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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안 말랐는데 개 데리고 발자국... "벌써 두번째, 의도적인 듯"

원주 치악산 바람길숲 공사 현장 훼손, 재시공·펜스에도 또... "CCTV 설치 예정"

등록 2023.12.27 13:51수정 2023.12.27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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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반려견과 함께 콘크리트를 훼손(왼쪽 사진)한 뒤 지난 15일 같은 구간을 또다시 훼손한 현장 ⓒ 원주투데이

 
"시민의식이 아직도 이 정도 수준이라는 게 개탄스럽습니다."

강원 원주 치악산 바람길숲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강원 원주시 공원녹지과 직원들의 한탄이다.

지난 2019년 시작된 치악산 바람길숲 조성사업은 내년 4월 준공을 앞두고 막바지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중앙선 폐철도를 걷어낸 뒤 나무를 심고, 걷기 길과 자전거길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특히 1941년 중앙선이 개통된 뒤 철도 운행이 멈추기까지 80년 가까이 기차로 인한 소음과 진동 등의 생활 불편을 겪은 철로 주변 주민들은 치악산 바람길숲 조성을 환영하고 있다.

원주시 공원녹지과 직원들이 이 사업을 추진하며 시민의식을 개탄한 건 같은 장소에서 누군가 두 차례나 콘크리트 포장을 훼손하는 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원주시는 3개 구간으로 나눠 공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문제가 된 곳은 우산동 한라비발디아파트부터 원주천 철교 사이인 1구간이다.

원주시는 지난 2월 1구간을 콘크리트로 포장했다. 그런데 포장한 직후 약 150m에 걸쳐 사람 발자국과 반려견 발자국이 나란히 찍힌 것이다. 심지어 150m 구간을 왕복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원주시 관계자는 "발자국 형태로 봐서 누군가 반려견을 끌고 의도적으로 콘크리트를 훼손한 것으로 보였다"라고 전했다.

당시 공사 중이라 CCTV를 설치하지 않았고, 목격자도 찾을 수 없어 원주시는 발자국이 찍힌 구간을 재시공하기로 했다. 그러나 발자국이 찍힌 구간만 포장하자 콘크리트가 지면에서 뜨는 현상이 발생했다. 공사 감리단에서 이 문제를 지적했고, 결국 원주시는 전체구간인 330m를 재시공하기로 했다.

그런데 재시공한 직후인 지난 15일 훼손됐던 구간을 또 다시 누군가 12m에 걸쳐 콘크리트를 밟고 간 것으로 확인됐다. 공사 구간에는 출입을 차단하는 담장이 설치돼 있었고, 개나 고양이의 출입을 막기 위해 성인 허리 높이로 그물망을 설치한 상태였다. 게다가 콘크리트를 양생하기 위해 보온덮개를 씌운 상태였기 때문에 다분히 의도적으로 들어와 발자국을 냈다고 볼 수밖에 없었다.


원주시 관계자는 "주변 사람의 소행으로 추정만 할 뿐 물증은 전혀 없어 답답하다"라며 "의도적이든, 장난이든 이로 인해 시민 세금을 추가로 투입해 3차 시공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는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CCTV를 설치하고, 시민의식을 촉구하는 현수막을 설치하기로 했다.

치악산 바람길숲은 총사업비 225억 원을 투입해 우산동부터 반곡역까지 10.3㎞에서 추진되고 있다. 1구간은 한라비발디아파트부터 원주천 철교까지이며, 테마는 활력의 숲이다. 주민 친화공간으로 조성되는 옛 원주역과 정지뜰 호수공원 등 주변 개발계획을 고려해 활력을 불어넣는 숲으로 계획했다.

2구간은 원주천 철교에서 유교역까지이며, 테마는 일상의 숲이다. 1구간과 3구간을 연계하는 구간으로서 휴식, 산책 등 일상생활에서의 공간으로 구상했다. 3구간은 유교역부터 반곡역까지이며, 힐링의 숲으로 조성된다. 치악산을 배경으로 거닐 수 있는 힐링 산책 공간을 만드는 것으로, 치악산과 행구동 수변공원 등 그린 인프라를 바탕으로 쾌적한 산책 공간을 만든다. 
#원주 #치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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