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일 : 우리가 온종일 하는 바로 그것>에서 총괄프로듀서를 맡았다.
넷플릭스
다들 계획이 있고, 또 나만 대책 없이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 무렵, 앞으로의 인생과 함께 나아가야 하는 일의 방향에 대해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던 시점에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 <일 : 우리가 온종일 하는 바로 그것>을 만났다.
대학생 버락 오바마는 농부와 광부, 전화 교환원, 매춘부, 청소부, 경찰 등 133명의 일하는 사람들을 인터뷰한 스터즈 터클의 <일 : 누구나 하고 싶어 하지만 모두들 하기 싫어하고 아무나 하지 못하는>(1974) 을 읽고 무슨 일을 하며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했다.
이제는 '전 대통령'으로 불리는 오바마가 요양보호사와 배달원, 호텔 청소부, 중간관리자, 지식노동자와 임원들을 인터뷰했다. 임금으로 보면 최저임금 노동자부터 최고임금의 보스까지, 공간으로 보면 호텔의 지하부터 꼭대기층까지 훑으며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어떻게 일하면서 사는지를 보여주는 다큐다.
다큐는 사람들의 일터를 쫓아다니며 좋은 삶이란 무엇인지, 어떤 삶을 위해서 지금의 노동을 선택했는지에 대해 묻는다. 월세와 공과금을 내고 나면 통장 잔고가 바닥을 보이는 최저임금의 노동이라고 해도 육아와 일을 병행하기 위해서는 그것이 최선의 선택일 수도 있다. 적성에 잘 맞고 급여도 만족스럽지만 육아와 일을 병행하기 어렵다면 최악의 선택이 될 수도 있다. 1화에 나오는 서비스 직종의 노동자들의 모습이다.
2화에 나오는 중간관리자들은 상황이 좀 낫다. 일할 사람을 구하기 힘들어 고민하기도 하고, 벌고 있는 돈으로는 집을 구하기가 어려운 상황이기도 하지만 대체로 일을 즐기고 현재의 일터와 동료들에 대해 만족한다. 신발을 수집하기도 하고, 음악을 만드는 등 개인적인 취미활동을 할 수 있는 여유 자금과 시간도 있다.
3화 중간관리자와 임원 사이에 있는 지식노동자들은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 같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의 의미를 알고 있고, 사명감을 갖고 주체적으로 일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층수가 올라갈수록, 연봉이 높아질수록 일에 대한 생각이 긍정적으로 변해가는 것 같지만, 이 모든 일터들을 기획하고 경영하는 리더의 삶이 어쩐지 행복해 보이진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성공한 사업가에게 일과 세상에 대한 고민은 있지만 어쩐지 일 이외에 다른 삶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물론, 돈은 제일 많다.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일의 모습과, 일에 대한 생각들을 찬찬히 보다 보면 어느새 내가 원하는 일과 내가 원하는 세상에 대해서도 좀 더 구체적으로 상상해 낼 수 있다.
가능하다면 지금 다니는 직장에서 잘리지 않고 오래도록 일하면서 적당히 취미생활을 하면서 사는 게 가장 좋을 것 같지만 쉽지는 않을 것 같다. 다큐에 나온 노동자 중에 가장 오래 일한 사람은 피에르 호텔에서 22년 동안 일한 청소노동자였다. 그녀에겐 노동조합이 있었다.
직업적 안정성보다 주거의 안정성이 우선이라는 생각도 든다. 열심히 돈을 벌어봐야 월세 내느라, 대출이자 갚느라 바쁘다면 취미생활을 할 수 있는 여유조차 없을 테니 말이다. 천정부지로 뛰는 집값을 탓해봤자 그저 묵묵히 일하는 것 말고는 딱히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혹시, 투표가 행동이 될 수 있을까. 오바마 직접 이 다큐를 제작한 이유일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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