이런 보도를 하지 않겠다는 식의 표현을 담았습니다. 저는 인용 보도에 이은 해설 보도라고 생각합니다.
백번 양보해 회사의 주장대로 '입장 표명'이라 해도, 회사의 입장을 그렇게 정리한 데는 근거가 있어야 하잖아요. 의견이기 때문에 사실이 아닌 걸 이야기해도 되고, 당사자가 있는데 입장이나 반론을 듣지 않아도 되는 건 아니죠. 근거 제시도 없이 공정성 훼손 사례로 규정해서 보도해 놓고 정정을 청구하니 이건 입장 표명이니까 정정보도 청구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건 저널리스트로서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라고 봅니다."
- 왜 그렇게 이야기한 걸까요?
"정정보도 청구 자체를 기각시키고 싶었던 것 같아요. 조정 과정 자체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의지죠."
- 지난해 11월 박민 사장의 사과와 박장범 앵커의 '앵커 리포트'는 어떻게 보셨어요?
"지난 <오마이뉴스> 인터뷰(
'오세훈 보도 문제 없었다'...KBS에 정정보도 청구한 KBS 기자 https://omn.kr/27jgq)에서 당시 정치부장인 최문호 기자가 큰 틀과 문제점을 설명했으니 저는 취재기자 입장에서 말씀을 드려볼게요. 그 보도가 나간다는 사실을 <뉴스9> 시작하기 1시간 반쯤 전에 알았는데, 실제로 그 보도를 보면서 정말 깜짝 놀랐어요. KBS 메인 뉴스 앵커가 뒤에 화면에 제 얼굴을 띄워놓고 공정성을 훼손한 보도 사례라면서 사과하고, 직전 뉴스에서 박민 신임 사장이 그 보도를 언급하면서 사과했으니까요.
보도가 나오고 나서 저를 걱정하는 전화를 많이 받았죠. 그래서 기자가 기사를 입력하고 데스크가 승인 내는 저희 보도 정보시스템을 살펴봤는데 보도 과정이 어떻게 진행된 건지 누가 쓰고 승인한 건지 정말 아무런 정보가 남아있지 않더라고요. 심지어 기사도요. 보도 직전까지 누구도 기사를 쓴 저에게 물어보지 않았거든요. 어이가 없었어요."
- 모욕적이지 않았나요?
"모욕적이었죠. 2021년 보도 와중에 국민의힘과 보수 시민단체에서 취재팀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했어요. 사내 다른 노조에서도 그 고발 취지와 같은 주장을 해왔고, 최근까지도 하고 있습니다. 검찰이 수사했는데,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났죠. 그 과정에서 회사가 법률대응을 했습니다.
그런데 같은 뉴스 플랫폼에서 이 뉴스는 공정성을 훼손했다고 단정적으로 보도를 한 거예요. 있을 수 없는 일이잖아요. 공정성을 훼손했다고 할 때는 더더욱 근거가 있어야 하고 그 근거는 더 명확해야 되는 거죠. 그런데 그 근거를 지금까지도 못 들었습니다.
보도 당시에 저는 선거 과정에서 취재기자로서 할 수 있고 당연히 해야 하는 검증 보도를 했고, 당시 함께한 동료들이 유능한 기자들이었기 때문에 대단히 정석으로 했다고 지금도 생각합니다.
정파성이라는 의심이 있었고 고발됐지만 그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런 문제 제기가 있다고 해서 사건의 흐름이 있고 맥락이 있는데 그 상황에서 취재를 안 해야 하나요? 그렇게 하는 것 자체가 저는 더 정파적이라고 보는데 회사는 그랬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거죠. 언론인으로서 선거 과정에서 그런 판단을 놓고 저울질하는 것 자체가 더 문제라고 봅니다."
"'생태탕 보도' 지칭, 보도의 전체 맥락 부정하고 싶은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