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피 수혈해 내부경쟁 잘하면 안철수 못나온다"

[당권주자 연쇄인터뷰③] 박지원 전 민주당 원내대표

등록 2012.01.04 16:02수정 2012.01.04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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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당 대표에 도전한 박지원 후보. ⓒ 남소연


"국회가 뭐예요 지금. 소득세법 하나 통과 못시켰어요. 내가 원내대표 할 때 한 마디만 하면 다 기사화가 됐어요. 내어 주더라도 싸울 땐 싸워줘야 국민이 부당한 걸 알지요. (한숨) 표 떨어지니까 그만 말할래요."

박지원 전 민주당 원내대표는 현 지도부에 대해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뭐 하나 똑부러지게 하는 일이 없다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 그러면서도 대표경선이 진행중인 만큼 '표 떨어지는 소리'는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일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국민은 민주당에 정권을 줄 준비가 돼있는데 민주당이 준비를 안 하고 있다"며 "당내 주자들의 경쟁필드를 잘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어서 그는 "안철수라는 감나무  밑에 누워서 감이 떨어지기를 기다리고 있다"며 "당내 경쟁자들끼리 잘하면 안철수가 못 나올 수도 있다"고 밝혔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민주통합당 내부에 대해 "유권자는 젊어졌는데 우리는 늙었고 기득권화 됐다"며 "젊은피를 수혈해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비례대표부터 20~40대 등 세대의 전문가, 사회 활동가를 받아들이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감동적인 공천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스스로 "탈호남을 주장할 수 있고 감동적인 공천을 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빈손 국회'로 마친 민주당... 지도부, 뭐했나"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오마이뉴스> 여론조사 결과 당 대표 도전자들 중 한명숙 전 총리(26.1%), 박영선 전 정책위의장(10.6%), 문성근 '국민의 명령' 대표(9.4%)에 이어 4위(7.3%)를 차지했다. 조사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이나.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겠다."


- 오랫동안 당 대표 출마를 준비해왔는데, 왜 본인이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고 보나.
"정봉주 의원이 억울하게 감옥 가는 걸 해결하기 위해서 나왔다. 서민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복지를 위해서 나왔다.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으로 김정은 북한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후계 구도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몇 년간은 세계적 뉴스의 초점이 될 것이다. 여기에 나만큼 경험과 경륜, 인적 네트워크를 가진 사람이 있나. 이런 문제에서 민주통합당이 앞장설 수 있게 하기 위해 나왔다. 내년 총선 승리와 정권 교체를 위해서 내가 할 일이 있기 때문에 출마했다."

- 후보 9명 가운데 다른 사람들은 그 역할을 제대로 해내기 어렵다고 보나.
"그렇게 생각하진 않는다. 모두 훌륭하고 장점이 많은 분들이다. 하지만 이번 정기국회를 보라. 민주통합당이 얻은 것은 하나도 없고 다 주고 빈손 국회로 마쳤다. 지도부가 뭘 했나. 나는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국정 전반을 조정한 경험이 있고, 원내대표로서 2004년 이후 최초로 35%의 국민 지지를 받아 한나라당보다 4%p 지지율이 앞서는 쾌거도 이뤘다. 이런 경험들이 필요한 것이다."


- 현 지도부가 제일 못하는 것이 뭔가.
"국회가 뭐냐 지금. 소득세법 하나 통과 못시켰고 조용환 헌법재판관 선출안도 통과 못 시켰다. 내가 원내대표 할 때 어땠나, 내가 한 마디 하면 다 기사화가 됐다. 내어 주더라도 우리가 싸울 때 싸워줘야 국민이 부당한 걸 안다. (한숨) 표 떨어지니까 더 이상 말 안하겠다."

"민주통합당 지도부, 특정 세력에 집중되면 안 된다"

- 구 민주당 출신인 박 전 원내대표가 새 당대표로 선출되면 '도로 민주당' 아닌가 비판이 있다.
"그런 논리대로라면 누가 당 대표가 되면 도로 열린우리당 아닌가? 통합정당으로 시민사회, 노동계가 모두 지도부에 들어와야 한다. 지도부가 특정 세력에 집중되면 안 된다. 그런 의미에서 뼛속까지 민주당인 박지원이 당 대표가 돼야 한다. 호남만으로 승리할 수는 없지만 호남을 빼고도 이길 수 없다. 우리가 멜팅 팟이 돼야 하는데, 가장 지지세가 높은 지역도 대변하고 가야 한다. (내가 호남 지역을 대변한 것이) 강원도지사를 당선 시킨 힘이었고 박원순 시장을 당선 시킨 힘이다."

- 특정세력이 당을 장악해서는 안 된다고 했는데 그 세력은 친노를 언급하는 것인가.
"꿈보다 해몽이 좋다. 국민과 당원이 이해하리라 믿는다. 특정세력이 누구라고 얘기하지는 않겠다."

- 당 안팎에서는 세대교체론이 필요하다는 주문이 제기되는데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나.
"이번 전당대회는 대통령 후보를 뽑는 것이 아니다. 그러한 분(새로운 분)은 대통령에 나가면 된다. 이번 대표는 대통령 후보를 당선시키고 총선에 이길 사람이 나가야 한다. 그래서 경륜과 투쟁력을 갖춘 박지원이 필요하다."

- 당 대표가 되면 가장 시급한 당 내부의 혁신 과제는 뭐라고 생각하나.
"1년 반 전 원내대표가 됐을 때 일성이 젊은피 수혈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유권자는 젊어졌는데 우리는 늙었고 기득권화 됐다. 젊은피를 수혈해 조화를 이뤄야 한다. 비례대표부터 20~40대 등 세대의 전문가, 사회 활동가를 받아들여야 한다.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감동적인 공천을 해야 한다. 나야말로 탈 호남을 주장할 수 있고 감동적인 공천을 할 수 있다."

- 세력 간 화학적 결합을 위해서는 경륜 외에 뭐가 필요한가.
"동교동계에서 정치에 나서는 사람들은 극소수다. 때문에 나야말로 파벌에 얽매이지 않고 친소 관계에 얽매이지 않고 오직 민주당 집권을 위해 100% 순도로 일할 수 있다. 나는 미래를 생각하지 않는다. 누가 대통령 되든 내가 총리를 하겠나, 장관을 하겠나. (내가 대통령을 바라면) 국민도 욕하겠지만 김대중 대통령도 원하지 않을 것이다."

"민주당 내부에도 좋은 대통령 후보감이 있다"

- 총선 승리, 어떻게 이끌어낼 수 있다고 보나.
"김대중·노무현 세력과 시민사회, 노동계가 다 합쳐졌다. 이걸 잘 조정하고 통합진보당과 연합·연대를 통해 1대 1 구도로 가야 한다. 산술적 연합·연대는 패배의 길이다. 정치협상이 필요하지만 여론조사 등을 통해 후보자를 가리는 방식도 가능하다. 단, 나눠먹기식은 안 된다."

- 지난해 4·27 재보선 당시 순천 무공천과 같은 사례가 내년 총선에서 가능하겠나.
"열린 마음으로 보고 가야한다. 닫아놓으면 협상도, 경쟁도 안 된다."

- 내년 총대선 국면에서 안철수 원장을 비롯한 외부 인사를 영입할 필요가 있다고 보나.
"안철수 원장이 한나라당에 반대하는 입장 표명했으니 우리와 함께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렇지만 민주당 내부에도 좋은 대통령 후보감이 있다. 손학규, 정동영, 문재인, 김정길, 김두관 등 후보로 회자 되는 분들이 경쟁하고 부딪히고 소리를 내면 국민이 검증하고 당원이 인정하며 대통령 후보가 되는 것이다.

국민은 민주당에 정권을 줄 준비가 돼있는데 민주당이 준비를 안 하고 있다. 안철수라는 감나무 앞에 누워서 입을 딱 벌리고 누워 있다. 감이 입에 떨어지길 기다리고만 있으면 안 된다. 당 내 주자의 경쟁 필드도 박지원이 만들겠다. 그래도 어렵다면 감을 따러가야지만 당 내 경쟁 구도를 만드는 노력도 같이 가야 한다. 내부 경쟁자들이 잘하면 안철수가 못나올 수도 있다. 일단 권력욕 가진 사람들이 나서라 이거다." 
#박지원 #당권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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