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요정' 김연아의 고생길

허리통증 불구 일반석 9시간 비행... 도착후에도 길 몰라 우왕좌왕

등록 2006.12.16 13:09수정 2006.12.17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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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길 떠나는 '피겨요정' 김연아(앞)와 코치 박분선씨가 지난 13일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 14일부터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2006~07 국제빙상연맹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파이널이 열리고 있다.

이 대회에는 지난달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빙상연맹 피겨스케이팅 시니어 그랑프리 시리즈 4차대회에서 한국에 첫 금메달을 안겨준 '피겨요정' 김연아(16)도 참가했다.

김연아는 16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상트페테르부르크 아이스팰리스에서 열린 쇼트프로그램에서 3위를 차지했다. 따라서 16일 밤 열리는 프리스케이팅 경기 합산 결과에 따라 우승 여부가 가려진다.

러시아로 가는 고생스러운 여정

@BRI@한국 피겨스케이팅 사상 첫 금메달을 딴 주인공이기에 김연아는 그동안 주목의 대상이었다. 그만큼 예전에 비해 김연아를 대하는 대우가 달라졌을 것임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이번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러시아로 가는 길에 김연아가 겪은 고생을 보면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김연아는 지난 13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를 향해 출발했다. 그는 출국 전 국내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최근 허리통증으로 물리치료를 받는 등 몸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밝혔는데 멀고도 힘든 여행일정은 중요대회를 앞둔 김연아에게 또 하나의 무거운 짐이 되어버렸다.

대회 개최지인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는 현재 한국에서 직항편이 없다. 따라서 김연아는 인천에서 모스크바로 간 뒤 공항(국제선->국내선)을 바꿔 다시 모스크바->상트페테르부르크로 가야했다. 허리가 아픈 김연아는 인천-모스크바 구간을 일반석에 앉아 무려 9시간이나 장시간 여행을 해야 했다. 비행편은 국내항공이 아닌 외국(러시아) 항공사였다.

모스크바에 도착한 김연아는 최종 목적지인 상트페테르부르크로 가기 위해 모스크바(셰레메체예보) 국제선 공항에서 국내선 공항으로 이동하려 했다.

그런데 두 공항 간의 환승 시스템은 불편하기로 악명이 높다. 안내 표지판도 찾기 어렵고, 영어도 통하지 않아 이곳을 처음 찾는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이리저리 헤매다가 결국엔 택시기사들의 호객행위에 이끌려 몇배에서 몇십배에 달하는 비용을 지불하고 공항을 이동하기 일쑤다.

김연아를 응원하기 위해 동행했던 피겨동아리 회원 임아무개씨에 따르면, 김연아 일행도 모스크바 공항에 도착한 후 이동경로를 몰라 공항 주변을 헤매다가 결국 비행기에 동승했던 모방송사 직원들의 도움으로 밴택시를 불러 공항을 이동했다고 한다. 최종 목적지인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도착한 김연아는 "가장 힘들었던 여행길이었다"고 밝혔다고 동행했던 임씨는 전했다.

김연아 "가장 힘든 여행길이었다"

임씨는 기내에서 김연아의 안타까운 모습과 공항이동을 동행하며 겪은 심정을 다음과 같이 밝혔다.

"저도 9시간을 좁은 좌석에 앉아 오느라 불편했는데 큰 대회를 앞둔 한국의 대표선수가 그것도 허리 통증을 겪는 저 어린소녀가 힘들게 앉아있는 모습을 보니 제 돈으로라도 대한항공 퍼스트 클래스를 사주고 싶더라고요. 또 관광객들도 모스크바 공항에 도착하면 픽업서비스를 받는다고 하는데...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이에 대해 대한빙상경기연맹 관계자는 "연맹에서 러시아항공사 표를 끊어줬으며 나중에 주최측에서 환불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연맹에서 관계자가 나오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보통 선수와 코치 정도만 대회에 가고 연맹 관계자는 따라가지 않는다"면서 "이번 대회에는 연맹의 피겨 심판이사가 심판을 맡게 돼 김연아 선수와 동행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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