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 이들을 안다고 할 수 없겠다"

해외동포들의 세월호참사 10주기 행사 이모저모

등록 2024.04.24 13:23수정 2024.04.25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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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참사) 생존 학생이 여행을 혼자만 다닌다고 했다. 그 이유가 같이 여행가면 나만 살아돌아올까봐서란다. 나는 아직 이들을 안다고 할 수 없겠다, 곁에 있으려 했으나 알고 있는 것이 많이 없구나. 치유나 회복의 과정이 다 다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큐 '드라이브 97', 오지수 감독)

4월 22일, 오전 8시(한국시각) 미국 엘에이(LA4Sewol, 내일을 여는 사람들)에서 진행된  '세 가지 안부' 공동체 온-오프상영회-간담회에서  '드라이브97'을 만든 오지수 감독이 한 말이다.

세월호 참사 10주기 옴니버스 다큐멘터리 '세 가지 안부'는 '그레이존', '흔적', '드라이브 97'로서 세월호 참사 10년, 그 날 무너진 것, 견뎌온 것, 그래서 세운 것을 기억하고 확인하는 우리들의 안부 인사를 다룬다. '드라이브97'은 세월호참사 생존학생들이 참사 희생자인 친구를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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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가지 안부 공동체 상영회-간담회 세월호 참사 10주기 옴니버스 다큐멘터리 '세 가지 안부' 중 '드라이브97' 오지수 감독과 간담회 ⓒ LA4Sewol

 
"너도 그렇게 힘들었구나"라는 말이 마음을 다치고 힘들어했던 사람에게 치유의 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배우는 간담회였다. 사회적 참사의 영향으로 응급구조사가 된 애진이와 선생님, 공무원이 되어 피해가 반복되지 않게 하겠다는 생존 학생들을 보며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누군가는 참사가 숨기고 싶은 이야기이기도 해서 복잡한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참여자들은 작품활동의 딜레마, 진상규명이 치유에 도움되지 않을까, 힘이 되는 활동, 빠진 영상 자료 등  많은 질문을 쏟아냈다. 

"참사 목격자에서 연대자가 되었을 때, 연대의 마음은 그 곁에 있고 싶다는 것"

오감독은 작품을 만들면서 "내내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드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했지만, "가족들에게 우리가 곁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가족들과 10년 함께 해왔는데, 그에 비해 생존자들에 대한 관심은 덜했다"는 사회자 김미라씨는 "겪어야 했던 트라우마가 큰데, 따뜻한 마음으로 지켜보는 감독님이 함께 있어줘서 감사한 마음"이라고 오 감독을 격려했다.

최대 10년 트라우마 지원 정책으로 10주기라는 시간으로 지원을 끊는 것은 문제다. 아직도 일상생활이 어려운 생존자들이 많기 때문이고, 언제 발현될 지 모르는 트라우마는 시간으로 끝낼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해외 곳곳에서 열린 세월호참사 10주기 추모제

 4월 20일, 토요일 오후 1시 30분 (미서부시각)에는 세월호참사 희생자를 기억하고 안전사회 건설을 촉구하는 LA추모제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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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참사 10주기 LA 추모식 4월 20일, 토요일 오후 1시 30분 (미서부시간)에 월셔임마누엘교회에서 열렸다. ⓒ 내일을여는사람들

 
세월호 10주기 추모식은 '기억, 약속, 책임' 주제로 희생자를 추모하고, 유가족을 위로하며, 여전히 되풀이 되는 사회적 참사의 교훈을 잊지 않고 안전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LA4Sewol',  'LA 내일을 여는 사람들' 등 엘에이 진보단체들이 마련한 자리이다.

추모말씀, 시 낭송, 추모 노래 공연과 세월호 참사를 주제로 한 판화 전시회가 있었으며, 4.16합창단에서 활동하는 희생자 부모의 이야기를 담은 '별, 기억, 노래' 영상 7편과 세월호 참사 10주기 다큐멘터리 '드라이브97'이 상영되었다.

20일, 미국 시카고에서는 홍순관 가수의 세월호참사 10주기 추모 공연이 시카고기쁨의 교회(손태환목사)에서 있었다. 홍순관 가수의 <깊은 인생> 곡이 추모영상으로 많이 공유되었으며, 정혜윤씨는 "그의 노래는 깊은 울림으로 기억 속의 슬픔을 위로해주었다"고 밝혔다. 공연 관련 동영상은 유튜브에서 다시 볼 수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5UyYQmDqOt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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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에서 열린 홍순관 가수의 세월호참사 10주기 추모 공연 시카고 기쁨의 교회에서 4월 20일에 있었다 ⓒ 시카고세사모

 
같은 날 보스턴에서는 보스턴세사모 주최의 세월호참사 10주기 기억식이 있었다. 수술로 기억식을 늦게 하게 되었다는 이금주씨는 "부모님들 곁에 마음으로 언제나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14일 워싱턴 DC에서도 세월호 참사 10주기 기억식과 행진이 있었다. '워싱턴 세월호를 기억하는 들꽃' 주최로 링컨기념관 앞에서 열린  기억식에는 이철우 성공회 신부의 '잊지 않을게' 대형 붓글씨 쓰기 퍼포먼스도 있었으며, 사회적참사 특조위의 권고를 이행할 것과 세월호 참사 대통령 기록물 전부 공개 등을 촉구했다. 참여자들은 희생당한 학생들의 이름을 부르며 행진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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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디시에서 열린 세월호참사 10주기 기억식 이철우 성공회 신부의 붓글씨 퍼포먼스와 사물놀이 공연, 희생자 이름을 부르며 행진이 있었다. ⓒ 워싱턴 세월호를 기억하는 들꽃

 
같은 날 뉴욕 뉴저지에서도 '세월호 참사 10주기 진실을 물으며 걷는 걸음' 행사가 뉴욕 뉴저지 세사모 주최로 포트리 로스독 공원에서 열렸다. 전날 뉴저지 노란리본 주최로 뉴저지 참빛교회에서는 '세월호 10번째 봄 추모공연 및 임경빈 어머니 영상대담'이 있었다. 오픈포럼은 '아들의 죽음을 진상규명하다' 동영상 (https://youtu.be/8wQU7QMurWI?si=l1ijW2egVx9quHoi)을 공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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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10주기 '진실을 물으며 걷는 걸음' 4월 14일 Ross Dock Park (Ft. Lee, NJ)에서 NY & NJ 세사모 주최로 열렸다. ⓒ NY & NJ 세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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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열번째 봄 추모공연과 경빈어머니 영상간담회 뉴욕 뉴저지 필라델피아 코네티컷 동포들도 모였다 https://youtu.be/8wQU7QMurWI?feature=shared 4월 29일에는 세월호에서 구조 헬기 이송이 되지 않아 이동 중 숨진 임경빈군 관련 책임을 묻는 민사재판이 있다. ⓒ 뉴저지4.16노란리본

 
미국 시애틀에서는 세월호참사 10주기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엄숙한 추모식이 아니라 무용, 성악, 시낭송 등 다양한 문화 공연으로 참사의 아픔을 예술로 승화시켰다. 
추모 문화제는 유튜브로 다시 볼 수 있다. (https://youtube.com/playlist?list=PLYZwtba6Rlx5ab68UbAksfqvz6rbd85ZU&feature=sha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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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참사 10주기 시애틀 추모문화제 시낭송, 무용, 춤, 성악, 합창 등 공연이 15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 시애틀 늘푸른연대

 
일본 나고야에서는 지난 14일 노란리본 극단의 연극 '이웃에 살고 이웃에 죽고' 일부가 일본 동포들에 의해 재연되었다. 나고야의 이두희씨는 "(세월호 가족들이) 무슨 죄를 졌다고, 왜 다들 입을 다물고 모른 체 하는 거야?'라는 대사가 우리들의 지금의 모습을 되돌아 보게 합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두희씨는 호주 시드니의 이수잔씨의 배너와 함께 찍은 참가자들의 사진을 공유하며 "일본 시민들도 많이 참석했다"며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는 다짐을 되새기는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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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야 세월호 참사 10주기 추모 모임 "'(세월호 가족들이) 무슨 죄를 졌다고, 왜 다들 입을 다물고 모른 체 하는 거야?'라는 대사가 우리들의 지금의 모습을 되돌아 보게 합니다." (응답하라 나고야, 이두희) ⓒ 응답하라 나고야

 
같은 날 호주 시드니에서도 하버브리지를 걸어서 건넌 호주 동포들이 오페라하우스 근처에 있는 세월호 기억벤치 앞에서 기억식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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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시드니 기준) 세월호참사 10주기 추모행사 오페라하우스 근처 세월호 기억벤치 앞에서 기억식이 있었다 ⓒ 시드니촛불행동

 
13일 노쓰캐롤라이나 랄리에서는 'NC진실희망연대' 주최로 세월호참사 10주기 추모 문화제가 있었다.

"세월호 참사 20주기에는 여러 대형 사회적 참사 진상규명을 막아온 적폐의 실체를 드러내고 척결하여, 진정한 진상규명을 이루어내서 억울한 영혼들이 편히 쉴 수 있기를 염원하며 추도사를 마칩니다."  

미국인들도 참여한 추모식에는 영문 추도사 등이 낭독되었고, 잊지 않을게 노래와 탈춤 공연도 진행되었다. 이 행사는 유튜브 ( https://youtu.be/RTYmh1vKXCI?feature=shared)에서 다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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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미동부시간)에 노쓰캐롤라이나에서 열린 추모문화제 미국인들도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 NC 진실희망연대

 
같은 날 미시간 대학교 남 한국학 센터가 주관하는 세월호 참사 10주기 기억 <장기자랑> 상영회가 있었다. 미시간 세사모도 함께 하며 관객들에게 세월호 참사에 관한 안내자료와 지난 3월 31일 미시간의 한인들이 모여 손수 제작한 미술품, 기억편지와 기억물품 등을 나누었다. 미술 작품들은 미시간 극장 상영관 앞에도 진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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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간 대학교 남 한국학 센터가 주관하는 세월호 참사 10주기 기억 <장기자랑> 상영회. ⓒ 유영주

 
독일 베를린에서는 4.16 전시회, 프랑크푸르트에서는 18일 '그레이존' 영화상영회가 있었다. 해외 각 지역에서 지난 2주 동안 세월호참사 10주기 행사가 열렸다. 4.16해외연대 페이스북에서 사진과 영상을 볼 수 있다.

많은 해외동포들은 세월호참사의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다고 보고 있으며, 그 원인을 자료의 비공개와 조사와 수사를 못하게 하는 성역이 있는 탓이라고 보고 있다.  이들은 지금 무엇을 할까를 고민하고 행동 중이다. 책임져라 국회 캠페인은 그 하나다.

4월 29일에는 세월호에서 구조 헬기 이송이 되지 않아 이동 중 숨진 임경빈군 관련 책임을 묻는 민사재판이 있다. 재판에 관심 가지고 알리기 위해 뉴스공장에 제보하기를 하는 동포들도 있다. 10월에는 생명안전공원이 착공되기로 안산시가 약속을 했는데, 격려의 전화하기와 게시판 댓글도 보게 될 것이다.
#세월호참사10주기 #해외동포 #세가지안부 #간담회 #추모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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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에서 이코노미스트, 통계학자로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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